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령을 발표한 가운데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경찰들이 국회의원, 의원 보좌진, 취재진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비상계엄 선포는 1979년 10월 이후 45년 만으로, 1987년 민주화 이후 초유의 사태인데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강건하게 지켜낼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힘을 보태달라"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밤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당장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풍전등화 운명에 처해있다"며 "북한 공산세력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야당의 감사원장·검사 탄핵소추 추진과 감액 예산안 단독 처리 등을 거론하며 "자유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 기관을 교란시키는 것으로서,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라고 규정했습니다.
이어 "국민의 삶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탄핵과 특검 야당 대표의 방탄으로 국정이 마비상태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긴급 담화를 발표한 직후 국방부는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개최하고 전군에 비상경계·대비태세 강화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계엄사령부는 또 이날 밤 11시부로 대한민국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계엄사령부 포고령'을 포고했습니다.
계엄사령관을 맡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포고령 1항에서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거나, 전복을 기도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하고, 가짜뉴스, 여론조작, 허위선동을 금한다"며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고 했습니다.
야권은 윤 대통령이 이날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국회로 집결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국회로 향하는 차량 안에서 라이브 방송을 통해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해야 하는데 군대를 동원해서 국회의원들을 체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이 나라를 지켜주셔야 한다.
국회로 와달라"고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저희도 목숨을 바쳐 이 나라 민주주의를 꼭 지켜내겠지만 우리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국회는 이 나라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다.
이 나라의 주인이신 국민 여러분께서 나서주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강건하게 지켜낼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힘을 보태달라"고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국회가 해제할 수 있습니다.
헌법 제77조에 따르면,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해야 합니다.
민주당 의석만 170석이라 즉각 해제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다만 야권은 정부가 국회를 폐쇄해 비상계엄 해제조차 시도하지 못하게 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비상계엄은 그동안 모두 9차례 선포됐는데요. 가장 최근엔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이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을 맞고 숨진 1979년 10·26 사태 직후였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