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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종합 '기괴한' 초등 의대반


우리나라 사교육은 열기가 뜨거운 만큼 기괴합니다.

최근 알게된 '초등 의대반'에선 초등학생들이 고등학교 수학 문제를 풀고 있다고 합니다.

의대를 진학해 의사가 되면 고소득과 남부러울 것 없이 안정적인 지위가 보장되기 때문일 겁니다.

처음 보는 현실에 기괴함을 느꼈습니다.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에 따르면 최근 16개 시·도내 주요 학원가에서 취합한 '초등 의대반' 홍보물을 분석한 결과, 전국에서 총 89개 학원이 136개의 초등 의대반을 개설 및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학원에서 광고하는 내용을 살펴보면 '의대 입시 결정적 시기는 초등 4~6학년', '입시 성공은 초등학교부터…초등학교 고학년 위주의 의대·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반 개설' 등 적극적인 마케팅 문구를 볼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들은 대체로 부모의 선택에 따라 사교육을 시작합니다.

부모들은 어떻게 하면 자녀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지를 끊임 없이 고민합니다.

고민 끝에 자녀를 우리 사회에서 가장 인정 받는 의사로 만들겠다는 결론을 내리는 부모가 많기 때문에 초등 의대반까지 탄생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초등 의대반을 두고 아동 학대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은 최근 뉴스토마토 야단법석에 출연해 "우리 아이들이 어떤 면에서 학대 당하는 것"이라며 "그 시기에 많이 놀고, 관계를 형성하고, 서로 토론도 하면서 자기 생각을 나눠야 하는데 외우면서 공부만 하는 아이들로 만들었다"고 일갈했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을 배경으로 강 의원은 지난 9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일명 '초등 의대반 방지법'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과도한 선행학습을 법적으로 규제하는 개정안입니다.

 

 

드라마에 나온 멋진 의사 주인공을 보고 의사를 꿈꾼 초등학생이 초등 의대반에 들어가는 모습을 상상해봤습니다.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치고 생명을 살리는 의사를 동경한 어린 학생이, 고등학교 미적분 문제를 놓고 씨름하는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실제 초등 의대반의 부작용으로 어린 나이부터 과도한 선행학습을 한 결과 학업에 흥미를 잃어 버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학생들, 특히 초등학생들은 그 시기에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것들이 존재합니다.

어른이 되어선 다신 느낄 수 없는 무형의 것들입니다.

의대 진학만을 위해 그런 천금 같은 시간을 공부로만 채우는 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앞으로는 기괴한 초등 의대반에 들어가는 초등학생이 없길 바랍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사진=뉴시스)



newstomato.com |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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