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에 하이브리드차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던 일본차가 '반전 특수'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내년 있을지 모를 대선이 판매 증가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6일 서울 성동구 레이어스튜디오41에서 열린 토요타코리아 '2025년형 캠리' 포토세션에서 2025년형 캠리가 공개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2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일본 완성차 브랜드 토요타와 렉서스의 1~11월 합산 판매 대수는 2만1463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같은기간 1만9793대와 비교할 때, 1670대가 더 팔린 것입니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도 일본차 불매 운동이 일어났던 2019년 이래 처음 9%대를 회복할 전망입니다.
토요타는 올 1~11월까지 8614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602대를 넘어선 수치로 2019년 이후 올해까지 매년 9000대 이상 판매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토요타 산하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도 올해 1~11월 1만2849대를 팔았습니다.
혼다 또한 올해 1월~11월 2145대를 판매하며 지난해(1234대) 같은기간보다 많이 팔며 반전에 성공했습니다.
특히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CR-V 하이브리드는 각각 737대, 677대가 팔려 전체 판매량의 65%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토요타와 렉서스로 대표되는 일본 수입차 판매량은 지난 2018년 3만114대를 팔아 최고점을 찍은 뒤 지난 2022년까지 내리막을 걸었습니다.
2019년 하반기 일본이 한국 상품에 대해 수출 규제에 나서자 국내에서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일면서 수요가 대폭 줄어든 데 따른 것입니다.
2020년 시작한 전기차 열풍도 일본차 브랜드에 악영향을 끼쳤습니다.
전기차 개발에 뒤처졌던 일본 브랜드들은 시장에서 외면받았습니다.
본의 무역 보복 조치에 시민들의 자발적인 불매운동이 한창인 2019년 7월19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 위치한 1번가 공인중개사에 '위선자 일본차량 주차금지'를 적어놓은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전기차 수요가 정체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습니다.
전동화 모델에 대해 미덥지 않던 소비자 심리를 하이브리드차가 파고 들었기 때문인데요. 하이브리드 경쟁력이 뛰어난 토요타와 렉서스가 다시 강세를 띄게 된 배경입니다.
일본차 브랜드는 일찍부터 하이브리드 기술에 집중 투자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실제 토요타는 올해 판매 차량 중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이 95%에 육박하고, 렉서스는 99%에 달합니다.
다만 일본차 브랜드의 판매 증가세가 내년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조기 대선에 따른 정권 교체 가능성 등으로 반일 정서가 확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완성차 브랜드 관계자는 "다른 것보다 국내에서는 정권 교체에 따른 영향이 부담스럽다"고 말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