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아이들이 분주해졌습니다.
가지고 싶은 선물을 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산타할아버지한테 갖고 싶은 선물을 가져다 달라며 편지까지 쓰기 시작했습니다.
트리에도 편지를 얹어놓고, 거실 창문에도 붙여놓았습니다.
사실 편지 쓰기는 산타의 존재를 알고 있는 큰 아이가 한글을 모르는 동생을 위해 대필에 나서며 시작했습니다.
본인 역시 엄마, 아빠한테 가지고 싶은 선물을 말해 받을 수 있겠거니 싶었던 거죠. 그런데 선물로 사달라는 포켓몬 카드에 대해 모두 'NO'를 외치자 더 열심히 편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트리 앞에 본인이 아끼는 간식까지 놓으면서요. '산타할아버지, 포켓몬 카드 샤이니스타 팩을 원해요. 이 초콜릿도 드시고 가세요'라고요.
산타할아버지의 존재를 알고 있음에도 산타할아버지라면 크리스마스 하루만큼은 원하는 것을 해 줄 것이란 믿음이 연필을 들게 했습니다.
산타할아버지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하루하루 행복한 아이가 돼서 말이죠.
산타페스티벌 행사. (사진=뉴시스)
성탄절을 하루 앞두고 산타할아버지에 대한 아이의 부푼 기대감을 보며 행복감이 들다가도 현실로 눈을 돌려보면 어수선한 정국이 개탄스럽습니다.
비상계엄에서 시작한 혼란이 여전히 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탓입니다.
대통령 탄핵 추진에 끝나지 않고 대통령 직무대행인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 발의가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치적 불안은 사회 곳곳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소비자동향조사를 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전월 대비 12.3포인트 급락했습니다.
낙폭만 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지난 2020년 3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정국의 혼란스러움이 시민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된 영향입니다.
해외에서 우리를 바라보면서 느끼는 불안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고환율 기조가 이를 방증하죠. 내년 경기회복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아이처럼, 산타할아버지를 불러 소원을 말해보고 싶은 요즘입니다.
산타할아버지 존재만으로도 방실방실해지는 아이들의 마음을 모두가 잠시라도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마음에 담긴 산타할아버지가 모여 현재의 사회적 불안을 잠재워줄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