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승주 기자] 지난해 매출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한 '벤처천억기업'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2005년 조사 시작 이래 처음으로 900개사를 돌파한 겁니다.
벤처천억기업은 고용 측면에서도 재계 1위 삼성을 넘어서며 한국 경제 중추적인 역할을 도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6일 중소벤처기업부와 벤처기업협회는 2023년 벤처천억기업 수가 908개사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벤처천억기업은 2019년 617개, 2020년 633개, 2021년 739개, 2022년 869개로 꾸준히 증가해 왔습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최근 3년간 매년 100개 이상의 신규 벤처천억기업이 탄생한 것입니다.
2021년 108개, 2022년 134개, 2023년 103개의 기업이 새롭게 진입했습니다.
업력 10년 이하 신규 벤처천억기업의 비중도 2018년 17.2%(10개사)에서 2023년 24.3%(25개사)로 7.1%p 증가했습니다.
이는 창업·벤처 지원 정책과 연구개발(R&D) 투자가 벤처기업의 성장을 견인한 결과로 평가됩니다.
또한 연 매출 1000억원 이상 중소·중견기업 중 벤처천억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기업 수의 32.4%, 매출액의 24.9%, 종사자 수의 24.1%로, 벤처로 시작해 성장한 벤처천억기업이 국내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나타냈습니다.
2023년 벤처천억기업의 총 고용 규모는 전년 대비 약 1만명(3.0%) 증가한 33만명입니다.
이는 재계 4대 그룹(삼성·현대차(005380)·SK(034730)·LG(003550)) 중 1위인 삼성의 고용 규모(27만8000명)보다 많은 수치입니다.
총매출액은 2022년 대비 약 8조원(3.7%) 증가한 235조원으로, 재계 2위인 현대차(275조원)에 이어 3위를 기록했습니다.
중기부와 벤처기업협회는 이날 이를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중기부는 2022년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 134개사에 트로피를 수여하며 그들의 공로를 인정했습니다.
신규 벤처천억기업에는 △클루커스 △당근마켓 △디에이치라이팅 △아이윈 △다원기업 △세토피아 △파일란트 △플로원 △우리넷 △펫프렌즈 등 103개사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어진 순서에서는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과 클라우드 전문 기업 클루커스의 사례가 소개됐습니다.
신규 벤처천억기업으로 선정된 클루커스의 홍성완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디지털 전환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면서 "인공지능(AI) 시대에는 기존 대기업 중심의 비즈니스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빠른 혁신과 민첩한 전략을 갖춘 벤처기업이 앞장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26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2024 벤처천억기업 기념식에서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가운데)과 성상엽 벤처기업협회장(오른쪽부터 다섯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벤처천억클럽 서포터즈 발족식 및 세리머니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벤처기업협회는 이날 '벤처천억기업 서포터즈'를 발족했습니다.
협회는 이를 통해 △벤처천억기업 애로 및 규제 발굴 △성장사다리 프로그램 등 특화 보증 △글로벌 진출 및 현지화 등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성상엽 벤처기업협회장은 "벤처천억기업들이 이룬 성과는 매우 뜻깊지만 현재의 경영 환경은 여전히 도전적"이라면서 "매출 1000억원 달성은 지향점이 아닌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가 정신으로 역작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벤처천억기업이 이룬 성과는 다른 많은 벤처·스타트업에 지향점과 본보기가 되며 대한민국 경제 성장을 이끄는 강력한 추진력이 될 것"이라면서 "벤처기업이 벤처천억기업으로 성장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해 우리 경제를 선도할 수 있도록 중기부도 정책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오승주 기자 sj.o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