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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종합 금리 인하 땐 '환율·물가' 껑충…커지는 한은 딜레마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내년 1월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길어지는 내수침체와 탄핵 정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출범 등으로 경기 부양의 필요성이 높아져 추가 금리인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그러나 금리 인하를 한다면 끝없이 치솟고 있는 원·달러 환율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반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회 연속 금리 인하를 택하면서 내년 추가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했습니다.

 

미, 긴축 기조…환율 1500원까지 상승 우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17~18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연 4.5~4.75%에서 연 4.25~4.5%로 0.25%포인트 내렸습니다.

9월 0.5%포인트 인하한 이후 세 차례 연속 금리 인하인데요. 우리나라와 금리 차이는 1.75%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 줄었습니다.

 

 

이날 제롬 파월 Fed 의장은 FOMC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 금리 조정의 '폭'과 '시기'란 표현을 통해 금리 추가 조정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한 시점에 도달했거나 부근에 도달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이번 연준의 결정은 긴축 기조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연준은 물가를 고려해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는데요. 파월 의장은 "지금부터 인플레이션에 대한 진전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신중하게 정책금리 인하를 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내년 1월 집권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관세 인상 등 물가를 자극할 정책을 예고하고 있어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 금리를 낮추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미국 금리가 기존 예상보다 더디게 내려갈 것이 예상되면서 원·달러 환율도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9원 내린 1450.0원에서 출발해 1451.4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달성한 것인데요.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반면 시장 일각에서는 연준의 매파적 금리인하에 증시가 지나치게 휘둘리고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 심리는 미국의 통화정책에 대한 속도 조절을 다소 과도하게 해석하고 있다"며 "이미 시장의 평균 전망치는 2025년 한 번의 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고, 금리동결 우려까지 유입될 수 있지만, 최근 물가 반등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한은, 내년 1월 금리인하 단행할까 

 

내년 1월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1450원까지 치솟은 강달러가 지속되면서 이창용 총재의 고심도 깊어지게 됐습니다.

환율이 치솟은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더 내려가면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낮아지기 때문인데요. 이밖에도 고려할 변수는 많습니다.

비상계엄 사태로 내수가 더 얼어붙은 상황을 고려하면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이런 기조에 맞춰 한국은행은 지난달 28일에 열린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3.00%로 인하했는데요. 10월 0.25%포인트 인하에 이어 두 달 연속 인하를 단행한 것입니다.

내년 1월 금통위를 앞두고 한국은행은 환율과 내수 흐름을 모두 고려해 기준금리를 결정할 방침이나, 추가 인하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입니다.

 

 

지난 17일 이 총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 선제적 인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했는데요. 그러나 환율 수준에 대해서는 "경계감을 늦출 수 없지만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 금융위원 다수의 평가입니다.

이 총재도 최근 환율은 달러화 움직임을 따라 변동하고 있고 국내 정치 불안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결국 정치 프로세스가 안정화되면 계엄사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판단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1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데요.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데이터에 따라 좌우되겠지만 경기가 안 좋은데 환율 때문에 금리를 못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근 경기 모멘텀 등을 고려하면 1월에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하지 않고 1450원 대만 유지해도 금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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