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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경제 국힘 ‘탄핵 반대’ 당론에 한동훈주↓·이재명주↑
[뉴스토마토 강승혁 기자]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자 불개미(고위험 투자자)들의 희비도 엇갈렸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소년공 시절 근무한 오리엔트시계의 관계사인 오리엔트정공은 주식시장에서 이틀째 새빨간 불기둥을 그렸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같은 '청주 한씨' 창업주를 둔 태양금속은 하루 만에 새파랗게 질렸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0월 2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중앙포럼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리엔트정공은 이날 상한가(1911원)로 출발한 시초가를 장 마감까지 유지했습니다.

최종 매수 잔량이 299만주에 달합니다.

오리엔트정공을 비롯해 이 대표 관련주로 묶인 11개 종목들의 이날 평균 상승률은 12%대에 달했습니다.

 

이재명주 수급 독차지…한 테마주는 '투매'

 

동신건설과 에이텍은 오전에 상한가가 풀렸다가 오후에 다시 상한가에 진입하는 저력을 보였습니다.

동신건설은 이 대표의 고향인 경북 안동에 본사가 있으며, 에이텍의 경우 신승영 대표이사 겸 최대주주가 성남창조경영 CEO포럼의 운영위원직을 역임했습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상한가를 기록한 7개 종목 중 3개가 이 대표 관련주일 정도로 시장 수급을 독차지했다는 평가입니다.

 

네이버페이 '내자산' 서비스에 따르면 에이텍 투자자 1046명의 매입 평균 단가는 2만3889원인데, 이날 상한가로 인해 평균 수익률이 2.14%로 양전에 성공했습니다.

이외에 에이텍모빌리티(+21.41%), 이스타코(+17.49%), 일성건설(+13.58%), 토탈소프트(+12.76%) 등 이 대표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종목들이 강한 오름세를 나타냈습니다.

 

그러나 이 대표 관련주라고 해서 모두 오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WISCOM(-10.07%), 코이즈(-8.44%) 등은 하락했습니다.

두 회사 모두 임원이 이 대표와 중앙대학교 동문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와 달리 한 대표 관련주는 장중 내내 낙폭을 키웠습니다.

이 중에서도 덕성의 하락률이 14.82%로 뚜렷했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당초 덕성은 윤석열 대통령 관련주로 분류됐습니다.

한 대표가 정치권에 들어설 당시만 해도 윤 대통령의 심복으로 여겨져 '한동훈 관련주'로 편입된 이력이 있습니다.

현재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면서도 탈당에는 동의하는 입장입니다.

'심복' 이미지가 옅어진 셈입니다.

 

또 한 대표의 이민 정책 수혜주로 꼽히는 슈프리마에이치큐는 장 초반 -4.21%였던 낙폭이 장중 -15.09%까지 심화했습니다.

사외이사와의 인맥으로 얽힌 노을은 전일 대비 16.14% 내린 3170원, 체시스의 경우 13.13% 하락한 1416원에 거래됐습니다.

이날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된 태양금속은 주가가3090원으로 13.32% 내렸습니다.

다만 오파스넷은 주가가 오르내림을 반복하다가 2.08% 오른 8830원으로 마감, 방어에 성공했습니다.

 

윤 대통령 탄핵이 추진된 지난 4일 '차기 권력'에 가까워진 이 대표와 한 대표 관련주가 모두 오름세를 탔으나, 이날은 국민의힘이 탄핵 반대 당론을 공식화하면서 권력의 이전 시기와 맞물린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희석된 탓에 한 대표 관련주가 방향성을 바꾼 것으로 분석됩니다.

 

테마주 투자, '살얼음 걷기' 경고

 

이처럼 정치 테마주는 분석할 수 없는 기대감에 따라 주가가 움직인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현재 주식시장 전반이 침체된 상황에서 정치 테마주는 투자 위험이 매우 크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입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환율과 금리 상승에 더해 정치적 리스크까지 장기화하면 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시장에 부정적일 수 있다"며 "우리 시장이 갑자기 좋아질 만한 호재는 별로 없는 상황이지만 테마주 투자는 보수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본회의에 보고된 윤 대통령 탄핵안의 표결 결과가 확인된 후에는 이 같은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탄핵안이 통과될 경우 차기 권력으로 지목된 후보들과 관련된 혹은 관련됐다고 소문이 난 주식들이 수급에 따라 제각각 향배가 갈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면 탄핵안이 부결되면 이 대표 관련주는 상당한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란 예상이 나옵니다.

예측할 수 없는 변수여서 그로 인해 발생할 투자자들의 손실 규모를 어림잡기 어렵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발간한 '자본시장포커스'에 따르면 20대 대선 당시 정치테마주는 관련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 등락이나 정치적 이벤트에 따라 급등락을 보이다가, 선거 직전(13~24거래일 전)부터 빠르게 하락했습니다.

정치테마주로 거론된 직후 급격히 올랐다가 바로 거래정지된 경우도 있습니다.

 

내년 3월 31일 공매도가 재개된 후에 대통령 선거가 이뤄질 때의 '경우의 수'도 고려해야 합니다.

공매도 제한이 없었던 19대 선거 국면에서는 거의 모든 정치테마주 종목에 공매도 거래가 집중됐습니다.

 공매도 거래는 테마주 주식들이 과대평가됐다고 판단해 가격 하락을 예상한 배팅일 가능성이 큽니다.

 

금융감독원은 계엄 사태 여파로 정치인 테마주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것과 관련해 시장 감시를 강화하는 조치를 예고했습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상징후를 보이는 정책·정치테마주에 대해 정밀 분석을 실시하고 투자자 피해 우려 시 소비자경보를 발령하는 등 투자자 주의 환기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강승혁 기자 ksh@etomato.com

newstomato.com | 강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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