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회장 후보가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8일 열릴 예정이었던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가 잠정 연기됐습니다.

출마 나이 제한에 걸린 허 후보가 신문선 후보와 단일화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향후 치러질 축구협회장 선거 판세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8일 서울 종로구 축구협회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임혜지 부장판사)는 허 후보가 축구협회를 상대로 낸 축구협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습니다.

앞서 허 후보는 지난달 30일 축구협회를 상대로 협회장 선거가 불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선거를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허 후보는 선거인 명부를 추첨할 때 참관인이 없어 선거운영위원회 구성이 불투명한 점과 선거가 온라인 방식없이 오프라인 직접 투표로만 이뤄져 동계 전지훈련에 참가하는 프로축구 지도자와 선수들이 선거에서 사실상 배제되는 점 등을 이유로 선거 과정의 불공정을 지적했고, 법원도 이를 받아들인 것입니다.

 

당초 8일 진행 예정이었던 대한축구협회 제 55대 회장 선거가 미뤄지게 되면서 대한축구협회도 혼란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협회는 잠정 연기에 따라 추후 일정이 정해지는대로 공지하겠다고 알렸지만 협회장 선거는 언제 다시 진행될 지 미지수입니다.

 

 

차기 회장의 임기는 오는 22일 시작하는데요. 그 전까지 선거가 치러지면 다행이지만, 법원이 지적한 부분의 개선이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부족한게 사실입니다.

선거인단 추첨부터 일정 조정까지, 원점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에서 이달 중으로 선거를 다시 치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허 후보의 출마도 변수가 생겼습니다.

협회 정관상 선거 당일 '만 70세 미만'이어야만 협회장에 출마할 수 있는데요. 8일 치러질 예정이었던 선거가 연기되면서, 13일이 지나면 1955년 1월 13일생인 허 후보는 만 70세가 넘기 때문에 협회장 출마가 불가능합니다.

 

이에 허 후보는 "나이 제한으로 불이익이 당할 수 있는 점을 알고 있지만, 그것보다 축구협회의 불공정과 불투명을 개혁하겠다며 출마한 취지를 더 생각했다"며 "그래서 향후 닥칠 어떠한 불이익도 감수하고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때문에 또 다른 후보인 신문선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만일 신 후보 중심으로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제 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기존 정몽규 후보와 2파전으로 치러지게 됩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