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협동조합 양주신공장 전경. (사진=김성은 기자)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목장에서 원유(原乳)를 싣고 온 차들이 공장으로 들어옵니다.
검사를 통해 합격을 받은 원유는 저유탱크로 모아져 △원심분리기로 깨끗하게 만드는 청정 △지방구를 쪼개는 균질 △살균 등의 공정을 거쳐 우리가 마시는 우유로 탄생합니다.
당일 들어온 원유는 당일 제품으로 생산돼 밤 10시부터 전국 각지로 출하됩니다.
아침에 마트에서 만날 수 있는 서울우유 제품의 경로입니다.
1937년 창립,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유업체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지난 23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경기도 양주시에 위치한 양주신공장 투어를 진행했습니다.
공장 내부를 언론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 2022년 본격 가동을 시작한 이 공장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유가공 종합 공장으로, 하루 최대 원유 1700톤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는 대한민국 전체 목장에서 하루에 생산되는 원유의 30% 수준에 달합니다.
또한 경기도 안산공장과 함께 수도권, 강원, 중부권을 아우르는 생산기지입니다.
경기 북부에 자리한 양주신공장에서는 비교적 유통기한 긴 멸균 제품을 생산하고, 수도권 중간에 있는 안산공장에서는 유통기한이 짧은 제품을 주로 생산해 유통합니다.
경상권 등 남부권은 경남 거창공장이 맡고 있습니다.
(왼쪽)목장에서 원유를 싣고 온 차량이 테스트를 기다리고 있다.
(오른쪽)테스트를 통과한 원유가 모아지는 저유탱크. (사진=김성은 기자)
양주신공장에서는 일반 흰 우유인 '나100%'를 비롯해 올해 새롭게 출시한 'A2+우유' 등 60여가지 유가공품 346만개가 하루에 생산되고 있습니다.
서울우유 전체 생산량(830만개)의 약 40% 비중을 차지합니다.
꺾어먹는 요거트 '비요뜨'와 출시 50주년을 맞은 '커피포리' 전량이 만들어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기존 용인공장과 양주공장을 통합해 새로 지은 양주신공장에는 3000억원이 투자됐는데요. 서울우유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생산설비를 늘리고 신제품 생산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함창본 서울우유 양주 공장장은 "부지 7만 7000평의 양주신공장에는 30% 정도의 여유 공간이 있다"며 "신제품을 만들어야 할 때 바로 기계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고, 공장 한개 정도를 신축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200~300㎖의 소량 우유제품을 새로 만들고, 커피 등 컵 라인을 추가할 예정"이라며 "물류비를 효율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생산 품목을 재배치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습니다.
A2+우유로 위기 타개책 모색
올해 서울우유가 야심 차게 내놓은 A2+우유는 현재 양주신공장에서만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저출산으로 인한 우유 소비 인구 감소와 오는 2026년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우유 시장 완전 개방으로 유업계의 고민은 깊은데요. 서울우유는 A2+우유를 타개책으로 낙점했습니다.
앞서 체세포수 1등급, 세균수 1A 원유로 만든 나100%를 국내 최초로 선보이며 품질을 끌어올렸던 서울우유는 이번에도 품질 강화를 택한 것입니다.
A2 우유는 우유를 구성하는 베타카제인단백질 중 A2 형질만 함유된 우유를 말합니다.
기존 우유보다 소화가 더 용이해 우유 섭취에 불편함을 겪는 소비자에게 새로운 선택지로 여겨집니다.
여기에 서울우유는 100% A2 우유를 위해 매일 4단계의 A2 검사를 진행하고, EFL(Extended Fresh Life) 공법으로 세균과 미생물을 한번 더 제거하고 신선함을 오래 유지하도록 하는 등 A2+우유로 한 단계 더 발전시켰습니다.
양주신공장에서 생산 중인 A2+우유. (사진=서울우유협동조합)
조혜미 서울우유 우유마케팅 차장은 "A2 우유는 소화 기능이 용이하고 항산화 기능과 더불어 장내 유익균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면서 "국내 최초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A2 우유 인체적용시험 연구를 진행했고, 곧 두번째 심화 연구를 진행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조 차장은 "우유 주소비층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우유산업과 저희 조합에 큰 위기인 데다 향후 FTA 관세 철폐로 수입산 유제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 같은 위기에 대해) 우리는 해답을 A2+우유에서 찾았다"고 부연했습니다.
서울우유는 원유생산량 총 1900톤 중 3%(2023년 기준)에 불과한 A2 우유 생산량을 향후 100%로 끌어올리겠다며 'A2+우유로의 전환'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지난 4월 출시한 A2+우유는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량 2200만개를 돌파하며 소비자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A2 우유 가격에 대한 우려는 존재합니다.
일반 우유보다 비싼 만큼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조 차장은 "A2 우유 가격이 일반우유보다 높은 것은 원가 문제 때문"이라며 "A2 젖소 전용 목장에서만 집유하기 때문에 물류비가 증가하는 부분이 있고, 4단계 검사를 매일 진행하는 검사비도 원가에 녹아져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두 A2 목장으로 전환이 완료돼 생산량이 늘어나면 이런 초기 투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머지않아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A2 우유를 드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