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시간날 때 혼자서 이것 저것 하는 것을 꽤 좋아합니다.
웬만한 프로스포츠 경기는 국가대항전은 물론 리그까지 챙겨보고, 나이에 걸맞지 않게 FPS 게임도 좋아하는 편입니다.
최근에는 자취를 시작한데다 '흑백요리사'에 열광하며 요리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죠.
충분히 취미라고 부를 수 있고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것들이죠. 그런데 유일하게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취미가 있습니다.
록밴드를 만들어 합주를 하고, 가능하다면 공연까지 해보는 건데요.
철 없던 10대 시절 록 음악에 한창 빠져 살았고, 대학 입학 후에는 오직 밴드 동아리에 들어가겠다는 일념뿐이었습니다.
나름 오디션까지 봐서 들어가야했던 밴드에 운 좋게 합격했었는데, 제대로 할줄 아는 악기가 없어서 그나마 할 줄 아는 보컬을 시작했죠.
첫 합주가 아직도 기억납니다.
다들 그 치열한 입시공부를 하는 와중에 어쩜 악기 연주까지 기가 막히게 하는지... 그런데 제 노래 실력은 형편 없었습니다.
녹음된 제 목소리를 듣는 게 그렇게 끔찍한 일이라는 걸 그 때 처음 알았습니다.
그래도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나갔고, 여러 무대 경험도 쌓다보니 합주가 정말 재밌어졌습니다.
사실 아마추어다보니 첫 합주가 어색한 건 불혹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입니다.
그래도 함께 박자를 맞춰보고, 코드 진행을 논의하고, 종국에는 액션 하나하나 맞추는 게 여간 재미있는게 아닙니다.
오랜만에 선후배들과 팀을 만들어서 합주를 해보고 있습니다.
철 지난 메탈음악을 들고 나왔지만 함께 호흡을 맞추는 재미는 여전합니다.
딱히 취미라고 부를 게 없는 지인들이 종종 제게 물어봅니다.
밴드 합주 재미있냐고 말이죠. 저는 그 물음에 사람들과 호흡을 함께 맞춰나갈 수 있는 행위 중에 이만큼 재미있는 게 없다고,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꼭 시작해보라고 권합니다.
그거 너무 시끄럽지 않냐고, 귀 아프지 않냐는 사람에게는 록 음악계에서 전해지는 격언 하나를 알려주고는 합니다.
'If it's too loud(그게 너무 시끄럽다면), You're too old(네가 너무 늙은거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