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외식전문기업 더본코리아가 오는 6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합니다.
가맹점 매출과 수익률 문제로 연돈볼카츠 가맹점주와 잡음이 일기도 했지만 넷플릭스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흥행 등에 힘입어 코스피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K푸드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으로 외식 사업의 해외 진출 전망은 긍정적인 반면 빽다방·홍콩반점에 집중된 매출 구조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있어 향후 더본코리아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합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서 따르면, 더본코리아 공모가는 희망 범위(2만3000~2만8000원) 상단을 초과한 3만4000원으로 결정돼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4918억원입니다.
지난달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734.67대 1, 일반 투자자 청약에서 77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1994년에 설립된 더본코리아는 빽다방, 홍콩반점 등 25개 외식 브랜드를 통한 가맹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했습니다.
현재 간편식(HMR), 식음료 소스 등을 제조·유통하는 유통사업과 '호텔 더본 제주'를 통한 호텔사업, 지역 메뉴 개발과 시장 운영방안을 컨설팅하는 지역개발사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습니다.
백 대표는 앞서 열린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외식사업 고도화와 B2B(기업간 거래) 유통 채널 확대, 적극적인 해외 진출, 소스회사 등 인수·합병(M&A)의 향후 사업 계획을 제시했습니다.
백 대표는 "상장 후에도 가맹점과의 상생은 물론 지역 개발, 해외 시장 확대 등에 힘써 진정한 글로벌 외식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습니다.
전 세계적인 K푸드 인기에 해외 진출 확대는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받지만 점점 어려워지는 국내 프랜차이즈 사업 환경에서 더본코리아의 앞날이 장밋빛만은 아닙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가 지난달 28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PO)에 참석해 기업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본코리아의 우선 과제는 빽다방과 홍콩반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입니다.
올 상반기 더본코리아 별도 기준 매출 2113억원 가운데 가맹사업 비중은 83.8%(1771억원)입니다.
브랜드별로 △빽다방 37.3% △홍콩반점 12.7%로, 매출 절반이 두 브랜드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저가 커피 시장은 원두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과 업체 수 증가로 생존 경쟁이 치열한 상황입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외식사업 내 브랜드별 매출 비중은 빽다방 41%, 홍콩반점 16%, 롤링파스타 7%"라며 "현재 수준에서 수익성 개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되나, 브랜드 수평 확장으로 안정적인 외형·이익 성장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습니다.
동시에 다른 브랜드 가치 끌어올리기도 과제입니다.
이미 잘 알려진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면 매출 기여도나 점포 확장성 등은 취약한 측면이 있습니다.
올 상반기 기준 '퀵반'과 '고속우동'은 점포가 한 곳도 없으며, '낙원곱창'은 직영점 1곳만 있습니다.
고속우동은 2018년, 퀵반과 낙원곱창은 2021년 론칭한 브랜드입니다.
더본코리아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인 한신포차는 가맹점 출점 수보다 폐점 수가 더 많았습니다.
상반기 8곳이 출점했으나 13곳이 문을 닫아 점포 수는 올 초 116곳에서 111곳으로 줄었습니다.
연돈볼카츠의 경우 출점 없이 15곳이 폐점해 점포 수는 49곳에서 34곳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연돈볼카츠 일부 가맹점주들은 가맹점 모집 과정에서 본사가 보장한 매출과 수익률이 실제와 다르다며 더본코리아를 허위·과장 광고 혐의로 공정거래위원에 신고하기도 했죠.
시장 분위기, 소비자 선호도 변화 등 프랜차이즈 사업이 안고 있는 변수 또한 더본코리아가 헤쳐 나가야 할 문제로 여겨집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더본코리아의 가장 큰 장점은 오너의 활발한 활동으로 인한 높은 기업 인지도와 이로 인한 신규 가맹점주 모집 홍보효과"라면서 "다만 소비자들은 인물을 보고 음식을 계속 사 먹지는 않는다.
재구매로 이어지려면 맛이나 가격 등에 확실한 이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은 트렌드 변화 속도가 빠르고, 업종·콘셉트별 수명 주기가 있다"며 "기존 브랜드를 끊임없이 개선하고,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는 등 변화를 지속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