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새해가 밝았지만 노루페인트(090350)와 안양시와의 갈등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노루페인트 노동조합위원장은 천막농성을 강행하며 안양시의 계획에 반기를 들고 있는데요. 극적으로 안양시와 대화의 물꼬는 텄지만 얼마나 진전이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7일 노루페인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안양시와 노루페인트 관계자가 만났습니다.
안양시가 '박달·지식 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위해 지난해 9월 박달 준공업지역 일대를 개발행위 제한지역으로 지정한 후로는 처음입니다.
안양시는 해당 지역에서 가장 넓은 부지를 보유하고 있는 노루페인트와 우선 만나 협상을 이어간다는 입장인데요. 안양시와 기업 측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TFT)을 운영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달준공업지역 노동자연대는 박달·지식 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연대 투쟁위원장인 홍순철 노루페인트 노동조합위원장은 지난해 12월30일부터 안양시청 앞에서 천막 농성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7일 기준 9일째입니다.
홍순철 박달준공업지역 노동자연대 투쟁위원장이 7일 안양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노루페인트 노조)
홍 위원장은 "개발 계획은 초기 검토 단계부터 많은 법적 문제를 포함하고 있다.
즉, 행정 폭력을 가한 개발 계획이기 때문에 원점부터 다시 논의해서 공단에 있는 많은 기업들과 진실한 대화를 해야 된다"며 "박달 준공업지역에 있는 모든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을 담보로 한 큰 틀에서 대화가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부지가 묶이면서 노루페인트의 사업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2일 한영재 노루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미래 핵심기술을 강조했는데요. 한 회장은 올해 그룹 경영 비전을 '혁신 노루, 도약하는 100년!'으로 정하고 3가지 핵심 목표를 밝혔습니다.
△미래 핵심기술을 통한 지속성장 동력을 발굴 및 기업 경쟁력 강화 △내실경영을 통한 안정적 목표 달성 및 재무건전성 유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 실현 및 가치 내재화입니다.
특히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혁신과 미래 핵심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친환경, 바이오, 스페셜티 케미칼 등 뉴이코노미의 핵심 소재 등을 꾸준히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7일 안양시청 앞에서 박달 준공업지역 노동자들이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사실 이를 위해 지난해 5월 노루페인트는 안양시에 연구소 증축 허가 심의를 넣은 것인데요. 노루페인트는 연구시설을 확충하고 고급 인력을 확보해 연구에 속도를 낼 예정이었습니다.
2차 전지, 스텔스 도료 관련 노루페인트만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키우고, 그동안 수주한 정부과제들을 좀 더 원활하게 수행한다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안양시는 지난해 7월 증축 불허를 통보했습니다.
이어 9월에는 해당 부지가 개발행위 제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손발이 묶인 상태입니다.
지난 1일 최대호 안양시장은 직접 천막농성장을 찾아 홍 위원장에게 함께 대화하자는 뜻을 전했는데요. 최 시장은 노루페인트 사측, 노동자들과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홍 위원장은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천막농성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안양=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