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2월 19일 17:2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한독(002390)의 연구개발(R&D) 투자 강화 행보가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곡 연구소 건설과 지분투자 등으로 단기차입금이 유동성 자금의 7배에 달한 가운데, 최근 대규모 전환사채(CB)까지 발행한 까닭이다.
특히 올해는 주력 제품의 경쟁력 후퇴로 자체 현금창출력까지 잃어, 업계에서는 뚜렷한 R&D 성과라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한독)
'병'된 R&D 투자…'눈덩이'로 불어난 차입금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독이 최근 300억원 규모의 제2회차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발행한 제2회차 전환사채는 3년물이며, 만기이자율은 2%로 설정했다.
한독은 조달한 자금을 생산시설 고도화와 R&D 투자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번 CB 발행으로 한독의 차입 부담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올해 3분기말 연결기준 한독이 보유한 단기차입금(1853억원)과 유동성사채(242억원)는 이미 2000억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장기차입금 1158억원도 있어, 4분기말 제2회차 CB를 포함한 차입 규모는 더 늘어나게 된다.
한독의 차입금이 늘어난 배경은 무리한 R&D 투자 확대로 설명된다.
한독은 지난 2021년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확장하기 위해 마곡 R&D 연구소를 설립을 진행했다.
당시 토지를 포함해 총 722억원을 쏟았고, 이에 외부자금 조달이 불가피했다.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해 실행한 지분투자도 차입 부담을 가중시켰다.
한독은 지금까지 제넥신(095700), 레졸루트(Rezolute), 엔비포스텍 등 바이오벤처에 지분투자를 실행해 왔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3분기말 누적 기준 순투자금액이 2037억원까지 치솟았다.
불어난 차입비용도 문제다.
올해 3분기까지 한독이 지불한 은행차입금 금융비용은 101억원에 달한다.
직전연도 동기에는 81억원 수준이었는데, 올해 규모가 더 커졌다.
이미 차입금이 기타금융자산을 포함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286억원)의 7배에 달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자금 유출 우려까지 얹어졌다.
현금창출력 악화에 R&D 성과 부재까지 '겹악재'
통상 기업들은 자체 현금창출력을 강화해 차입금을 갚으며 재무안정성을 확보한다.
다만, 한독은 올해 3분기까지 영업활동으로 194억원의 현금이 흘러나가며 현금창출력을 상실했다.
직전연도 동기에는 421억원이 유입된 것과 비교하면 대폭 악화됐다.
먼저 작년부터 시작된 외형 감소세가 현금창출력에 악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한독의 대형 제품인 솔리리스와 울토미라스의 도입 계약이 종료됐고, 더욱이 주력 제품인 독감백신에 대한 판매 부진도 겪었다.
이에 지난해 3분기(3962억원)보다 올해 3분기(3861억원)에 규모가 줄면서 쓰린 매출 성적표를 받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48억원에서 34억원으로 후퇴했다.
수익성이 악화된 데 이어 문제는 지분법손실로 인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시작점인 당기순손실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독은 올해 3분기 152억원의 지분법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지난해 3분기 136억원 수준이던 당기순손실은 192억원까지 커졌다.
한독의 R&D 전략은 '오픈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이에 따른 지분투자로 인해 재무안정성과 현금창출력 악화를 감내하면서도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고수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R&D 역량이 취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3분기말 기준 한독이 보유한 주요 파이프라인은 △HL2356(성인·소아 성장호르몬결핍증 치료제) △HL5101(표적항암치료제) △HD-B001A(담도암치료제) 등 3개다.
HL2356의 경우에는 관계기업인 제넥신과 공동연구개발을 진행해 왔는데, 지난 2019년 임상 2상을 종료한 이후 추가로 임상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외 파이프라인의 임상 속도도 더디다.
HL5101은 지난 2019년 임상 1상을 승인받았으며, HD-B001A는 2021년 임상 2상에 돌입했다.
그러나 수년째 특별한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연구개발비(율)도 지난해 3분기 272억원(6.87%)에서 올해 3분기 197억원(5.1%)으로 감소했다.
김수민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사노피 계열분리 이후 취약한 자체 R&D 역량을 보완하기 위해 연구개발 중심 회사에 투자 및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해 재무부담이 크게 상승했다"라며 "제넥신과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해온 성장호르몬제가 2019년 임상 2상 종료 후 추가 임상이 진행되지 않는 등 뚜렷한 연구개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IB토마토>는 한독 관계자에게 차입금 상환과 R&D 전략에 대해 수차례 질의했으나 답을 얻지 못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newstomato.com | 김혜선 기자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한독(002390)의 연구개발(R&D) 투자 강화 행보가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곡 연구소 건설과 지분투자 등으로 단기차입금이 유동성 자금의 7배에 달한 가운데, 최근 대규모 전환사채(CB)까지 발행한 까닭이다.
특히 올해는 주력 제품의 경쟁력 후퇴로 자체 현금창출력까지 잃어, 업계에서는 뚜렷한 R&D 성과라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한독)
'병'된 R&D 투자…'눈덩이'로 불어난 차입금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독이 최근 300억원 규모의 제2회차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발행한 제2회차 전환사채는 3년물이며, 만기이자율은 2%로 설정했다.
한독은 조달한 자금을 생산시설 고도화와 R&D 투자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번 CB 발행으로 한독의 차입 부담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올해 3분기말 연결기준 한독이 보유한 단기차입금(1853억원)과 유동성사채(242억원)는 이미 2000억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장기차입금 1158억원도 있어, 4분기말 제2회차 CB를 포함한 차입 규모는 더 늘어나게 된다.
한독의 차입금이 늘어난 배경은 무리한 R&D 투자 확대로 설명된다.
한독은 지난 2021년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확장하기 위해 마곡 R&D 연구소를 설립을 진행했다.
당시 토지를 포함해 총 722억원을 쏟았고, 이에 외부자금 조달이 불가피했다.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해 실행한 지분투자도 차입 부담을 가중시켰다.
한독은 지금까지 제넥신(095700), 레졸루트(Rezolute), 엔비포스텍 등 바이오벤처에 지분투자를 실행해 왔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3분기말 누적 기준 순투자금액이 2037억원까지 치솟았다.
불어난 차입비용도 문제다.
올해 3분기까지 한독이 지불한 은행차입금 금융비용은 101억원에 달한다.
직전연도 동기에는 81억원 수준이었는데, 올해 규모가 더 커졌다.
이미 차입금이 기타금융자산을 포함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286억원)의 7배에 달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자금 유출 우려까지 얹어졌다.
현금창출력 악화에 R&D 성과 부재까지 '겹악재'
통상 기업들은 자체 현금창출력을 강화해 차입금을 갚으며 재무안정성을 확보한다.
다만, 한독은 올해 3분기까지 영업활동으로 194억원의 현금이 흘러나가며 현금창출력을 상실했다.
직전연도 동기에는 421억원이 유입된 것과 비교하면 대폭 악화됐다.
먼저 작년부터 시작된 외형 감소세가 현금창출력에 악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한독의 대형 제품인 솔리리스와 울토미라스의 도입 계약이 종료됐고, 더욱이 주력 제품인 독감백신에 대한 판매 부진도 겪었다.
이에 지난해 3분기(3962억원)보다 올해 3분기(3861억원)에 규모가 줄면서 쓰린 매출 성적표를 받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48억원에서 34억원으로 후퇴했다.
수익성이 악화된 데 이어 문제는 지분법손실로 인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시작점인 당기순손실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독은 올해 3분기 152억원의 지분법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지난해 3분기 136억원 수준이던 당기순손실은 192억원까지 커졌다.
한독의 R&D 전략은 '오픈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이에 따른 지분투자로 인해 재무안정성과 현금창출력 악화를 감내하면서도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고수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R&D 역량이 취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3분기말 기준 한독이 보유한 주요 파이프라인은 △HL2356(성인·소아 성장호르몬결핍증 치료제) △HL5101(표적항암치료제) △HD-B001A(담도암치료제) 등 3개다.
HL2356의 경우에는 관계기업인 제넥신과 공동연구개발을 진행해 왔는데, 지난 2019년 임상 2상을 종료한 이후 추가로 임상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외 파이프라인의 임상 속도도 더디다.
HL5101은 지난 2019년 임상 1상을 승인받았으며, HD-B001A는 2021년 임상 2상에 돌입했다.
그러나 수년째 특별한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연구개발비(율)도 지난해 3분기 272억원(6.87%)에서 올해 3분기 197억원(5.1%)으로 감소했다.
김수민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사노피 계열분리 이후 취약한 자체 R&D 역량을 보완하기 위해 연구개발 중심 회사에 투자 및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해 재무부담이 크게 상승했다"라며 "제넥신과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해온 성장호르몬제가 2019년 임상 2상 종료 후 추가 임상이 진행되지 않는 등 뚜렷한 연구개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IB토마토>는 한독 관계자에게 차입금 상환과 R&D 전략에 대해 수차례 질의했으나 답을 얻지 못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