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딸기를 고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추운 겨울 딸기 철을 맞아 유통업계의 '딸기 마케팅'이 활발한 가운데 이상 기후 영향으로 딸기 가격이 크게 뛰었습니다.
평년 대비 가격 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보이고 있는데요. 앞으로 출하량이 늘어나면 가격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입니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기준 딸기 100g 소매가격은 2697원으로 집계됐습니다.
1년 전(2403원)보다 12.2%, 평년(2117원)과 비교하면 27.4% 오른 가격입니다.
올해 초가을까지 이어진 이상고온 현상에 딸기 재배 시기가 예년보다 늦어졌고, 이에 본격적인 출하도 지연된 탓입니다.
당초 딸기는 봄의 과일로 여겨졌으나 하우스 재배 기술 발달로 수확 시기가 앞당겨짐에 따라 겨울철 대표 과일로 자리 잡았습니다.
유통·외식 기업들이 겨울철에 딸기 마케팅을 펼치며 겨울 과일로 인식된 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생산지에선 딸기 출하가 늦어진 반면 시장에서는 이달 초부터 딸기를 활용한 신제품을 내놓고 가격 할인에 나서는 등 마케팅이 한창입니다.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은 딸기 음료 사진을 매장 앞에 내걸기 시작했는데요. 폴바셋은 당도 높은 설향 딸기로 만든 아이스크림과 생과일주스, 에이드 등 5종으로 구성된 딸기 신메뉴를 출시했습니다.
아이스크림·커피 브랜드 백미당은 경남 진주 농가의 딸기를 활용한 겨울 신메뉴로 딸기를 올린 아이스크림과 딸기 라테·요거트를 내놨습니다.
스타벅스는 지난달 겨울 프로모션 음료 중 하나로 '딸기 라떼'를 선보였죠.
커피 전문점 폴바셋 매장 앞에 딸기를 활용한 신메뉴 홍보물이 걸려 있다.
(사진=김성은 기자)
대형마트에서는 딸기 할인 행사를 진행 중입니다.
이마트는 이달 20~26일 장희·금실·킹스베리 등 딸기 전 품목을 신세계포인트 적립 시 3000원 할인하고, 내년 1월 1~5일에는 '고래잇 페스타'를 통해 딸기 등 제철 과일과 생활용품을 파격적인 가격에 선보일 계획입니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지난 19일부터 대왕과 두리향 품종을 인공 교배한 '은향 딸기'를 대형 유통사 최초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는 지난 19~22일 '10Brix 햇 딸기(500g)'를 8대 카드 결제 시 50% 할인한 9990원에 판매했습니다.
딸기가 제철을 맞은 데다 다양한 행사로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물량 선점에 나선 곳도 있습니다.
지난달부터 딸기 수매에 돌입한 쿠팡은 내년 4월까지 국내 농가에서 2600톤의 딸기를 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 구입한 1200톤보다 2배 이상 많은 물량입니다.
가파르게 증가하는 딸기 새벽배송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입니다.
평년보다 높은 딸기 가격은 조만간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점쳐집니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책임연구원은 "올겨울 딸기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도매상에서 1㎏당 10만원까지 부르기도 했으나, 이내 3~4만원으로 떨어지며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면서 "예년보다 출하 시기가 늦어져 반짝 높은 가격을 보였을 뿐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딸기 출하량이 평년 대비 줄긴 했다"면서도 "경기 침체와 정세 불안으로 인한 불황 여파로 딸기 수요가 줄어든 측면이 있어 심각한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진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