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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경제 [IB토마토]자본시장, 계엄령 후폭풍…기업 조달 전략 새 판 짜기
이 기사는 2024년 12월 5일 17:5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자본시장이 계엄령 후폭풍으로 시달리고 있다.

주식시장은 이튿날부터 예상대로 널뛰었지만 채권시장은 금융당국의 즉각적인 조치로 인해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이다.

시장에선 이번 사태를 두고 불확실성 확인 절차에 돌입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이에 따라 내년 기업별 자본 조달은 각 변수별 요인에 따른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계엄 해제 뒤 바빠진 금융당국

 

한국은행은 지난 4일 임시회의을 열고 단기유동성 공급 확대를 위한 비정례 환매조건부증권(RP) 매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비상계엄 해제 후속조치다.

 

이번 조치는 새해 2월28일부터 전행된다.

RP매매 대상 증권과 기관도 확대돼 현행 단기 공개시장운영 대상증권에서 산업금융채권, 중소기업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 9개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특수채, 농업금융채권, 수산금융채권, 은행법에 따른 금융채가 추가됐다.

한은은 필요시 전액공금방식의 RP매입도 실시하는 한편 국고채 단순매입, 통안증권 환매 방침도 시사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가운데)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왼쪽),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오른쪽) (사진=연합뉴스)

 

금융위원회도 발 빠르게 시장 안정조치에 나섰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주재로 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정책금융기관, 금융유관기관, 금융협회들과 함께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식과 채권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 정상화까지 무제한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키로 했다.

 

 

유동성 공급 조치로는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를 가동해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 가동과 10조원 규모 증안펀드를 통한 주식시장 유동성 공급이 거론됐다.

채안펀드와 증안펀드가 가동된 것은 2022년 레고렌드 사태 이후 처음이다.

 

 

5일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두번째)이 긴급 현안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연합)

 

이어 5일에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긴급 현안회의를 열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회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경제·금융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24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할 경우 국고채 단순 매입과 외화 환매조건부채권 매입을 통해 외화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변동성 커진 주식시장…채권시장은 '안정적' 

 

주식시장은 예상대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거래소는 비상계엄으로 인한 파장을 우려하면서도 정상 개장했다.

하지만 변동성이 커진 탓에 코스피 지수는 2400선으로 뒷걸음질을 쳤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1.44% 하락한 2464.00, 코스닥 지수는 1.98% 하락한 677.15에 장을 마감했다.

사태가 진정된 5일에도 두 지수 모두 0.90%, 0.92%씩 하락했다.

 

 

반면 채권시장은 주식시장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장 개시 전 금융당국이 발표한 안정조치와 해외 신용평가사가 한국의 신용등급 변동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4일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4.1bp 오른 연 2.591%,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5.2bp 오른 연 2.736%에 장을 마감했다.

회사채 금리에서도 AA-급 3년물 회사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4.1bp 오른 3.182%, BBB-급 3년물 회사채 금리도 전 거래일 대비 3.2bp 오른 8.971%로 마감했다.

5일도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모두 소폭 상승해 2.603%, 2.738%에 거래를 마쳤고 AA-급 회사채와 BBB-급 회사채도 3.210%, 8.994%에 장을 마감했다.

앞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발언 때보다 시장 충격이 적었다.

당시 국채 3년물과 10년물은 2.861%, 3.001% 수준의 금리를 기록했고 AA-급과 BBB-급 회사채도 3.446%, 9.319%로 올랐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치와 경제 환경에서의 불확실성 증가로 인한 증시의 하향 압력이 진행될 것”이라며 “반면 채권시장은 금융당국의 안정 조치에 힘입어 변동성이 약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약보합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탄핵정국에 기업 셈법 복잡

 

통상적으로 자본시장에서 12월은 마무리하는 시기다.

1월부터 한 해의 새로운 자금 조달을 준비하는 것이다.

실제 올해도 1월 주식자본시장(ECM)에선 신규 기업공개(IPO)와 대형 유상증자가 진행된 바 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정치적 리스크가 발생해 변동성이 커진 만큼 기업의 자금 조달 전략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에 대한 표결을 앞둔 상태라 결과에 따라 변동성은 더 커질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시점은 일종의 불확실성을 확인하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라며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는 것은 맞지만 어느 정도 향방을 가늠할 수 있어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실제 과거 탄핵 정국에서도 증시는 변동성은 컸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코스피 지수는 탄핵소추안 발의일(3월 12일) 장중 5.5%나 떨어졌다.

이후 한달 새 23.69% 급락하는 등 증시가 널뛰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하야를 거부한 2016년 11월9일에도 코스피 지수는 장중 3.61% 떨어져 1931.07까지 하락하는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탄핵소추안이 인용된 이후 2017년 3월23일 2182.42포인트까지 상승하는 행보를 보였다.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이유에서였다.

 

자본시장의 불안은 기업의 자금조달 계획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주가나 금리에 따른 부담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적 불안보다는 기업별 안정성이 더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공개(IPO)를 비롯한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은 재무적 투자자(FI)지분이 많은 기업보다는 오너십이 유지되는 기업, 신기술 기업보다는 기성 산업군의 자금 조달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단기적인 정치적 혼란이 있겠지만 상황이 신속하게 해결된 만큼 계획된 자금 조달 일정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 정책 당국의 역할과 책임이 약해질 수 있는 만큼 IPO나 유상증자에선 보다 안정적인 재무구조, 사업 전략을 가진 기업에 더 많은 호응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채권을 통한 자본조달은 국내보다는 해외 변수가 더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현재 채권 금리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반면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에 따른 영향은 아직 확인되지 않기 때문이다.

 

 

채권업계 한 관계자는 "상황이 조기에 종료되어 주식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금이 운용되는 채권시장은 별다른 변동성은 없었다"라며 "다만 오히려 현재로서는 각 기업이 영위하는 산업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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