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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경제 일상 속 심리 용어
'가스라이팅'이라는 말, 한 번쯤은 들어보신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처음에 들었을 때는 가스와 라이팅이 붙어있는 단어의 뜻을 유추하는 것조차 힘들었습니다.

이제는 TV, 온라인 속에서도 흔히 쓰는 눈에 익은 단어가 됐습니다.

 

(이미지=뤼튼)

 

최근 몇 년 사이에 심리 용어가 우리 일상 속에 많이 스며든 것 같습니다.

특히 연인 사이, 친구 사이, 사회생활에서 사람들이 가장 흥미롭게 쓰고 있는 단어가 가스라이팅인 것 같습니다.

사실 가스라이팅은 정확히는 심리학 용어는 아니지만 심리를 다루기 위해 사회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포털에 검색해 보니 오픈 사전에도 등록이 돼있습니다.

상황 조작을 통해 타인의 마음에 자신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켜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듦으로써 그 사람을 정신적으로 황폐화시키고 그 사람에게 지배력을 행사해 결국 그 사람을 파국으로 몰아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적혀있습니다.

 

연극에서 유래한 말인데요. 주인공은 부인을 통제하기 위해 가스등의 조도에 대해 제멋대로 말하는 데요. 부인이 어둡다고 말해도 무시하고 부인이 착각하고 있다는 식으로 몰아가죠. 결국 부인은 자신이 정말 잘못 보고 있나 착각하며 남편의 통제에 따르게 되죠. 그렇게 부인이 남편에게 의지하게 되면서 주인공은 부인을 완벽하게 통제하기에 이르는 겁니다.

 

 

교묘하게 통제하는 방식 중 하나입니다.

연인이 나를 위해서라며 하는 행동들 가운데 이런 가스라이팅이 많이 숨어있는데요. 내가 원하지 않았던 것을 해주면서 억압하고 통제하는 것들이 이런 가스라이팅에 속하죠.

 

진짜 심리학에서 활용하는 용어들도 많이 사용되는데요. 대학 시절 심리 관련 전공을 하면서 들어봤던 단어를 한동안 잊고 살다가 근래에 일상에서 자주 듣고 있는 말들이 방어기제, 분노조절장애, PTSD, 애착이네요.

 

그러나 대화를 들어보면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꽤나 많습니다.

정확한 뜻은 모르고 유행어처럼 쓰다 보니 벌어진 일입니다.

애정만 담기면 애착이라는 용어를 쓰고, 변명할 거리만 생기면 방어기제를 갖다 붙이더군요. 싫은 일에는 무조건 PTSD를 쓰기도 합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분노조절장애인데요. 심리학에서 분노조절장애는 매우 심각한 장애입니다.

분노가 발생할 때 이를 처리하지 못하고 폭력 등으로 심각하게 발현되는 경우에 이런 진단을 내려요. 이 정도 분노 조절이 되지 않는 사람은 실제로 일상에서 보기 드물어요. 일상생활이 힘들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우리가 너무 쉽게 분노조절장애라는 이름을 가져다 쓰면서 폭력 성향, 충동적인 성향을 가진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는 것 같아요. 분노조절장애가 아닌 이상 자신의 분노가 차오를 때 이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노력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장애라는 이름이 씌워지면 원래 그런 사람, 분노를 조절할 수 없는 사람이 돼버려 분노 처리에 대한 노력을 잘 하지 않죠. 오히려 이해해줘야 할, 치료 받아야할 대상으로 취급받으면서 손쉬운 삶을 살아갈 수도 있는 것이죠. 장애 진단을 함부로 내려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마음상태를 알고 이해하기 위한 노력으로 심리를 다루는 단어가 쓰이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부작용은 경계해야겠습니다.

 

newstomato.com | 변소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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