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기관·외국인도 공매도를 위해 빌린 주식을 90일 안에 갚도록 하는 등 공매도 제도 개선 관련 시행령·규정 개정안이 입법예고됐습니다.

새 개정안은 기관투자자의 전산시스템 구축을 의무화하고, 모든 법인은 무차입공매도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위반 시 과태료 1억원이 부과되며 기관·임직원도 제재 대상입니다.

 

2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공포된 공매도 제도개선 관련 개정 자본시장법의 후속 시행령 개정안과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이 이날 입법예고 됐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공매도 대차 상환기간을 제한하고 무차입공매도 방지 조치를 의무화하는 등 공매도 거래와 관련된 세부 사항을 담고 있습니다.

주요 규제는 내년 3월 31일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매도를 위해 주식을 빌린 경우 상환기간은 원칙적으로 90일 이내로 제한됩니다.

상장폐지나 거래정지 등 특별한 상황에서만 상환기간을 최장 12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법인에게는 최대 1억원, 개인에게는 최대 5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법인의 무차입 공매도(주식을 빌리지 않고 매도하는 불법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도 대폭 강화됩니다.

모든 법인은 공매도 거래와 관련해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고, 주식 잔고와 거래 기록을 최소 5년간 보관해야 합니다.

 

특히 기관투자자는 공매도 전산시스템을 구축해 잔고 관리와 데이터 기록을 통해 무차입공매도를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합니다.

거래소에는 매일 잔고 정보를 제출하고, 금융감독원의 점검을 받는 체계도 마련됩니다.

 

만약 시스템을 갖추지 않거나 내부통제 기준을 어긴 경우 법인과 증권사는 각각 최대 1억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으며, 임직원은 추가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취득 제한 규정도 구체화됐습니다.

공매도 거래를 통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낮춘 후 저가에 CB나 BW를 취득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발행 공시 후 전환가액 또는 행사가액이 결정되기 전까지 공매도한 투자자는 해당 채권을 취득할 수 없습니다.

 

다만, 공매도한 주식 수만큼 시장에서 다시 매수한 경우 예외를 인정합니다.

이를 위반하면 최대 5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됩니다.

 

내년 상반기 출범 예정인 ATS(다자간매매체결회사)에서도 공매도 여부를 반드시 표시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거래소 외부에서도 공매도 거래를 명확히 식별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규정을 정비할 예정입니다.

 

이번 입법예고 기간은 다음달 31일까지입니다.

이후 규제 심사와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2025년 3월까지 개정을 완료할 계획입니다.

 

이미 시행 중인 조치도 일부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의 대주서비스 담보비율 인하(120%→105%)는 지난 3월부터 시행 중이며, 공매도 잔고 공시 기준 강화(0.5%→0.01% 또는 10억 원 이상)는 내달 1일부터 적용됩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당국과 유관기관은 개선된 제도가 내년 3월말 원활히 시행돼 공매도가 재개될 수 있도록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금융위원회 내부. (사진=금융위)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