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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경제 시험관 쌍둥이 많아지는데 태아보험 가입 문턱 높아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시험관 등 난임 시술에 따른 쌍둥이(다태아) 출산이 늘고 있지만, 다태아보험 가입 문턱은 여전히 높습니다.

다태아는 고위험군인 만큼 손해율이 높아 보험사들이 가입 요건을 까다롭게 설정하고 있는데요. 난임 시술을 받았을 경우 보험 인수거절 사례가 많아 '보험 사각지대' 해소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고위험군 다태아 '보험 사각지대'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이 취급하는 태아보험은 보통 임신 20주 이내 가입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다태아의 경우에는 20주 이후부터 가입을 받고 있습니다.

보험사들이 임신 20주에 진행하는 정밀 초음파·기형아 검사 결과지 제출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임신 주수가 높아질수록 태아의 상태를 명확히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많아지는데요. 결국 특약 가입이 제한되거나 인수 거절 등 불리한 요소가 늘어난다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보험사들이 다태아보험 인수를 엄격하게 심사하는 이유는 손해율 때문입니다.

다태아는 출생 직후 체중 미달 등의 이유로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을 확률이 높고, 산모도 조기 출산 확률이 높아 보험 가입 제약이 많습니다.

 

특히 다태아가 시험관으로 잉태될 경우 인수는 엄격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보험 가입이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건 아니지만, 특정 약물 복용 이력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 보험 인수가 거절됐다는 사례가 심심찮게 나옵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시험관 시술을 받았다는 이유로 보험 인수 거절이 되진 않는다"라며 "보험사마다 세부적인 인수 기준은 다르지만 고위험군인 경우가 많다 보니 산모의 연령이나 건강 상태, 유병력 여부 등이 함께 고려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저출산 시대에 시험관 시술이 많아지면서 쌍둥이(다태아)가 증가하고 있지만 다태아보험 가입 문턱은 여전히 높다.

사진은 임산부의 날이었던 지난 10일 경기 고양시 일산차병원에서 난임 극복 부부와 임산부 참석자들이 강연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민간 차원 해결로는 역부족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28명으로 전년보다 7.7%(1만9158명)가 감소했습니다.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치인데요.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인 합계 출산율도 지난해 0.72명으로 1년 만에 0.06명 줄면서 역대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다태아 비중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다태아 비율은 5.2%로 전년보다 0.3%포인트 줄었지만, 2003년 2.0%, 2013년 3.3%인 것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는 증가세입니다.

 

단태아와 다태아 출산 연령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연령이 높을수록 다태아 출산 산모의 비중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태아 산모 평균 연령은 35.2세로 단태아 산보보다 1.7세 많습니다.

 

산모 연령별 다태아 비중은 35세~39세가 8.3%로 가장 높았고 40세 이상도 7.6%로 비교적 높았습니다.

30~34세는 4.5%, 25~29세는 2.7% 수준입니다.

출산 연령이 높을수록 시험관 등 난임 시술로 다태아를 낳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지자체 차원에서 다태아보험을 지원하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올해 서울시는 손해보험업계와 손잡고 시에서 태어나는 다태아라면 무료로 가입할 수 있는 '다태아 자녀안심보험'을 내놨습니다.

서울시민이 다태아를 출산하거나 타시도에서 출생한 다태아가 서울시에 전입하면 출생일로부터 2년 동안 자동적으로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기존 민간 보험과 중복 보장도 가능합니다.

 

결혼 시기가 늦어지며 출산 연령도 높아지면서 시험관 등 난임시술로 다태아 출산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태아 출생아는 저체중이나 산모의 조기분만 비율이 높아서 의료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상황입니다.

'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서는 다태아보험 활성화를 위한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국가 정책 차원에서도 출산장려정책을 내놓고 있어 임신과 출산 관련 의료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고, 상품 수요가 늘어날 수록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상품 개발 검토가 이뤄질 수 있다"면서도 "민간 차원에서 해결하기보다는 출산장려책과 맞물려 위험률과 손해율 관리 등에 대한 정책적 노련이 맞물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다태아 비율은 5.2%로 전년보다 0.3%포인트 줄었지만, 2003년 2.0%, 2013년 3.3%인 것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는 증가세다.

사진은 2023년 1일 0시 경기 고양시 일산 차병원에서 새해 첫 아기 쌍둥이가 태어난 모습.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newstomato.com | 윤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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