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성주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권 점포 폐쇄에 따른 금융 접근성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한 지붕 두 은행' 격인 공동점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점포 운영 관련 장소 선정과 비용 분담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것인데요. 다만 경쟁사와 한 공간에서 영업력을 공유하는 것을 여전히 꺼리는 데다 은행별 오프라인 채널 전략이 달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 지붕 두 은행' 공동점포 활성화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이 공동점포 등 점포대체수단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금감원은 연내 은행권과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금융접근성 제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공동점포는 2개 이상의 은행이 한 공간에서 여·수신 등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곳입니다.
각 은행의 인력과 설비가 모여 있기에 은행 입장에서는 효율성을, 고객 입장에서는 편의성을 기대할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은행권 공동점포 수는 국내에 5곳에 불과합니다.
지난 2022년 4곳(하나·우리 1곳, 국민·신한 2곳, 국민·BNK부산 1곳)이 생겨난 이후 지난해 1곳(국민·한국씨티)이 신설되는 것에 그쳤습니다.
현재 4대 대형은행 가운데 공동점포 신규 개설 계획을 갖고 있는 곳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금감원은 연내 은행권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공동 점포 등 점포대체수단 설치 협의 절차와 비용분담원칙 등에 대한 은행권 가이드라인을 만들 계획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간 공동 점포를 추진할 때 은행 간 협업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들려왔다"면서 "비용 분담과 장소 선정 등 협의 시 예민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당국이 공동점포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밝혔지만 은행권에서는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공동점포를 통해 금융접근성을 개선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한 공간에서 업무를 볼 때 생기는 영업 유출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나의 점포에 두 은행 이상이 함께 운영하다 보니 영업 유출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고객이 들어와 예금을 만들려고 하다가 옆 은행 금리와 비교해 바로 자리를 옮기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은행 점포 수가 10월 말 기준 5690개로 지난 5년 전에 비해 1189개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프는 국내은행 점포 추이 (그래프= 뉴스토마토)
5년 간 1189개 점포 폐쇄
은행별로 대체 점포 전략이 상이한 것도 걸림돌입니다.
은행마다 점포 폐쇄 대안으로 AI 특화 지점과 디지털 점포 등 다양한 전략을 구비하고 있어 협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은행도 기업이라 각 기업마다 인공지능(AI)라든지 각자의 미래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타 은행과 협업을 해야 하는 공동점포의 경우 각 은행별로 각기 다른 채널 전략으로 통합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외에도 공동점포 개점을 위해 은행 간 점포 공간 확보와 운영 방식 조율 등이 필요한데 가이드라인에서 모두 규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금감원장이 공동점포에 대해 강하게 말한 만큼 추후 어떤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질지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지금까지 가이드라인이 없어서 어려운 점도 분명 있었지만 현장에서의 문제점을 충분히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금융접근성 제고를 위한 금융권 공감의 장' 행사에 참여해 "금융권이 디지털 전환과 비용절감에 집중하며 물리적 점포 등은 축소하는 경향을 보여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은행 점포 수가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 속에 은행권이 금융접근성 보장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한 것입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 점포 수는 지난달 말 기준 총 5690개로 지난 5년 동안 1189개가 폐쇄됐습니다.
이 기간 지역별로는 수도권에서 708개, 비수도권에서는 481개가 사라졌습니다.
국내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는 지난달 말 2만7157대로 2019년에 비해 9307개 줄었습니다.
은행권은 금융의 디지털화와 비대면 거래 증가로 인해 오프라인 영업점을 축소해 왔습니다.
국내 은행의 연이은 점포 폐쇄에 금융접근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성인 10만명당 은행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2.7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15.5개에 못 미쳤습니다.
다수의 소규모 은행이 지역 금융을 담당하는 미국은 26.6개, 일본은 33.7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에서 운영되는 공동점포는 총 5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022년에 개설된 은행권 최초 공동점포인 하나은행-우리은행 공동점포. (사진=뉴시스)
문성주 기자 moonsj7092@etomato.com
newstomato.com | 문성주 기자
점포 운영 관련 장소 선정과 비용 분담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것인데요. 다만 경쟁사와 한 공간에서 영업력을 공유하는 것을 여전히 꺼리는 데다 은행별 오프라인 채널 전략이 달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 지붕 두 은행' 공동점포 활성화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이 공동점포 등 점포대체수단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금감원은 연내 은행권과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금융접근성 제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공동점포는 2개 이상의 은행이 한 공간에서 여·수신 등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곳입니다.
각 은행의 인력과 설비가 모여 있기에 은행 입장에서는 효율성을, 고객 입장에서는 편의성을 기대할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은행권 공동점포 수는 국내에 5곳에 불과합니다.
지난 2022년 4곳(하나·우리 1곳, 국민·신한 2곳, 국민·BNK부산 1곳)이 생겨난 이후 지난해 1곳(국민·한국씨티)이 신설되는 것에 그쳤습니다.
현재 4대 대형은행 가운데 공동점포 신규 개설 계획을 갖고 있는 곳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금감원은 연내 은행권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공동 점포 등 점포대체수단 설치 협의 절차와 비용분담원칙 등에 대한 은행권 가이드라인을 만들 계획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간 공동 점포를 추진할 때 은행 간 협업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들려왔다"면서 "비용 분담과 장소 선정 등 협의 시 예민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당국이 공동점포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밝혔지만 은행권에서는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공동점포를 통해 금융접근성을 개선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한 공간에서 업무를 볼 때 생기는 영업 유출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나의 점포에 두 은행 이상이 함께 운영하다 보니 영업 유출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고객이 들어와 예금을 만들려고 하다가 옆 은행 금리와 비교해 바로 자리를 옮기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은행 점포 수가 10월 말 기준 5690개로 지난 5년 전에 비해 1189개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프는 국내은행 점포 추이 (그래프= 뉴스토마토)
5년 간 1189개 점포 폐쇄
은행별로 대체 점포 전략이 상이한 것도 걸림돌입니다.
은행마다 점포 폐쇄 대안으로 AI 특화 지점과 디지털 점포 등 다양한 전략을 구비하고 있어 협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은행도 기업이라 각 기업마다 인공지능(AI)라든지 각자의 미래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타 은행과 협업을 해야 하는 공동점포의 경우 각 은행별로 각기 다른 채널 전략으로 통합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외에도 공동점포 개점을 위해 은행 간 점포 공간 확보와 운영 방식 조율 등이 필요한데 가이드라인에서 모두 규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금감원장이 공동점포에 대해 강하게 말한 만큼 추후 어떤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질지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지금까지 가이드라인이 없어서 어려운 점도 분명 있었지만 현장에서의 문제점을 충분히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금융접근성 제고를 위한 금융권 공감의 장' 행사에 참여해 "금융권이 디지털 전환과 비용절감에 집중하며 물리적 점포 등은 축소하는 경향을 보여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은행 점포 수가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 속에 은행권이 금융접근성 보장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한 것입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 점포 수는 지난달 말 기준 총 5690개로 지난 5년 동안 1189개가 폐쇄됐습니다.
이 기간 지역별로는 수도권에서 708개, 비수도권에서는 481개가 사라졌습니다.
국내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는 지난달 말 2만7157대로 2019년에 비해 9307개 줄었습니다.
은행권은 금융의 디지털화와 비대면 거래 증가로 인해 오프라인 영업점을 축소해 왔습니다.
국내 은행의 연이은 점포 폐쇄에 금융접근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성인 10만명당 은행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2.7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15.5개에 못 미쳤습니다.
다수의 소규모 은행이 지역 금융을 담당하는 미국은 26.6개, 일본은 33.7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에서 운영되는 공동점포는 총 5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022년에 개설된 은행권 최초 공동점포인 하나은행-우리은행 공동점포. (사진=뉴시스)
문성주 기자 moonsj709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