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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정치 이상민 "계엄, 국민에 총 겨눈 것 아냐"…충암파의 '궤변'
[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국민안전을 책임지는 행정안전부 장관이 '계엄령 정당성'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습니다.

소총으로 무장한 계엄군이 '국민 대표기관'인 국회에 들이닥쳐 물리적 충돌까지 벌였지만, 이상민 장관은 "국민에게 총을 겨눈 적 없다"고 했는데요. 비상계엄 선포는 '대통령 권한' 행사의 일환이며, 이에 대한 위헌 여부는 판단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을 보좌해 국민·헌법을 수호할 책무가 있는 국무위원이 주객이 전도된 채 '대통령'만 수호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는 이번 계엄 사태의 주동세력으로 지목된 '충암파' 중 한 명으로, 윤 대통령의 충암고 4년 후배입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습적 계엄령에…"표현은 신중히" 

 

이 장관은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비상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 전체회의에서 "내란죄라는 표현에 신중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앞서 행안위 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이 비상계엄을 '12·3 윤석열 내란사태'로 부른 데 반발 겁니다.

 

윤 의원은 "이 장관과 조지호 경찰청장은 내란죄에 동조한 범죄 혐의자"라며 "경찰은 비상계엄을 해제하기 위해 모인 국회의원을 막아섰고, 이 회의는 그들을 엄벌에 처하고 진상을 규명하는 자리"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자 이 장관은 "내란의 피의자가 아닌 행안부 장관을 부른 거라면, 행안부 장관으로서 답변하겠다"고 했는데요. 이에 "본인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른다", "모르니까 그런 짓을 하지" 등 야당 의원들의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내란죄로 규정한 걸 문제 삼으며, 회의장을 퇴장했습니다.

여당 간사인 조은희 의원은 "야당은 이미 내란죄라고 판결 내린 상태에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그럼 국회가 수사·재판·처벌 모두를 하겠다는 거냐"고 따졌습니다.

이어 조 의원이 손짓하자, 여당 의원들은 전원 일어나 회의장을 빠져나갔습니다.

 

 

결국 이날 회의는 시작된 지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야당 의원만 남는 '반쪽 현안질의'가 됐습니다.

이에 윤건영 의원은 "윤석열이 저지른 범죄가 내란죄가 아니면 무엇이냐"며 "대통령이 아닌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게 국회의원이다.

이 자리 뜬 건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꼬집었습니다.

 

계엄군의 총기를 잡은 안귀령 민주당 대변인. (사진=JTBC 보도 유튜브 채널 영상 갈무리)

 

헌법 위반엔 침묵하면서…"헌법상 권한 행사했을 뿐"

 

이상민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은 내란죄 수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채현일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윤 대통령은 헌법에 규정된 권한을 행사한 것"이라며 부정했습니다.

그러나 비상계엄의 위헌성을 묻는 야당 의원들의 질문엔 "제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 장관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계엄을 선포할 수 있는데, 그 같은 비상 상황이었느냐'는 물음엔 "비상계엄은 '고도의 통치행위'로 인식되고 있다.

비상계엄 선포는 국가원수로서 통치권에 해당하고, 사법심사의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게 전통적인 학설"이라고도 했습니다.

 

 

이 장관은 또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서, 찬성·반대를 명확히 표현한 분은 없었다"면서도 "장관 11명 중 두 분 정도가 '반대'라는 표현을 썼다"고 했습니다.

그는 이어 "국무회의에서 저 역시도 김용현 장관과 함께, 우려를 표명했다.

어떻게 우려가 안 되겠느냐"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김 장관이 계엄을 건의한 당사자라는 점에서, 이 장관 역시 계엄 선포에 '적극적인 만류'를 하지 않은 걸로 해석되는 대목입니다.

채 의원은 이 점을 두고 "다른 장관들 같은 경우는 찬성·반대를 명확하게 했다"며 "추후 재판 등을 의식하고 애매모호하게 답변한다"고 질타했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newstomato.com | 유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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