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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종합 빈곤층 69% '소득 그대로'…탈출구 없는 '가난'


최바울 통계청 경제사회통계연구실장이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17~2022년 소득이동통계를 발표하고 있다.

전년대비 2022년 소득분위 상승이나 하락을 경험한 사람은 34.9%로 상향 이동한 사람은 17.6%, 하향 이동은 17.4%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저소득층(하위 20%) 10명 중 7명이 전년보다 소득이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빈곤층의 계층 사다리가 부러진 셈인데요. 특히 고소득층(상위 20%) 10명 중 9명도 높은 소득을 유지했습니다.

양 극단인 소득 1분위(하위 20%)와 소득 5분위(상위 20%)는 타 분위 대비 소득유지 비율이 높았습니다.

소득 양극화 벽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의미로 분석됩니다.

 

 

저소득층 오래 머물수록 이동성↓…양극화 심화

 

통계청이 18일 '2017~2022년 소득이동통계'를 발표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2022년 소득분위가 이동한 사람은 34.9%이며, 분위가 유지된 사람은 65.1%로 집계됐습니다.

소득분위를 이동한 이들 중 상향 이동한 사람이 17.6%로 하향 이동한(17.4%) 이들보다 소폭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더 많이 버는 소득 분위로 이동한 개인이 그렇지 않은 개인보다 조금 더 많은 것입니다.

 

 

2021년에서 2022년 기준 빈곤층인 1분위의 소득분위 유지 비율은 69.1%로 전년보다 0.8%포인트 상승했습니다.

1분위 10명 중 7명은 이듬해에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같은 계층에 머물렀다는 뜻인데요. 1분위에서 높은 분위로 이동한 '탈출률'도 최근 감소하고 있습니다.

1분위 탈출률은 2020년 32.2%로 정점을 찍은 후 2021년 31.7%, 2022년 30.9%를 기록해 점차 감소하고 있습니다.

 

 

반면 2022년 5분위(소득 상위 20%)의 유지율은 86.0%로 0.3%포인트 줄었는데요. 전년보다 유지율이 소폭 줄긴 했지만 2021년 5분위였던 사람 10명 중 9명은 2022년에도 5분위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른 분위에 비해 5분위와 1분위의 소득 유지 비율이 다른 분위보다 높다는 점은 그만큼 소득 양극화가 고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2022년 소득이 상승한 사람의 비율은 64.4%로 최근 5년 새 가장 컸지만 1분위 탈출률이 낮아진 것은 소득 증가분이 고소득층에 집중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최바울 경제사회통계연구실장은 "사회적 역동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고령화나 경제적 충격 영향이 분위별로 다르게 미친 점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2020년 이후 소득이동성↓…계층 고착화 우려

 

문제는 계층 고착화 현상이 우려된다는 점인데요. 소득이동성은 2020년 이후 굳어지는 추세인데요. 2020년(35.8%)과 2021년(35.0%)의 전체 소득이동성은 2022년의 34.9% 보다 더 높았습니다.

반대로 상향 이동은 낮아지고 있는데요. 2017년~2019년까지 18%대를 유지했던 상향이동은 2020년에 18.2%, 2021년에 17.6%로 떨어진 후 2022년에도 똑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저소득층에서 오래 머물수록 다음 분위로 탈출하는 비율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2017년에 소득 1분위에 속하는 저소득층 중 2022년까지 지속해 1분위에 머무른 사람은 31.3%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5분위에 속한 사람 중 63.1%는 6년 동안 고소득층을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들 중 꾸준히 저소득층을 유지하는 비율은 여자가 35%로 남자 26.1%보다 높았습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청년층(15.2%)이 가장 낮고, 중·장년층(38.6%), 노년층(80.6%)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청년층 남자의 1분위 지속 기간 비율이 가장 빨리 감소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여자보다는 남자가, 노년층보다는 청년층이 1분위에서 빨리 벗어난 것으로 파악됩니다.

 

 

최바울 경제사회통계연구실장은 "이 같은 결과는 아무래도 생애 노동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청년층이 많은 곳에서 시작은 낮은 분위(저소득층)에서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높은 분위(고소득층)로 올라가는 활발한 이동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소득이동통계'는 역동경제 구현을 위한 핵심 과제인 사회 이동성 개선과 취약계층 지원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인구주택총조사 등록센서스와 국세청 소득자료를 연계해 이번에 처음 공표됐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newstomato.com | 이진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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