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계엄 관련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6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가 '윤석열정부 사람들과 상종을 못하겠다'는 취지로 본국에 보고했다고 주장한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과 설전을 벌였습니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 대사관이 김 의원 발언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낸 점을 들어 "'상종 못한다'의 영어 표현이 무엇이었느냐"고 김 의원에게 따져 물었습니다.
이에 김 의원은 "저는 한국말로 (제보를) 받았다"며 "단어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조 장관은 "똑같은 이야기라도 대외에 공개할 때는 신중하셨어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11일 골드버그 대사가 계엄 당일 조 장관과 연락이 닿지 않아 '윤석열정부 사람들하고 상종을 못 하겠다'는 취지로 본국에 보고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주한 미국 대사관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부인했습니다.
김 의원과 여당 의원들의 설전도 이어졌습니다.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김 의원이) 정중히 위원회 앞에 사과해야 하고 본인 스스로 위원직에서 사임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에 김준형 의원은 "저는 크로스 체킹(교차검증)도 안 하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우방국에서 제보하는 것을 확인도 하지 않고 지나가란 말인가"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미국이 우리가 그렇게 했다고 하겠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이날 회의에선 유창호 외교부 부대변인이 지난 5일 일부 외신에 대통령실이 작성한 '계엄 정당' 취지의 설명 자료를 전달한 일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내용이 담긴 대통령실의 언론 보도 입장문이어서 논란이 됐습니다.
당시 자료에는 '타협할 수 없는 국가안보를 훼손한 세력에 대한 불가피한 대처' 등의 표현이 담겼는데요. 이에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내란죄에 동조하는 선전죄"라고 비판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