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새해가 밝았지만 유통업계는 웃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부진, 고환율 장기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으로 인한 정책 변화 등 불확실성이 점점 확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고령화와 인구 감소, 이상기후 등의 구조적 변화까지 넘어야 할 고비는 첩첩산중입니다.

 

이에 기업이 느끼는 위기감은 다른 해와는 차원이 다른 분위기입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9일 롯데그룹 경영진이 모두 모이는 '2025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지금 쇄신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롯데를 비롯한 신세계·CJ·현대 등 유통 빅4 기업 수장들의 신년사에서도 절박함이 고스란히 묻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위기 속 기회'를 외쳤습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생존을 위해 변화해야 하고, 이는 미래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왼쪽부터)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각 사)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성장의 기회를 미리 포착하고 최대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위기 속에서 도전적인 자세를 가질 때 그룹의 성장과 발전을 이뤄낼 수 있다"고 당부했습니다.

 

기업 총수들이 낙점한 최우선 과제는 '본업 경쟁력 강화'입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2025년은 우리 본업에 대해 집요하게 고민하고 실행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고물가와 불경기 등으로 시장 상황이 나쁘지만, 이럴 때도 기업은 도전하고 성장해야 한다"라고 변화를 강조했습니다.

 

신동빈 회장 또한 "우리는 빠른 시일 내에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회복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일하는 방식 변화에 대한 주문도 있었습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관습적으로 일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을 찾고 적용해 가면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익숙함을 버려야 하는 수고가 따르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갖게 하지만 그러한 성장통 과정을 겪어야만 성공이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