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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종합 (시론)민간과 투자 없는 AI 강국의 꿈, 공허한 메아리


"변화는 필수지만, 변화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전략이다.

" 스티븐 코비의 이 말은 한국의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전략의 부재를 일깨운다.

한국 정부는 2024년 9월 26일 국가인공지능위원회를 출범시키며 AI 기술을 국가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AI 산업 육성에 대한 정부의 접근 방식은 여전히 '관 주도'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관 주도’의 접근 방식은 자칫 글로벌 경쟁에서 한국의 AI 산업 경쟁력을 뒤처지게 할 위험이 있다.

 

 

국가인공지능위원회의 출범과 한계

국가인공지능위원회는 AI 기술이 미래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인식 아래 출범했다.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된 이 위원회의 목표는 AI 분야 세계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 설정은 고무적이지만 AI 산업 경쟁에 있어서 현실적인 한계를 무시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AI 산업과 기술은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민간 부문이 주도하지 않으면 따라가기 어렵다.

정부 주도의 산업 방향 및 정책 결정은 한국 AI 산업 혁신의 속도를 저해하는 근본적인 문제가 야기한다.

 

미국의 경우 AI 산업 육성에 있어서 민간 주도의 자율적 혁신이 강조된다.

예를 들어, 미국은 AI 기술 개발과 관련된 정책을 수립할 때 구글, 아마존 등 세계 최고의 AI 기업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정부는 AI 산업을 위한 인프라 지원과 규제 개선에 중점을 둔다.

반면, 한국은 정부가 전체적인 방향성을 설정하고 이를 기업이 따라가는 기조로 육성 정책이 이루어진다.

 

예산 부족의 문제, 글로벌 AI 경쟁에서의 현실적 제약

한국의 AI 산업 육성 예산 역시 큰 문제다.

현재 한국은 AI 기술 개발에 대한 국가 예산을 2027년까지 총 9조 4천억 원으로 설정했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은 민간 부문에 의존한다.

이를 연간 투자로 환산하면 약 1조 8천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은 연간 10조 원 이상의 예산을 AI 연구 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은 2027년까지 AI 관련 기술에 총 200억 유로(약 29조 원), 중국은 매년 4조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국가 예산뿐만 아니라 AI 민간 투자액 역시 큰 문제다.

2013년부터 2023년까지 AI 민간 투자액을 살펴보면, 미국은 약 433조원, 중국은 약 138조원, 영국은 약 30조원인 반면, 한국은 약 9조 5000억원에 불과하다.

이러한 예산 차이는 곧바로 기술력과 산업 경쟁력 차이로 이어진다.

 

 

AI 산업 인재의 해외 유출과 인재 양성의 문제

AI 산업에 있어서의 예산 부족과 관 주도의 정책 접근 방식으로 인해 한국 내 AI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고, 이 때문에 많은 인재들이 미국 등 AI 산업 중심지로 유출되고 있다.

인재 양성 역시 한계가 뚜렷하다.

한국 정부의 인재 양성 정책은 단기 교육과정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장기적으로 경쟁력 있는 인재를 확보하기 어렵고, 결국 한국의 AI 산업의 국가 경쟁력 확보는 미래로 갈수록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AI 산업 육성을 위해 나가야 할 방향

한국이 AI 강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관 중심 정책을 벗어나 민간 주도의 혁신을 촉진하고, 실질적 예산 확충과 법적·제도적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AI 산업은 초기 투자 비용이 막대하게 드는 분야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AI 인프라(고성능 컴퓨팅 센터, 대규모 데이터 센터, AI 반도체 개발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한 예산을 대폭 확충하고, 민간 부문의 대규모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 예컨대 AI 산업에 대한 투자 시 세제 혜택이나 금융 지원을 하는 정책 등을 강화해야 한다.

 

 

한편, 민간 기업이 자유롭게 혁신할 수 있도록 정부는 규제를 혁신하고, 민관 협력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정부는 AI 윤리와 안전성에 대한 규제 기준을 명확히 설정하고, EU AI법 등 국제적인 규범으로 작용하고 있는 법령이나 규제와 발맞춰서 규제 문제를 접근할 필요가 있다.

 

 

"미래는 현재 우리가 무엇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

" 간디의 말처럼, 한국이 AI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는 현재의 정책과 전략에 달려 있다.

이제는 민간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실질적인 예산 지원과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여 AI 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실행력 있고 민간의 역동성을 보장하는 정책이다.

 

안희철 법무법인 디라이트 파트너 변호사



newstomato.com |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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