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중견건설사들이 소규모 주택 정비 사업 등 이른바 '틈새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수익성을 포기하더라도 일단 낮은 공사비로 수주부터 하자는 공격적인 영업 방식도 마다하지 않고 있는데요. 업계에선 어려운 업황 속에 일단 소규모 사업장이라도 수주를 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등의 수주 전략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중견건설사들은 주로 수도권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진흥기업은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447일원의 가로주택정비사업(도급액 687억원)을 수주했으며, 9월에는 서울 송파구 가락7차현대아파트 가로주택정비사업(도급액 470억원) 시공자로도 선정됐습니다.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사진=송정은 기자)
SG신성건설은 지난 7월 서울 장위 11-1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자로 선정됐습니다.
합정동 447 가로주택사업과 장위 11-1구역은 모두 공사비 급등으로 인해 조합이 대형 건설사와 시공계약을 해지한 후 새롭게 중견건설사를 시공사로 선정한 특징이 있습니다.
SG신성건설은 장위 11-1 구역 조합이 기존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공사비 증액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시공사 해지에 나서자 3.3㎡당 공사비를 현대건설보다 137만원 낮게 제시하며 새롭게 시공 계약을 맺었습니다.
한편 좀더 규모가 있는 정비사업의 경우 대형건설사와 컨소시엄을 맺는 전략도 택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에는 창원 대야구역 재개발 시공사로 GS건설과 금호건설, 두산건설 컨소시엄이 선정됐는데요. 기존 GS건설과 금호건설 컨소시엄에서 두산건설이 추가된 형태입니다.
또 지난 9일에는 HDC현대산업개발과 계룡건설산업 컨소시엄이 대전 용두동3구역 재개발 시공사로 선정됐습니다.
한 중견 건설업계 관계자는 "소규모정비사업만 수주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지방 정비사업의 경우 높은 신용도와 브랜드 파워를 갖춘 대형사와 협업해 컨소시엄을 이루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다만 컨소시엄을 만들 수 있는 대상 사업지가 많지 않다는 것은 단점"이라고 말했습니다.
광주광역시의 한 철거 공사 현장. (사진=뉴시스)
이처럼 중견건설사들이 소규모 주택사업 등 틈새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지만 낮은 공사비와 적은 사업 규모 등으로 인해 높은 수익성을 얻기는 어렵다는 측면도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업황 개선이 요원한 상황에서 미래 수주 잔고 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공사비를 낮춰서라도 입찰하는 전략은 불가피해보입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운전자금, 즉 고정 비용 등을 상쇄할 수 있는 사안이라면 회사 여건이 취약할수록 일단 수주하고 보자는 전략을 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