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금융권의 대출규제와 정국 불안으로 부동산 시장이 상승 동력을 잃고 있습니다.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국 기준으로 한 달 가량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서울 아파트 매매가도 일부 자치구가 하락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8주 연속 하락하는 등 거래 심리 지표는 물론 강남권의 몇몇 단지에서 하락 거래까지 이뤄지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 전반의 거래 심리는 위축하고 매수 관망이 이어지는 추세입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 '보합' 눈앞…구로·금천·도봉 등 하락 전환
20일 한국부동산원의 12월 3주차(12월 16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매매가격은 0.03% 하락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39주 연속 상승을 기록하고 있지만 일부 자치구에서 하락 전환하는 등 상승세는 꺾이는 모습입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1% 올랐는데 지난주의 상승폭인 0.02%보다 줄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재건축과 신축 등 일부 선호단지에서는 매수 문의가 꾸준하고 상승거래가 발생하고 있다"며 "다만 이 외 단지에서는 대출 규제 영향 등으로 매수 관망세가 지속되며 지난주 대비 상승폭이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 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 강북권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1%, 강남권은 0.02% 올랐습니다.
강북에서는 △종로(0.04%) △용산(0.04%) △광진(0.04%) △성동(0.03%) △마포(0.02%)가, 강남에서는 △서초(0.06%) △송파(0.04%) △강서(0.03%) △영등포(0.02%)가 전주 대비 매매가격이 상승했습니다.
반면 △구로(-0.01%) △금천(-0.01%) △도봉(-0.01%)이 전주 대비 하락 전환했고, △은평(-0.02%) △동대문(-0.02%) △동작(-0.01%)은 2주 연속, △강동(-0.01%)은 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민간기관 통계에서도 서울 자치구별 하락세가 관측됩니다.
KB부동산의 주간KB아파트시장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도봉(-0.05%) △관악(-0.04%) △중랑(-0.02%)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떨어졌습니다.
서울 매매수급지수 9주 연속 하락…부동산 약세 ‘내년 상반기까지’
부동산 시장에서 물건을 거래하고자 하는 거래심리도 위축되며 실수요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8을 기록했는데요. 전주 대비 0.6포인트(p) 하락한 수치입니다.
해당 지수는 10월 셋째주를 시작으로 9주 연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매매수급지수가 100 이하면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강남권 아파트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서초와 강남, 송파 등 '강남3구'의 매매수급지수는 98.9로 역시 100 이하를 기록했습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주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실제 강남권에서 하락거래를 기록하는 단지들도 있습니다.
아실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의 '잠실엘스' 전용면적 84.8㎡는 지난 14일 25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요. 한달 전 같은 전용면적 거래액인 27억5000만원보다 1억7000만원 가량이 하락한 겁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부동산 시장 침체기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지난 19일 발표한 '2025년 주택시장 전망'을 통해 내년 3~4월까지 전반적인 주택 시장 약세를 전망했습니다.
서종대 주산연 대표는 "현 정부의 균형재정 고수에 따른 긴축강세와 수출경쟁력 약화,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상반기 중 경기 침체가 가속화할 것"이라며 "비정상적인 주담대 고금리와 대출규제도 상반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커 내년 상반기까지는 전반적인 주택시장 가격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