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초저가 공세로 빠르게 국내 유통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가 이제는 식품 분야 사업까지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모습입니다.
그간 C커머스는 주력 상품인 공산품을 토대로 국내 기업 대비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며 영향력을 행사해 왔는데요.
최근 C커머스가 이 같은 저렴한 공산품을 넘어 소비자들의 삶과 밀접한 식품 라인업을 대폭 강화함으로써 현지화 작업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식자재 구매 채널이 확대돼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는 긍정적 관측도 있지만, 국내 이커머스 및 식품 산업 전체가 C커머스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알리)는 우리 브랜드 상품 전용관인 'K-베뉴(K-Venue)'를 통해 국내 식품 채널을 이달 28일부터 공식 오픈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우리 브랜드 상품 전용관인 'K-베뉴(K-Venue)'를 통해 오픈한 국내 식품 채널 화면. (이미지=알리익스프레스)
알리 코리아 식품 채널의 모든 상품은 우리나라에서 직접 발송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국내 소비자들이 고물가 시대에도 엄선된 식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것이 알리 측 설명입니다.
알리는 오픈과 함께 다양한 할인 행사도 기획했는데요. 소비자들은 매주 새롭게 업데이트되는 '위클리 딜' 코너를 통해 저렴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고, '우리집 냉장고 필수 쟁여템' 섹션에서는 자주 구매하는 필수 식품들을 더 저렴하게 살 수 있습니다.
알리 관계자는 "고객들이 장바구니 물가 걱정 없이 MD(상품기획자) 엄선 고품질 식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큐레이팅을 강화하고 있다"며 "매주 업데이트되는 셀렉션을 통해 고객들에게 구경하는 재미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1년여간 알리는 염가 공산품을 무기로 국내 시장을 초토화해 왔는데요. 이번 식품 채널 진출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입니다.
공산품은 소비자들의 기호에 좌우되지만, 식품은 장바구니 물가의 핵심 품목인 까닭입니다.
경쟁력 있는 가격이 제시된다면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눈길이 안 갈래야 안 갈 수가 없습니다.
때문에 이번 알리의 식품 판매 확대로 소비자들 선택의 폭은 확실히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알리는 수수료도 없이 셀러들을 모객하며 식품 분야로의 카테고리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미미하지만 식품을 다루는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과의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며 "공급자가 확대되는 것이기에 시장도 커질 공산이 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이 같은 C커머스 움직임에 대해 경계하는 반응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저렴한 식자재에 익숙해지면 C커머스 채널 자체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문제는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C커머스에 비해 규제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이다.
이 틈을 탄 C커머스 업계에 국내 유통 산업 전반이 주도권을 내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 캐릭터 모습. (이미지=알리익스프레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