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올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은 '생존경쟁'이란 말로 요약됩니다.
제작비 상승 여파로 대작 콘텐츠가 실종된 가운데 기업들이 스포츠 콘텐츠로 눈을 돌린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데요. 사업자들 입장에서 볼 때 스포츠 콘텐츠는 대작 드라마의 빈자리를 채우는 좋은 대안이 됐지만, 동시에 보편적시청권 확보가 OTT 몫으로 돌려지는 결과도 낳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제휴 경쟁과 더불어 스포츠 독점 중계 경쟁은 내년에도 OTT 사업자들의 화두가 될 전망입니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OTT 시장동향 및 진단에 따르면 전세계 OTT 산업은 코로나19 시기 급속한 성장을 이룬 이후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OTT 시장 규모는 지난 2018년 62조원에서 2022년 150조원으로 연 20% 성장했지만, 2027년 시장규모는 220조원에 그칠 전망입니다.
연 8% 성장률에 그치는 규모입니다.
시장의 제한적 성장 속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이 불붙으면서 제작비 상승으로 이어지는 이중고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배우들의 회당 출연료가 3억~4억원에 이르는 등 드라마 회당 제작비 수준으로 껑충 뛴 영향입니다.
OTT업계 관계자는 "드라마 제작비는 회당 평균 3억~4억원이지만 최근에는 회당 20억원이 흔해졌다"고 말했습니다.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OTT 앱. (사진=뉴스토마토)
OTT업계가 타개책으로 삼은 것은 스포츠 독점 중계입니다.
쿠팡플레이가 축구 독점중계로 포문을 열었고, 티빙이 올해부터 한국프로야구 독점 중계를 시작했습니다.
쿠팡플레이는 손흥민, 김민재 등 해외파 선수들이 뛰는 유럽 주요 프로축구 리그 경기를 비롯해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주관하는 아시안컵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를 독점 중계했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는 프로야구 중계권 뉴미디어 판매권을 두고 티빙과 3년간 135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기기 등 인터넷망으로 프로야구를 보는 팬이라면, 올해부터는 티빙을 통해 월 최소 5500원의 구독료를 결제해야만 합니다.
티빙은 프로야구 휴지기 공략차원에서 프로농구 중계권도 확보했습니다.
OTT업계의 스포츠 중계권 쟁탈전은 앞으로 가속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일정 비용 투입으로 고정 팬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넷플릭스도 2027년과 2031년에 열리는 여자 월드컵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습니다.
최근에는 복싱 선수 마이크 타이슨의 복귀전을 중계했고, 크리스마스에는 미 프로풋볼 두 경기를 생중계하기로 하는 등 스포츠 이벤트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티빙 야구 중계화면. (사진=티빙 앱)
문제는 무료 스포츠 콘텐츠가 줄고 유료로 봐야 하는 스포츠 콘텐츠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방송법에서 정의하는 보편적 시청권은 '국민적 관심이 매우 큰 체육경기대회 그 밖의 주요행사 등에 관한 방송을 일반 국민이 시청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프로야구나 축구의 경우 엄밀히 말하면 보편적시청권 영역에서 벗어나지만,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스포츠 경기를 즐길 때도 돈을 내야만 한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김원제 유플러스연구소 대표연구원은 한국방송협회 계간지 방송문화에 기고한 'OTT 시대 스포츠 중계와 보편적 시청권'에서 "스포츠 중계권 확보 경쟁은 세계적으로도 기본적으로 상업적 영역에 해당하지만, 국민 관심도가 매우 높은 일부 이벤트가 유료 서비스 가입을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에 놓이게 된다면 사회적 약자의 시청 소외, 추가적인 콘텐츠 이용료 상승 등과 같은 사회적 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스포츠 독점 중계 외에도 OTT 업계는 현재 전략적 사업자 확보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분위기입니다.
티빙은 이달 10일부터 애플TV+ 브랜드관을 오픈했습니다.
파친코 시즌2를 비롯해 더 모닝쇼, 테드 래소 등을 공개합니다.
쿠팡플레이는 파라마운트+와 파트너십을 통해 내년부터 콘텐츠를 공개합니다.
넷플릭스도 공격적입니다.
지상파 방송사 SBS와 콘텐츠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네이버(NAVER(035420))와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구독자들에게 이용권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협업에 나섰습니다.
디즈니플러스는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을 MBC에서 송출하는 새로운 협업 사례도 선보였습니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도 진행 중입니다.
시장 성장률 둔화와 콘텐츠 경쟁 가열에 직면한 OTT업계는 내년에도 스포츠 독점 중계와 협업 확대라는 두 키워드를 중심으로 움직일 전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OTT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며 "콘텐츠 제휴 없는 독자노선으로 이용자 수 확보에 한계를 내다본 사업자들의 합종연횡과 고정 팬을 확보하기 위해 스포츠 콘텐츠 독점 사례는 지속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newstomato.com | 이지은 기자
제작비 상승 여파로 대작 콘텐츠가 실종된 가운데 기업들이 스포츠 콘텐츠로 눈을 돌린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데요. 사업자들 입장에서 볼 때 스포츠 콘텐츠는 대작 드라마의 빈자리를 채우는 좋은 대안이 됐지만, 동시에 보편적시청권 확보가 OTT 몫으로 돌려지는 결과도 낳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제휴 경쟁과 더불어 스포츠 독점 중계 경쟁은 내년에도 OTT 사업자들의 화두가 될 전망입니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OTT 시장동향 및 진단에 따르면 전세계 OTT 산업은 코로나19 시기 급속한 성장을 이룬 이후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OTT 시장 규모는 지난 2018년 62조원에서 2022년 150조원으로 연 20% 성장했지만, 2027년 시장규모는 220조원에 그칠 전망입니다.
연 8% 성장률에 그치는 규모입니다.
시장의 제한적 성장 속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이 불붙으면서 제작비 상승으로 이어지는 이중고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배우들의 회당 출연료가 3억~4억원에 이르는 등 드라마 회당 제작비 수준으로 껑충 뛴 영향입니다.
OTT업계 관계자는 "드라마 제작비는 회당 평균 3억~4억원이지만 최근에는 회당 20억원이 흔해졌다"고 말했습니다.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OTT 앱. (사진=뉴스토마토)
OTT업계가 타개책으로 삼은 것은 스포츠 독점 중계입니다.
쿠팡플레이가 축구 독점중계로 포문을 열었고, 티빙이 올해부터 한국프로야구 독점 중계를 시작했습니다.
쿠팡플레이는 손흥민, 김민재 등 해외파 선수들이 뛰는 유럽 주요 프로축구 리그 경기를 비롯해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주관하는 아시안컵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를 독점 중계했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는 프로야구 중계권 뉴미디어 판매권을 두고 티빙과 3년간 135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기기 등 인터넷망으로 프로야구를 보는 팬이라면, 올해부터는 티빙을 통해 월 최소 5500원의 구독료를 결제해야만 합니다.
티빙은 프로야구 휴지기 공략차원에서 프로농구 중계권도 확보했습니다.
OTT업계의 스포츠 중계권 쟁탈전은 앞으로 가속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일정 비용 투입으로 고정 팬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넷플릭스도 2027년과 2031년에 열리는 여자 월드컵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습니다.
최근에는 복싱 선수 마이크 타이슨의 복귀전을 중계했고, 크리스마스에는 미 프로풋볼 두 경기를 생중계하기로 하는 등 스포츠 이벤트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티빙 야구 중계화면. (사진=티빙 앱)
문제는 무료 스포츠 콘텐츠가 줄고 유료로 봐야 하는 스포츠 콘텐츠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방송법에서 정의하는 보편적 시청권은 '국민적 관심이 매우 큰 체육경기대회 그 밖의 주요행사 등에 관한 방송을 일반 국민이 시청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프로야구나 축구의 경우 엄밀히 말하면 보편적시청권 영역에서 벗어나지만,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스포츠 경기를 즐길 때도 돈을 내야만 한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김원제 유플러스연구소 대표연구원은 한국방송협회 계간지 방송문화에 기고한 'OTT 시대 스포츠 중계와 보편적 시청권'에서 "스포츠 중계권 확보 경쟁은 세계적으로도 기본적으로 상업적 영역에 해당하지만, 국민 관심도가 매우 높은 일부 이벤트가 유료 서비스 가입을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에 놓이게 된다면 사회적 약자의 시청 소외, 추가적인 콘텐츠 이용료 상승 등과 같은 사회적 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스포츠 독점 중계 외에도 OTT 업계는 현재 전략적 사업자 확보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분위기입니다.
티빙은 이달 10일부터 애플TV+ 브랜드관을 오픈했습니다.
파친코 시즌2를 비롯해 더 모닝쇼, 테드 래소 등을 공개합니다.
쿠팡플레이는 파라마운트+와 파트너십을 통해 내년부터 콘텐츠를 공개합니다.
넷플릭스도 공격적입니다.
지상파 방송사 SBS와 콘텐츠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네이버(NAVER(035420))와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구독자들에게 이용권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협업에 나섰습니다.
디즈니플러스는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을 MBC에서 송출하는 새로운 협업 사례도 선보였습니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도 진행 중입니다.
시장 성장률 둔화와 콘텐츠 경쟁 가열에 직면한 OTT업계는 내년에도 스포츠 독점 중계와 협업 확대라는 두 키워드를 중심으로 움직일 전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OTT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며 "콘텐츠 제휴 없는 독자노선으로 이용자 수 확보에 한계를 내다본 사업자들의 합종연횡과 고정 팬을 확보하기 위해 스포츠 콘텐츠 독점 사례는 지속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