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필리핀 국빈 방문에 동행한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0월 6일(현지시각) 마닐라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김건희 여사가 조용합니다.
김 여사는 올해 더 이상 대외 활동을 하지 않을 예정인데요.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도 함께 가지 않았습니다.
김 여사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지만 존재감이 대단합니다.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 보도 속에서 김 여사가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의 증거들이 계속 나옵니다.
이 사건으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한 때 밑바닥을 치기도 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김 여사가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말들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김 여사가 머리를 숙인 적은 딱 한 번 입니다.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이던 시절에 주가조작 논란이 생겼을 때 입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물론 그 전에도 사과를 하긴 했습니다.
개와 사과를 내민 일명 '개사과'입니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 김 여사의 문제가 나날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김 여사는 잠시 '잠수'를 탔습니다.
이번에는 얼마나 조용하게 있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지난 7일 대통령 기자회견·대국민담화 전까지도 김 여사의 대국민 사과를 검토하는 방안이 거론됐는데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대신 윤 대통령이 머리를 숙였습니다.
사과의 주체는 없었습니다.
김 여사에게는 침묵은 금이라는 말이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억울하면 김 여사가 직접 나서 사실관계를 바로 잡으면 됩니다.
오는 28일 김건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본회의 재표결에 부쳐집니다.
국민의힘에서 8표의 이탈 표가 나오면 윤 대통령은 말 그대로 위기를 맞습니다.
거부권(재의요구권)이 소용없어 집니다.
이때 하는 사과는 늦습니다.
자길 좀 봐달라는 이야기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특별감찰관, 제2부속실에 대한 기대감도 별로 없습니다.
오히려 김 여사가 관리를 받는다는 명분으로 더 당당하게 나설까봐 걱정됩니다.
두 조직은 리스크 예방적 차원의 역할을 하지 과거의 잘못을 바로 잡기위해 만들어지는 곳이 아닙니다.
과연 김 여사가 침묵을 깨고 자신을 향한 여러 의혹에 관해 직접 사과와 해명을 하는 날이 올까요?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