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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경제 [IB토마토](아듀2024)회사채 시장 활기…차환 몰리고 자본확충 더해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7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올해 회사채 시장은 발행 규모가 대폭 증가했다.

그룹사 중심으로 대규모 채권 차환이 계속됐고, 보험업계는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자본성증권 물량을 크게 늘렸다.

수요예측 매수 주문도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다만 신용등급이 낮고 재무건전성이 부진한 일부 회사채는 여전히 미매각이 발생했다.

올해 초에는 증권사의 발행금리 오기재로 조달이 취소되기도 했다.

 

 

(사진=SK)

 

올해도 최대 이슈어 ‘SK그룹’

 

재계 서열 2위 SK(003600) 그룹은 올해도 회사채 시장에서 최대 이슈어 지위를 차지했다.

SK는 그룹사 통틀어 총 7조6750억원 규모의 공모사채를 발행했다.

다음 순위인 한화(000880)(4조4740억원)나 LG(003550)(4조1700억원) 그룹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

 

개별적으로 SK가 1조6100억원 발행한 데 이어 ▲SK하이닉스(000660) 7500억원 ▲SK텔레콤(017670) 7000억원 ▲SK브로드밴드 5250억원 ▲SK에코플랜트 5160억원 ▲SK E&S 5000억원 등이 있었다.

 

SK는 조달한 자금 전액을 기발행 채권 채무상환에 사용했으며,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역시 빚 갚는 데 썼다.

SK브로드밴드의 경우 채무상환과 시설자금으로 썼는데, 시설자금은 망 증설과 단말 교체 등 네트워크 인프라 투자 건이다.

 

회사채 시장에서는 통상 지주 중심의 그룹사 물량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계열사가 다수인만큼 공급 규모가 크고, 기존 채권에 대한 차환 필요성도 높아서다.

기관투자자 수요가 커 조단위가 넘는 대량의 자금이 몰리기도 한다.

SK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물량을 매년 내놓고 있다.

 

(사진=한화생명)

 

채권 대폭 늘린 보험업계…한화생명만 2조원

 

보험업계는 올해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 발행을 대규모로 늘린 곳으로 꼽힌다.

자본적정성 지표인 K-ICS 비율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K-ICS 비율은 통상 150%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데 금리 환경이나 제도적 여건이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자본성증권은 발행한 금액만큼 K-ICS 내 가용자본을 늘릴 수 있는 수단이다.

 

발행 규모는 지난해 K-ICS 체계로 전환된 이후 분기당 1조원 정도였는데 올 3분기에는 3조원을 돌파했다.

보험사 가운데 특히 한화생명(088350)이 약 2조원 규모의 자본성증권을 발행했다.

제5회차 신종자본증권 5000억원, 제6회차 신종자본증권 6000억원, 후순위사채 8000억원 등이다.

기발행 채권 차환도 있지만 새로운 자본확충 규모가 더 크다.

 

한화생명의 K-ICS 비율은 3분기 예상치가 164.5%다.

이달 발행한 후순위채 효과까지 고려하면 170.9%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새해에는 시장금리가 더 떨어지고, 보험부채 할인율 조정이 추가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K-ICS 하방 압력이 거세다.

보험업계는 이에 대비한 선제적 자본확충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수요예측 최대 기록 또 갈아치운 ‘LG엔솔’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지난해 기록했던 수요예측 최대 매수 주문 4조7200억원을 올해 다시 갈아치웠다.

지난 2월 최초 발행금액 8000억원 모집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는 5조6100억원 규모의 자금이 몰렸다.

 

수요예측 흥행에 따라 LG엔솔은 발행금액을 두 배인 1조6000억원으로 늘렸다.

조달한 자금은 원재료인 양극재 구매 대금 3200억원, 합작법인 신규 투자 1조2800억원으로 활용한다.

합작법인 투자는 북미 지역에 있는 생산공장 세 곳에 대한 건이다.

 

당시 LG엔솔은 기관투자자의 자금 집행이 집중되는 시기에 채권을 발행하면서 ‘연초 효과’를 누렸다.

여기에 2차전지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 기대감도 반영됐다.

전방산업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2차전지 공급이 확대됐다는 것이다.

 

(사진=효성화학)

 

효성화학, 올해도 전액 미매각

 

효성화학(298000)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했다.

총 세 차례 회사채 발행에 나섰는데 모두 미매각 참사가 났다.

제12회차 500억원, 제13회차 500억원, 제15회차 300억원 등 전액 미매각이다.

 

그 결과 발행금리는 수요예측 공모희망금리 최상단에서 결정됐다.

7.5%~7.8% 수준의 고금리다.

발행 목적은 기존에 발행한 채권 차환이다.

 

효성화학은 지난해에도 12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서 전액 미매각이 발생한 바 있다.

 주력 제품인 폴리프로필렌(PP) 업황 둔화와 베트남 법인의 실적 부진이 재무 부담을 늘렸던 탓이다.

특히 석유·화학 업황의 부진한 기조가 올해도 지속되면서 채권 발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효성화학은 기본적으로 회사채 발행 신용등급이 BBB+급으로 낮은데 재무안정성도 좋지 못한 상태다.

지난 3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1117억원이며 영업이익률은 –5%로 나온다.

부채비율은 9779%까지 치솟았으며, 차입금의존도는 82.8%로 높다.

 

(사진=신한투자증권)

 

한화, 증권사 ‘오타’로 채권 발행 취소

 

올해 초에는 증권사의 신고서 오기재로 채권 발행이 취소되기도 했다.

한화는 지난 1월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섰는데, 대표 주관사 중 한 곳이었던 신한투자증권이 발행금리를 잘못 기입하는 바람에 거래가 중지됐다.

 

 

채권을 상장하고 수요예측까지 진행했지만 금융당국이 원칙상 수정이 어렵다고 강조하면서 발행 자체가 무산된 것이다.

 증권신고서 정정은 청약 전일까지만 가능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신한투자증권은 이후 주관사 자격을 자진 반납했다.

한화는 발행 취소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조달에 나서면서 자금을 확보했다.

 

해당 문제는 특히 수요예측 이후 상장까지 마친 뒤 발행이 취소됐다는 점에서 투자자 보호가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채권 발행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상장 전날까지 발행 등록 사실 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한 것이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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