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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경제 (중기·중견 불황나기)①분할납부의 매력…렌털·상조 성장가도


경기가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내수 부진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기업들의 전망마저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런 불황 속에서도 꺾이지 않고 성장하는 중견·중소기업들이 있습니다.

경기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 사업 구조를 지닌 렌털업, 상조업이 대표적입니다.

구매자들의 단기 지출 부담을 줄여주고 다양한 서비스까지 더해가며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데요. 이들 기업의 사업 면면을 살펴보며 불황 속 돌파구 찾기의 힌트를 찾아봅니다.

(편집자주)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최근 기업들과 미팅을 하다보면 '어렵다'는 말만 줄곧 듣게 되는데요. 지속되는 경기 불황에 너나 할 것 없이 타격을 받고 있는 모습입니다.

다만 흐린 경기 전망 속에서도 렌털업, 상조업계는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주머니가 얇아진 소비자를 상대로 가격 부담을 덜어주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내 렌탈업계 1위 업체인 코웨이는 지난 8월 렌털 고객 1000만 계정을 돌파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655만, 해외 345만 계정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는데요. 코웨이의 국내외 렌털 계정수는 2000년 50만, 2004년 300만, 2011년 500만을 돌파한 이후 2019년 707만, 2021년 846만, 2022년 910만을 달성하며 가파르게 성장했습니다.

2019년 연 매출 3조원을 넘어선 코웨이는 올해는 연매출 4조원 돌파를 목표하고 있습니다.

 

불황 속에서 꽃 핀 렌털

 

(그래픽=코웨이)

 

코웨이(021240)는 앞서 경기 불황을 이겨낸 경험이 있습니다.

코웨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정수기를 방문판매 방식으로 판매했는데요. 판매인들이 100만원 이상의 고급 정수기를 가정과 업소를 돌아다니면서 파는 식이었습니다.

하지만 1997년 자체 조사 결과 정수기 판매 후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고객만족도는 50% 이하에 머물렀습니다.

수요 재창출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었죠.

 

그러자 내부에서 '정수기가 비싸서 판매되지 않으니 빌려주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이에 코웨이는 1998년에 업계 최초로 렌털 마케팅을 도입했습니다.

고객에게 합리적인 렌털 가격을 제시하며 초기 구매비용 부담을 덜어준 것입니다.

또한 방문관리판매인을 통해 B/S(Before Service, 사전서비스)를 도입했고, 정기적인 점검서비스로 고객 만족도를 끌어올렸습니다.

 

그 결과 코웨이는 IMF 외환위기라는 위기 상황 속에서도 정수기 가격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춰 정수기를 보급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코웨이 관계자는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과감한 발상의 전환과 추진력으로 인해 렌털 마케팅이 성공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습니다.

이어 "렌털 사업을 성공시키려면 분명한 이점이 있어야 하는데 관리라는 측면이 잘 통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상조업계, 선수금 10조원 코앞

 

국내 상조 시장은 최근 10년 사이 2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삼정KPMG가 발간한 '무덤에서 요람으로, 대전환을 앞둔 상조서비스업' 보고서를 보면 올해 상조서비스 가입자는 890만명, 선수금 규모는 9조45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올해 안에 선수금 10조원 달성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입니다.

 

(사진=프리드라이프)

 

통계청의 장례 인구 추계에 따르면 국내 사망자 수는 오는 2070년까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장례 관련 산업이 성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게다가 장례는 필수로 치러지는 일이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상조업 역시 렌털과 마찬가지로 초기 비용 부담을 덜어준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경황이 없을 때 일시불로 큰 비용을 갑자기 지불하는 것보다는 상조 계좌를 미리 터놓고 매월 납입하는 편이 낫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이런 성장 추세에 맞춰 상조업은 지난 7월부터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장례식장 및 장의관련 서비스업'에 예시로 명시되면서 하나의 산업으로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기도 했는데요. 오는 11월부터는 대교가, 내년부터는 코웨이도 실버 케어 사업의 일환으로 장례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한 상조업계 관계자는 "상조업이 경기를 전혀 타지 않는 것은 아니다.

경기가 악화하면서 해약을 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 이상으로 신규 계좌가 늘었다"며 "상조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커지는 결과라고 본다.

그래서 상조산업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사업 발굴에도 박차

 

불황을 뚫는 기업들엔 또 한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렌털업계과 상조업계 모두 기존 사업만으로 호실적을 끌어낸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읍니다.

실제로 이들 업계는 꾸준하게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데요.

 

우선 렌털업계는 렌털 품목을 다양화하고 해외 시장을 확대해 나가는 중입니다.

코웨이는 힐링케어 브랜드 '비렉스'를 통해 디자인을 강화한 안마의자를 선보였습니다.

교원 웰스는 식물재배기를 중심으로 품목 확대를 통한 신규 고객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청호나이스는 올해에만 로봇청소기, 펫 미용기기, 뷰티 디바이스 등 다양한 제품을 신규로 선보이며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했습니다.

그 결과 새로운 고객 유입이 이뤄져 렌털업계의 계정 수가 늘어나는 효과도 누렸습니다.

 

상조업계는 장례 서비스에만 머무르지 않기 위해 전환 서비스를 늘리고 있습니다.

전환 서비스 전쟁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각 사마다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는데요. 크루즈 여행, 웨딩, 리조트는 기본이고 여기에 더해 새로운 상품을 계속 추가하고 있습니다.

상조업계 1위 업체인 프리드라이프는 어학캠프 서비스, 가발 패키지 서비스, 척추 의료기기 서비스 등을 출시했습니다.

보람상조는 반려동물 장례서비스, 생체 보석 등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newstomato.com | 변소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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