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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정치 공개 요구에도 '김건희 라인' 굳건…한동훈 "쇄신 결심" 압박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에 앞서 대통령실의 인적쇄신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는데요. 대통령과 마주 앉은 자리에서는 '김건희 라인'이라 불리는 8명의 실명을 일일이 언급하면서 인적 쇄신을 건의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요지부동입니다.

되레 이들 중 한 명의 모습이 담긴 사진까지 공개하면서 한 대표의 요구를 외면했는데요. 모욕에 가까운 대접을 받고 돌아온 한 대표는 계속해서 '변화와 쇄신'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한 대표는 지난 21일 윤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실 내 김건희 여사 측근 그룹으로 지목된 강기훈·김오진·강훈 등 이른바 '한남동 라인' 8명의 실명을 입에 올리며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 건의했다고 합니다.

앞서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서울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십상시'로 거론한 7명에 인사비서관실 선임행정관 1명이 추가된 인사들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윤 대통령은 "누가 어떤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전달하면 그 내용을 보고 조치 여부를 판단하겠다" 답했다고 합니다.

확답을 피하면서 사실상 한 대표의 요구를 거절한 셈입니다.

 

 

이와 함께 대통령실은 산책을 하고 있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뒤로 파일철을 들고 있는 한 남성의 모습이 찍힌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이 사람은 이기정 의전비서관으로, 한 대표가 실명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진 비서관 중 한 명인데, 해당 사진을 통해서도 대통령실은 '김 여사 라인'을 쳐낼 의사가 없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죠. 

 

"공공기관 낙하산 안돼"…'용산 인사' 비판

 

한 대표는 강기훈 국정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도 거론하면서 대통령실의 인사 조치를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이날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한 대표가 대통령과 면담을 하면서 음주운전을 했던 그런 행정관인가요? 그런 분이 여전히 여기서 근무하고 있는 것 아니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자리에 배치 발령이 난다는 설들이 있다"고 말하면서 해당 사실을 확인했는데요.

 

강 선임행정관은 윤석열정부 출범 초기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권성동 의원과 윤 대통령 간 '체리따봉' 텔레그램 메시지에 등장했던 인물입니다.

지난 6월 음주운전이 적발됐으나, 40여일간 대통령실은 아무 조치도 않다가 언론에 보도가 된 후에야 뒤늦게 직무에서 배제했지요. 강 선임행정관은 인사처로부터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았고 최근 법원에서 벌금 800만원 약식 명령을 받았습니다.

 

 

때문에 한 대표는 강 선임행정관에 대해 별도로 문제를 제기하고 강하게 경질을 요청했다고 하는데요. 반면 윤 대통령은 '현재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라 당장 내보낼 수 없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아울러 한 대표는 강훈 전 대통령실 정책홍보비서관과 김오진 전 관리비서관의 공공기관장행도 부적절하다 지적했다 합니다.

김 최고위원이 언급한 '이해할 수 없는 자리에 배치 발령'이 이들을 지칭하는 것이란 설명인데요. 강 전 비서관은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김 전 비서관은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공공기관 낙하산 임명은 안된다.

지금 모두가 (공격하기 위해) 벼르고 있는 사안이다"라고 반대했다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김 전 비서관은 한남동 대통령실 관저 이전 공사를 총괄했던 인물입니다.

지난해 7월에는 국토교통부 제1차관에 임명됐는데, 6개월 만에 돌연 사직을 하고 4·10 총선에 출마해 '스펙쌓기'라는 비판도 받았습니다.

그는 최근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도 출석해 김건희 여사와 21그램의 관련성에 대해 집중 추궁을 당했는데요. 김 전 비서관은 "21그램을 추천한 사람이 누구인지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김건희 여사가 추천한 것은 아니다"고 답했습니다.

 

 

이 외에도 한 대표는 최재혁 홍보기획비서관, 김동조 국정기획비서관, H 행정관, K 행정관 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최 비서관은 김건희 여사의 황제 관람을 기획한 인물로도 알려져있고, 김 비서관은 김 여사의 코바나컨텐츠 주최 사진 전시회에서 도슨트로 활동한 경력이 있어 눈길을 끕니다.

윤 대통령과 가까운 기업인의 아들로 알려진 H 행정관은 김대남·명태균의 폭로에 이름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K 행정관은 윤 대통령을 후보 시절부터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왔습니다.

 

 

'민심' 따르겠다는 한, 대통령실과는 '평행선'

 

이런 가운데 한 대표는 '변화와 쇄신'이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내면서 독자 행보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도 "급변하는 정세에 대응하려면 정부여당의 무게중심이 잡혀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민심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며 "쇄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한 대표는 "공포는 반응이고 용기는 결심이다"라며 "변화와 쇄신을 결심하자. 그래야 정부여당이 산다"고 재차 의지를 다졌습니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은 여전히 한 대표와 평행선만을 걷고 있습니다.

이날에도 대통령실은 "(김 여사 관련 이슈 등) 세 가지 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비서실장이나 정무실장 통해 전달하면 판단하겠다"며 전날의 입장을 이어갔는데요. 

 

특별감찰관 임명에 대해서도 "여야가 합의해 오면 임명하겠다"고 기존 발언을 반복했습니다.

특별감찰관 임명과 북한 인권대사 임명을 별개로 둬야 한다는 한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는 "당에서 먼저 그렇게 했다"며 책임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한 대표에 대한 의전이 소홀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왜곡해서 해석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 관계자는 "(회담) 장소에 함께 앉을 만한 원형테이블이 없다.

테이블 모양이 그렇게 중요하느냐"면서 "사진도 기획을 했던 것은 아니다.

의전홀대는 본질에서 벗어난 이야기"라고 일축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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