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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종합 치솟는 국제 원두값…커피값 인상 딜레마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최근 커피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향후 업계 전반에 걸친 도미노 인상이 우려됩니다.

커피 원두는 물론이고 설탕, 야자유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제반 비용 부담이 가중돼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체 측 입장인데요.

 

특히 염가 마케팅을 내세우는 저가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아울러 이미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먹거리 전반에 걸친 가격 급등이 이뤄진 상황 속에, '국민 음료'로 잡은 인스턴트 커피까지 잇따라 가격이 오르면서 서민들의 한숨 역시 깊어지는 추세입니다.

 

동서식품 8.9%…스타벅스는 일부 메뉴 200원씩 인상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인스턴트 커피 시장의 90%를 점유한 동서식품은 이달 15일부터 커피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8.9% 인상합니다.

 

이에 따라 주력 제품인 '맥심 모카골드 리필' 500그램(g) 제품은 1만7450원에서 1만9110원으로,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 2.16kg 제품은 2만3700원에서 2만5950원으로 각각 인상됩니다.

 

또 '카누 아메리카노' 90g 제품은 1만7260원에서 1만8900원, '맥심 티오피' 275밀리리터(㎖) 제품은 1290원에서 1400원, '맥스웰하우스' 500㎖ 제품은 1450원에서 1560원으로 각각 오르는데요.

 

이 같은 가격 인상에 대해 동서식품 측은 커피 원두, 설탕, 야자유 등 주요 원재료의 가격 상승과 높아진 환율의 영향을 반영한 조치라고 밝혔습니다.

커피 원두 및 주요 원재료는 전량 수입하고 있어 환율로 인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전 세계 이상기후로 인한 커피 생산량 감소로 높은 원재료 가격 수준이 지속돼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며 "앞으로 원가 절감, 생산성 향상 노력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커피값 상승은 인스턴트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앞서 지난 8월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는 모든 음료의 그란데(473㎖)와 벤티(591㎖) 사이즈 가격을 각각 300원, 600원씩 올렸습니다.

이로 인해 인기 메뉴인 '카페 아메리카노'의 경우 그란데 사이즈 가격이 5000원에서 5300원, 벤티 사이즈는 5500원에서 6100원으로 상승했습니다.

 

또 스타벅스는 이달 1일부터 아이스 음료 중 일부 커피가 아닌 음료 11종의 톨(355㎖) 사이즈 메뉴 가격을 200원씩 인상했습니다.

대표 메뉴인 '딸기 딜라이트 요거트 블렌디드'의 경우 가격이 6300원에서 6500원으로 올랐습니다.

 

한편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디아커피,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는 당분간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가격 가격대가 낮은 인스턴트 커피 시장까지 가격 상방 압력을 받은 만큼, 이들 프랜차이즈 업체의 연쇄 가격 인상도 초읽기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원두 가격 급등 여파…저가 프랜차이즈 타격 더 커

 

이처럼 커피 업체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는 것은 국제 원두 가격이 치솟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LIFFE) 로부스타 원두 평균 가격은 1톤(t)당 4687.65달러로 전년 동기(2453.95달러) 대비 91.02% 급등했습니다.

 

아울러 같은 기간 아라비카 원두 가격도 크게 뛰었습니다.

아라비카의 경우 뉴욕상업거래소(NYBOT) 기준 1t당 t당 5582.05달러로 1년 전 같은 시기(3431.45달러)보다 63%나 올랐습니다.

 

이 같은 원두 가격 급등은 전 세계에 걸친 이상 기후 심화와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주로 베트남에서 로부스타를,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에서는 아라비카를 수입하는 실정인데요.

 

베트남의 경우 최근 지속적인 가뭄을 겪다가 올 여름 심한 태풍 피해를 입었습니다.

또 브라질도 70년 만에 최악의 가뭄과 고온을 겪으면서 원두 생육이 부진해진 점이 결정타로 작용했습니다.

 

한 커피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커피 원두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원두 가격 상승은 곧 국내 업체들의 가격 인상으로 전이될 수밖에 없다"며 "문제는 저가 프랜차이즈 커피 시장이다.

저가 자체가 경쟁력인데 이 가격이 오를 경우 시장에서 외면받는 딜레마에 빠진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지만 커피 관련 주요 수입국들의 이상 기후가 심화하면서 이에 따른 작황 악화 문제는 단기간 내 해결되기 어렵다"며 "업체 전반이 타격을 입겠지만, 이 중에서 염가 마케팅을 내세우는 업체들의 상대적 타격이 더 크게 다가올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인스턴트 커피처럼 저렴한 식품군의 가격 상승이 예사롭지 않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사실 스타벅스처럼 가격대가 있는 프랜차이즈 업계 커피값이 오르면 조금 더 저렴한 브랜드의 상품을 찾으면 된다"며 "하지만 인스턴트 커피의 가격 상승은 이야기가 다르다.

저가 제품의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저렴한 대체재를 찾기란 쉽지 않다.

서민들의 제품 선택에 제약이 강해지는 셈"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서울 소재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인스턴트 커피 매대를 바라보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newstomato.com | 김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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