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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사회 (단독)원안위, 삼성전자 '방사선 피폭' 검찰 수사 의뢰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 5월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발생한 방사선 피폭 사고에 대해 검찰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원안위는 삼성전자의 원자력안전법 위반 사항을 확인하고 과태료 처분을 내렸지만, 조사 당시 명확한 사고 경위를 특정하진 못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삼성전자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조사에 착수한 상황에서 검찰 수사까지 이어질 경우 사고 발생 경위와 책임소재 규명은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원안위는 지난달 22일 삼성전자에 대해 형법 268조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와 원안법 114조 벌칙 조항을 적용, 수원지방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9월26일 원안위는 방사선발생장치 취급 기술기준 미준수와 방사선장해방지조치를 지키지 않은 원안법 위반으로 삼성전자에 1050만원의 과태료와 시행조치 등 행정처분을 내린 바 있습니다.

 

원안위 관계자는 “사고 조사를 통해 방사선 장비의 배선이 변경되면서 인터락(안전장치)이 작동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지만, 누가 왜 배선 변경을 했는지 등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파악할 수는 없었다”며 “원안법 114조의 경우 사업자 과실이나 고의성 여부가 입증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데, 그런 부분조차 밝혀진 내용이 없어 명확한 사고 규명을 위해 검찰 수사를 의뢰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태양 삼성전자 부사장이 지난 10월22일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근로복지공단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안법 114조는 ‘방사성물질 등과 원자로 및 관계시설, 핵연료주기시설, 방사선발생장치를 부당하게 조작해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위험을 가한 사람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인터락 미작동 사실이 확인된 만큼, 향후 검찰 수사에서 이에 대한 ‘부당한 조작’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사고에 대해 고용부는 삼성전자의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중대재해법은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 2명 이상이 발생한 경우 해당 사고를 중대재해로 봅니다.

고용부는 지난달 15일 근로복지공단이 방사선 피폭 피해자 2명 모두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서 중대재해법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삼성전자, ‘중대재해 미신고’ 이의제기 검토

 

삼성전자는 방사선 피폭 피해가 부상이 아니라 질병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의무 사항인 중대재해 발생 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고용부는 지난 10월 사고로 인한 부상으로 판단, 삼성전자에 중대재해 발생 미보고에 따른 과태료 3000만원을 부과한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고용부의 과태료 부과에 대한 이의제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고 원인을 부상이 아닌 질병으로 주장하는 상황에서 과태료 납부는 중대재해를 인정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윤태양 삼성전자 최고안전책임자(CSO) 부사장은 지난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출석해 “아직도 피폭을 질병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깊이 검토 중”이라고 했습니다.

또 고용부의 과태료 처분과 관련해서도 “(이의 신청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원안위 과태료는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원안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원안법 위반으로 인한 과태료를 이의제기 신청 마감 전인 지난달 20일 납부했다”며 “원안법에서는 산안법이나 중대재해법과 달리 방사선 사고를 질병이나 부상 등의 구분 없이 사고 발생 자체를 놓고 평가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검찰 수사로 구체적인 사고 경위가 밝히지면 이를 고려해 노동부가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 등을 판단할 수는 있다”고 전했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용부의 중대재해 수사도 진행 중이라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히기 힘든 상황”이라며 “관계 당국의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정기회의 모습.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newstomato.com |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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