[뉴스토마토 이재영 선임기자] 벤츠 화재 후 시장 우려가 커졌지만 계열사(삼성생명)는 삼성SDI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삼성SDI는 화재에 안전한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만들고 있어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입니다.
이 가운데 관련 정보에 접근성이 있는 주요 주주가 삼성SDI에 우호적이라 주목됩니다.
전날 어닝쇼크를 발표한 삼성전자 주식을 줄곧 팔아왔던 동향과는 대조적입니다.
10일 각사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벤츠 차량 화재가 난 8월1일 이후 금산 기아 EV6 화재(8월6일), 용인 테슬라 차량 화재(8월16일) 등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가뜩이나 전기차 캐즘으로 주춤했던 배터리 시장에 악재가 커졌습니다.
전날 전북 전주시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충전 중이던 기아 니로 전기차에 또다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스프링클러가 작동해 대형화재는 막았지만 불안감이 가중됩니다.
완성차업계는 기존 내연기관차에 비해 전기차 화재 횟수가 특별히 많은 것은 아니라며 소비자 불안을 진화 중입니다.
하지만 주차장에서 충전 중 화재가 발생할 시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을 지우기도 힘듭니다.
정부는 실외 주차 또는 배터리 완충 금지 등의 임시방편을 논의해왔으나, 근본적인 화재 대책 마련이 요구됩니다.
이에 대안 중 하나인 전고체 배터리가 관심을 모읍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생산비용이 커 상용화가 어려운 단점이 있지만 화재 불안 때문에 개발 수요는 커졌습니다.
국내 전고체 배터리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업체는 삼성SDI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파일럿 라인을 준공하고 시제품을 생산해왔습니다.
현재 고객사에 출하해 공급 스펙 등을 두고 협의 중입니다.
본격 양산 목표는 2027년으로 잡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삼성생명 특별계정은 벤츠 차량 화재가 나기 전 7월31일 기준 삼성SDI 주식 6만6799주를 갖고 있었습니다.
이후 화재가 잇따랐지만 한달간 소폭의 매수우위를 보였습니다.
8월30일 장마감 후 공시된 보유 주식 수는 6만8713주가 됐습니다.
이어 다음달에도 매수우위를 이어가 9월30일 기준 7만1813주를 보유한 것이 확인됩니다.
이같은 동향은 삼성생명이 삼성전자를 대하는 것과 비교됩니다.
삼성전자는 전날 3분기 어닝쇼크 수준인 잠정실적을 발표하며, 전영현 부회장이 이례적으로 투자자에 대한 사과문까지 내놨습니다.
삼성전자에 대해 줄곧 매도우위를 보였던 삼성생명은 지난달 말까지도 주식 수를 줄여온 것으로 파악됩니다.
다만 삼성생명은 삼성SDI에 대해서도 지난해나 올 4월 8만주대를 기록했던 데 비해서는 비중을 줄인 상태입니다.
전기차 캐즘 여파가 지속된 탓으로 풀이됩니다.
테슬라와 중국산 전기차 간의 가격경쟁 이후 배터리 가격도 하락해 공급망 침체가 길어졌습니다.
심지어 잦은 화재로 전기차 포비아란 부정적 인식까지 불거졌습니다.
그 속에도 삼성SDI는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방어 중입니다.
삼성SDI는 삼성전자 등 계열사향 소형전지와 전자재료 부문의 안정적 매출을 바탕으로 지난 2분기까지 영업흑자를 지켰습니다.
지난달 10일에는 전자재료사업부의 편광필름 사업을 중국 우시헝신광전재료에 1조1210억원을 받고 매각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통해 배터리 사업 집중도를 높이며 신규 투자를 위한 재원을 확충했습니다.
이재영 선임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