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전남 영광과 곡성, 부산 금정, 인천 강화 등 4개 지역의 기초단체장과 서울시 교육감을 뽑는 10·16 재·보궐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당초 정치권은 여야 모두 이번 선거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듯했지만, 선거가 임박할수록 '텃밭'이라 여겼던 지역의 판세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막판 총력전에 나서고 있습니다.
10·16 재·보궐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와 거리 유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남 영광, '민주·조국혁신·진보' 삼파전
10·16 재보궐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11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남 영광으로 향했습니다.
당초 계획에 없던 저녁 현장 유세 활동을 위해섭니다.
사전투표 이튿날인 12일 오전에는 부산에서 지원 사격에 나섭니다.
보궐선거에 크게 역량을 집중하지 않았던 지난달 초와 비교하면 사뭇 달라진 모습입니다.
민주당의 '호남 챙기기'는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등 경쟁자들의 약진과 무관치 않습니다.
조국혁신당은 일찌감치 영광 월세살이에 돌입하며 호남 민심잡기에 나섰습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 추석 연휴 당시 주민들과 농사일을 함께하는 등 5박6일간 약 5000㎞를 도는 강행군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진보당 역시 2000명 안팎의 당원들을 내려보내 지역민과 스킨십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최근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 역시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의 선전을 뒷받침합니다.
리얼미터가 <남도일보>의 의뢰로 지난 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7~8일 실시, 무선 가상번호·유선 RDD ARS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이석하 진보당 후보가 35.0%로 가장 높은 지지도를 얻었습니다.
장세일 민주당 후보는 33.4%, 장현 조국혁신당 후보는 27.4%를 각각 기록했습니다.
세 후보의 지지율이 모두 오차범위 내에서 초접전 양상을 보였습니다.
안심했던 안방에서의 위기에 민주당 지도부는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23일 전남 영광에서 선거 지원을 위한 첫 현장 최고위원회를 개최한 이후 수시로 호남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한글날 연휴였던 지난 9일에는 이틀이나 전남 영광에 머물기도 했습니다.
당시 이 대표는 "지방 유세 다닐 때 한 동네에 1박2일로 있는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며 "정권에 경고장을 던져야 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대여 전선, 정권심판 전선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장세일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표심을 호소했습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9일 오후 부산 금정구 부산대 앞에서 10·16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윤일현 금정구청장 후보의 유세를 지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 금정, '보수 텃밭' 지위 흔들
이처럼 호남에서는 집토끼 지키기에 여념 없는 민주당이지만 부산에서는 도전자의 입장에서 공세를 올리고 있습니다.
부산 금정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여파가 남았던 2018년 지방선거 외에는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을 만큼 보수 성향이 짙은 곳이기도 한데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단일화 이후 판세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기관 에브리리서치가 <뉴스피릿·에브리뉴스> 공동 의뢰로 지난 6~7일 실시해 10일 공표한 여론조사 결과(무선 100% ARS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김경지 민주당 후보가 45.8%,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가 42.3%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한 것입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사흘마다 부산을 찾아 표심을 호소할 수 밖에 없는 배경입니다.
"국힘 패배, 한동훈 거취 위협"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보궐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는데요.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텃밭에서 승리를 놓친다면 리더십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습니다.
두 정당 중에서도 국민의힘의 한동훈 대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박 평론가는 평가했는데요. 그는 "국민의힘의 대중적 인기가 없어진 상황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단일화는 엄청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김건희 여사 등의 문제로 국민들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현실이 변수"라고 짚었습니다.
이어 그는 "한동훈 대표가 금정구청장 선거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어졌다"며 "국민의힘이 질 경우 한 대표가 거취를 결정해야 할 상황까지 올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민주당의 경우 진보당과 조국혁신당의 득표 결과에 따라 파장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박 평론가는 "호남 지역은 인물만 좋으면 진보당 후보도 당선이 될 수 있는 곳"이라며 "진보당 후보가 앞선다는 것은 인물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의미다.
민주당이 진다고 해도 이재명 대표에 리더십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다만 조국혁신당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는다면 민주당의 위기감은 커질 수 있다고 그는 전망했습니다.
박 평론가는 "이번 선거에서 조국혁신당의 선전은 향후 지방선거에서 조국혁신당이 민주당과 '호남 전면전'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며 "만약 민주당과 당대당 통합을 논의하게 될 때 더 큰 지분을 요구할 수 있는 동력이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newstomato.com | 김진양 기자
당초 정치권은 여야 모두 이번 선거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듯했지만, 선거가 임박할수록 '텃밭'이라 여겼던 지역의 판세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막판 총력전에 나서고 있습니다.
10·16 재·보궐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와 거리 유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남 영광, '민주·조국혁신·진보' 삼파전
10·16 재보궐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11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남 영광으로 향했습니다.
당초 계획에 없던 저녁 현장 유세 활동을 위해섭니다.
사전투표 이튿날인 12일 오전에는 부산에서 지원 사격에 나섭니다.
보궐선거에 크게 역량을 집중하지 않았던 지난달 초와 비교하면 사뭇 달라진 모습입니다.
민주당의 '호남 챙기기'는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등 경쟁자들의 약진과 무관치 않습니다.
조국혁신당은 일찌감치 영광 월세살이에 돌입하며 호남 민심잡기에 나섰습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 추석 연휴 당시 주민들과 농사일을 함께하는 등 5박6일간 약 5000㎞를 도는 강행군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진보당 역시 2000명 안팎의 당원들을 내려보내 지역민과 스킨십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최근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 역시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의 선전을 뒷받침합니다.
리얼미터가 <남도일보>의 의뢰로 지난 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7~8일 실시, 무선 가상번호·유선 RDD ARS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이석하 진보당 후보가 35.0%로 가장 높은 지지도를 얻었습니다.
장세일 민주당 후보는 33.4%, 장현 조국혁신당 후보는 27.4%를 각각 기록했습니다.
세 후보의 지지율이 모두 오차범위 내에서 초접전 양상을 보였습니다.
안심했던 안방에서의 위기에 민주당 지도부는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23일 전남 영광에서 선거 지원을 위한 첫 현장 최고위원회를 개최한 이후 수시로 호남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한글날 연휴였던 지난 9일에는 이틀이나 전남 영광에 머물기도 했습니다.
당시 이 대표는 "지방 유세 다닐 때 한 동네에 1박2일로 있는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며 "정권에 경고장을 던져야 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대여 전선, 정권심판 전선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장세일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표심을 호소했습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9일 오후 부산 금정구 부산대 앞에서 10·16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윤일현 금정구청장 후보의 유세를 지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 금정, '보수 텃밭' 지위 흔들
이처럼 호남에서는 집토끼 지키기에 여념 없는 민주당이지만 부산에서는 도전자의 입장에서 공세를 올리고 있습니다.
부산 금정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여파가 남았던 2018년 지방선거 외에는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을 만큼 보수 성향이 짙은 곳이기도 한데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단일화 이후 판세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기관 에브리리서치가 <뉴스피릿·에브리뉴스> 공동 의뢰로 지난 6~7일 실시해 10일 공표한 여론조사 결과(무선 100% ARS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김경지 민주당 후보가 45.8%,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가 42.3%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한 것입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사흘마다 부산을 찾아 표심을 호소할 수 밖에 없는 배경입니다.
"국힘 패배, 한동훈 거취 위협"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보궐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는데요.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텃밭에서 승리를 놓친다면 리더십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습니다.
두 정당 중에서도 국민의힘의 한동훈 대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박 평론가는 평가했는데요. 그는 "국민의힘의 대중적 인기가 없어진 상황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단일화는 엄청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김건희 여사 등의 문제로 국민들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현실이 변수"라고 짚었습니다.
이어 그는 "한동훈 대표가 금정구청장 선거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어졌다"며 "국민의힘이 질 경우 한 대표가 거취를 결정해야 할 상황까지 올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민주당의 경우 진보당과 조국혁신당의 득표 결과에 따라 파장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박 평론가는 "호남 지역은 인물만 좋으면 진보당 후보도 당선이 될 수 있는 곳"이라며 "진보당 후보가 앞선다는 것은 인물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의미다.
민주당이 진다고 해도 이재명 대표에 리더십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다만 조국혁신당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는다면 민주당의 위기감은 커질 수 있다고 그는 전망했습니다.
박 평론가는 "이번 선거에서 조국혁신당의 선전은 향후 지방선거에서 조국혁신당이 민주당과 '호남 전면전'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며 "만약 민주당과 당대당 통합을 논의하게 될 때 더 큰 지분을 요구할 수 있는 동력이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