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니가타현 사도에 있는 사도광산은 '니시미카와긴잔'(西三川砂金山)과 '아이카와쓰루시긴긴잔'(相川鶴子金銀山) 등 2개로 구성돼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12일 니가타현 사도에 있는 사도광산의 상징적 채굴터인 아이카와쓰루시긴긴잔의 '도유노와리토(道遊の割?)'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오는 24일 일본 사도섬에서 열리는 '사도광산 추도식'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이쿠이나 아키코 일본 정무관(차관급)이 참석합니다.
사도광산 피해자 유가족의 참석 비용까지 우리나라가 지불한 상황에서 일본 측의 진정성에 대한 의심이 불가피합니다.
22일 일본 외무성은 "이쿠이나 정무관이 23∼24일 이틀 일정으로 사도시를 방문한다"며 "방문 중 추도식에 참석하고 사도광산 시찰 등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2022년 참의원(상원)에 처음 당선된 이쿠이나 정무관은 이시바 시게루 내각에서 외무성 정무관으로 기용됐습니다.
일본 외무성에서 정무관은 차관급 인사로, 장관급인 외무대신과 차관급인 외무부 대신 바로 아래입니다.
그런데 이쿠이나 정무관은 지난 2022년 8월 15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바 있습니다.
'한·일이 징용과 위안부 문제로 계속 대립하고 있는 데 관계 개선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느냐'라는 자국 언론의 설문조사에 "대립하는 문제에서 한국 정부가 더 양보해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 추도식에 정부 고위관계자의 참석을 요구한 우리 정부의 일정 부분 호응하긴 했지만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남은 모양새입니다.
사도광산 조선인 노동자 전시실에 '강제 노역'이라는 표현은 여전히 빠져있고, 피해 유가족들의 체류비 등 관련 비용도 주최 측인 일본이 아닌 우리 정부가 부담합니다.
또 추도사에 조선인 노동자가 언급되는지 여부도 아직까지 분명하지 않습니다.
특히 하나즈미 히데요 일본 니가타현 지사는 "(추도식은)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다'는 것을 관련된 분들에게 보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혀 추도식이 사과나 반성보다 세계문화유산 등록에 의미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편 우리 외교부는 일본 정부의 사도광산 추도식 참석자 발표 직후 예고했던 백브리핑을 돌연 취소했습니다.
백브리핑은 언론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상세한 배경 설명을 해주는 비공식 브리핑입니다.
외교부는 추도식 준비 현황 백브리핑 예정 시간 5분을 앞두고 취소 사실을 알렸습니다.
백브리핑을 앞두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이쿠이나 정무관의 참석 사실이 밝혀진 영향으로 보이는데요. 외교부 당국자는 "백브리핑 취소는 외교부 차원에서 결정한 것"이라면서 "국민과 국익을 위해 일하는 정부로서 국민의 알 권리를 적절히 충족시키지 못하는 데에 대한 비판을 한다면 받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추도식 취지 변질에 따른 '보이콧' 가능성까지 거론됩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