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면서 카드사들이 자금 조달에 숨통을 트고 있지만 카드 수수료 인하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다만 내년도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 인하가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본업인 신용판매업에서 활로를 찾기는 갈수록 요원해지는 모습입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내년부터 적용될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율을 결정하기 위해 적격비용 재산정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적격비용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결정하는 비용입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르면 적격빙용은 자금조달 비용, 위험관리 비용, 일반관리 비용, 승인·정산 비용, 마케팅 비용 등을 반영해 3년마다 재산출됩니다.
지난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으로 적격비용 산출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은 줄곧 하락세입니다.
2007년 최대 4.5%에 달한 0%대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전업카드사들의 수익 중 가맹점 수수료 수익 비중도 지난 2018년 30.54%에서 2023년 23.2%로 떨어졌습니다.
카드업계에선 금융당국이 가맹점 수수료를 또 내릴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카드 가맹점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금융 정책을 펼치고 있는 만큼, 수수료율 부담은 카드사가 짊어질 가능성이 큰 것입니다.
금융위는 지난 8월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고비용 거래구조 개선을 통해 카드사의 적격비용을 낮춰 이해관계자의 비용 부담을 절감하겠다"며 수수료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올 들어 카드업권의 실적은 개선을 보이고 있지만 카드론 등 대출성 자산 증가 덕분입니다.
신한·삼성·KB국민·우리카드 등 올해 3분기 실적이 공개된 카드사들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594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75% 증가했습니다.
롯데·BC·삼성카드(029780)·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 등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41조6869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카드론 잔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8월 말(41조8310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41조원을 웃돌고 있습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소득과 물가 상승으로 카드 결제 규모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면서 결국 고객 혜택 축소로 이어졌다"며 "적격비용 재산정 주기를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늘리자는 목소리도 꾸준했지만, 별다른 당근책은 없어 카드사들 스스로 신용판매 축소를 돌파할 수익을 내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금리인하 효과로 카드사들이 여신전문채권(여전채) 자금 조달에 숨통을 트면서 무이자 할부 확대 등의 혜택을 속속 재개하기 시작했지만, 카드 수수료 인하를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가맹점에서 카드결제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