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분위기를 반전시킬 돌파구 찾기에 나섰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백신 사업 부문을 글로벌 제약사와 견줄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 올리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데요.
24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 폐렴구균 백신 개발을 위한 공동 개발 및 상업화 수정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양사가 기존에 체결한 21가 폐렴구균 백신 후보물질 GBP410에 대한 협력 범위를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개발까지 확장한다는 것이 이번 계약의 핵심인데요.
현재 상용화된 폐렴구균 백신보다 더 넓은 예방효과가 있고 영·유아, 소아·청소년, 성인 등 전 연령이 접종할 수 있는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현재 국내 출시된 폐렴구균 백신은 화이자의 프리베나13과 MSD의 박스뉴반스 그리고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는 프리베나20이 3파전 양상으로 경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목표로 삼고 있는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은 현재 예방범위가 가장 넓은 20가 폐렴구균 백신인 프리베나20의 효능을 능가하면서 경쟁사보다 먼저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사장(왼쪽)과 사노피 장 프랑수아 투생(Jean-Francois Toussant) 백신 R&D 부문 글로벌 총괄담당이 계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글로벌 임상도 순항 중입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사노피가 공동 개발 중인 21가 폐렴구균 백신 GBP410은 호주 인체연구 윤리위원회(HREC)로부터 임상3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아 본격적으로 글로벌 임상3상에 착수했는데요. 이는 다국가 임상3상의 첫 번째 승인으로 앞으로 미국과 유럽, 온두라스 등에서도 임상3상 IND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국내에서는 지난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3상 IND 신청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GBP410은 지금까지 개발된 소아용 폐렴구균 백신 중 가장 많은 21종류의 혈청형을 포함하고 있어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습니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에도 진척을 보이고 있는데요. SK바이오사이언스는 mRNA 기술을 활용한 일본뇌염 백신 후보물질 GBP560에 대한 임상 1/2상 시험계획을 호주 인체연구윤리위원회(HREC)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았습니다.
코로나19 백신에 적용돼 주목받기 시작한 mRNA 백신은 유전자 염기서열을 활용해 기존 백신보다 신속하게 대량생산을 할 수 있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안전성 지표와 바이러스 중화항체 역가 반응을 확인해 2026년까지 중간 결과를 확보할 계획입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노바원어드바이저(Nova One Advisor)에 따르면 글로벌 mRNA 의약품 시장 규모는 연평균 17.06% 성장해 2033년에는 약 84조5000억원(589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독일의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IDT바이오로지카의 지분 인수를 완료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외형 성장도 기대됩니다.
4분기부터 IDT바이오로지카의 매출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연결 매출로 반영되는데요. IDT바이오로지카의 연 매출은 4000억원이 넘습니다.
이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난해 매출액 3695억원보다 많아 두 배 이상의 외형 성장이 기대됩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차세대 백신 기술과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해 앞으로도 글로벌 유망 바이오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를 이어갈 방침인데요.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에 소재한 바이오 기업인 피나 바이오솔루션스(Fina Biosolutions)에 약 41억원(300만 달러)을 투자해 일부 지분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피나 바이오솔루션스는 R&D 전문 기업으로 폐렴구균과 수막구균, 장티푸스 등의 예방에 활용되는 접합 백신의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죠.
업계에서는 백신 사업 부문 강화와 글로벌 바이오 기업 인수가 코로나19 백신 수요 감소로 인한 매출 하락과 수익성 악화로 고전 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에 재도약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연구개발비와 설비투자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당분간 적자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올해 3분기 만해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무려 76.6%에 달합니다.
(그래픽=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