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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사회 '명태균 게이트'에도 존재감 없는 공수처
[뉴스토마토 오승주 선임기자] ‘명태균 게이트’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지만,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는 존재감이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공직자를 수사할 수 있는 공수처지만, 명태균 게이트와 관련해 공수처로 고발까지 됐지만, 실제로는 인력과 조직력 부족 등으로 수사가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겁니다.

 

 

일각에서는 공수처법을 개정해 공수처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윤석열정부에서 드러난 각종 ‘김여사 의혹’등을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는 검찰을 되짚어 볼 때 공수처가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0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공수처 국정감사에서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의 '공수처가 존속돼야한다고 생각하는 분은 손을 들어달라'는 질문에 손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턱없이 부족한 수사 인력

 

공수처는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에 대한 수사를 수사4부(이대환 부장검사)에 배당했습니다.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이 지난 9월23일과 30일 두 차례에 걸쳐 윤 대통령과 김 여사,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명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한 데 따른 겁니다.

 

 

고발 내용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퇴임 이후부터 대통령 당선될 때까지 80차례에 걸쳐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3억7520만원 상당의 정치자금을 기부받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수사는 아직 착수 상태에만 머물러 있습니다.

본격 수사에 나서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게 법조계 관측입니다.

 

수사4부는 현재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과 명태균 게이트, 마약사건 세관 직원 연루 의혹 사건 등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모두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대통령실과 관련한 의혹입니다.

중요 사건들입니다.

 

하지만 공수처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전체 검사 정원은 법적으로 25명인데, 현재 15명만 남은 상태입니다.

특히 이대한 수사4부장을 비롯한 부장급 주력 검사 4명은 임기 만료를 이틀 앞둔 지난 25일에야 윤 대통령이 늑장으로 재가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행태로 인해 공수처의 수사 동력도 상당 부분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게다가 공수처는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2명을 선발해 윤 대통령에게 추천했지만, 그 조차도 재가가 나지 않고 있습니다.

 

경기 과천 정부청사에 위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모습. (사진=뉴시스)

 

공수처법 개정해 '강한 공수처' 만들어야

 

법조계에서는 공수처가 제 역할을 하려면 공수처법을 개정해 ‘강하고 안정감 있는 공수처’로 만들어야 한다는 입을 모읍니다.

 

 

고위공직자로만 한정된 수사 대상을 넓히고, 인력을 보강하는 건 물론 수사 인력의 짧은 임기를 늘려야 한다는 겁니다.

임기를 연장하거나 새 수사 인력을 선발할 때 대통령 재가를 받아야 하는 구조도 탈피하는 등 법적으로 안정된 조직으로 거듭나자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명태균 게이트도 공수처가 사건을 수사부에 배당했지만, 현행법으로 명씨 수사는 힘들 전망입니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고위공직자에 해당하지만, 명씨는 대상이 아닙니다.

 의혹에 연루된 자라면 고위공직자가 아니더라도 수사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애초부터 한계가 뚜렷한 모순을 갖게 되는 겁니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지난 14일 국정감사에서도 “정치자금부정수수죄에서 고위공직자의 상대방은 공수처 수사 대상으로 지정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현행 공수처법상 명씨는 고위공직자가 아니기 때문에 수사를 할 수 없다는 겁니다.

 

오 처장은 그러면서 “공수처가 제대로 수사를 할 수 있도록 그 부분에 대해서는 속히 법률 개정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공수처 검사의 신분보장도 관건입니다.

공수처 검사 임기는 3년입니다.

심사를 거쳐 최대 3회(최대 12년)까지만 연임(최장 12년)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야 한다는 겁니다.

대통령이나 가족이 엮인 사건을 수사하라고 만든 조직이 공수처인데, 대통령의 재가가 떨어지지 않으면 수사의 맥락이 끊어지게 됩니다.

 

이번 22대 국회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을 역임한 이성윤 민주당 의원이 공수처 검사 임기를 7년으로 늘리는 법안을 발의했지만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오승주 선임기자 seoultubby@etomato.com

newstomato.com | 오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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