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한화생명(088350)의 법인보험대리점 자회사(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2년 넘게 단체협약을 매듭 짓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회사 노동조합 측은 교섭권을 인정받은 합법 노조임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정당한 노조 활동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한화생명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았지만, 노조 등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보험설계사 노조와 지속적인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한화생명이 '제판분리(보험상품 개발과 판매 분리)'를 위해 영업부문을 물적분할한 회사입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정규직 노조(사무금융노조 한화생명지부)와 보험설계사 노조(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로 나뉘어 있는데요.
지난 2021년 국내 최초 보험설계사 노조로 출발한 한화생명지회는 제판분리 전부터 한화생명과 지속적으로 갈등이 있었습니다.
한화생명은 1사 1노조 원칙을 이유로 당시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노조는 지난 2022년 7월 기초협약을 맺고 회사로부터 단체교섭권을 얻었습니다.
같은 해 8월부터 보험설계사 임금인 수수료의 체계 개선과 활동비 지원 등을 놓고 회사와 단체협약에 돌입했습니다.
현재까지 44차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설계사 노조는 "교통비 지급, 장기근속자 포상 등 모회사와 비슷한 수준의 복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이 수용하지 않고 있다"며 "정당한 노조활동을 보장해달라는 문구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회사는 현행 제도상 특수고용직 노조와 교섭에 응할 의무만 있을 뿐 단체협약을 체결할 의무까지 없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후발주자로 설계사 노조가 만들어진 우체국과 삼성화재(000810)는 각각 올해 4월과 5월 단체협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우체국FC노조의 경우 △매년 임금(수수료)협약 △2년마다 단체협약 △보험계약 유지율에 따른 보상금 지급 기준 하향 △조합원 잘못이 없는 경우 수수료 환수 금지 △전국 FC실에 노조 사무실 제공 등의 내용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화생명은 한국ESG기준원(KCGS)의 2024년 ESG 평가에서 통합 A등급을 획득했습니다.
특히 노동관행과 인권, 등을 포함하는 사회(S) 분야에서 A+ 등급을 받았는데요. ESG 분야의 우수등급이 무색하게 노사 관계를 대립적으로 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근로자 대표와 회사 대표 동수로 구성된 노사협의회를 상시 운영하고 임직원과 관련한 주요 이슈에 협의 및 소통을 정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ESG평가원의 평가기준에 따라 현황을 제출했고 그에 따라 평가 받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화생명 자회사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 2022년부터 설계사 노조와 단체협상을 이어오고 있다.
(사진=한화생명금융서비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