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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종합 '친석유' 트럼프 2기…시험대 오른 'K-정유'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친석유' 행보를 보여온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백악관 재입성을 앞두고 있습니다.

과거 '석유제국'으로 불렸던 미국의 정책 기조 전환은 전 세계 산업은 물론 에너지 동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특히 올해 불황이 이어졌던 국내 석유업계와 정유업계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가운데 내년이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석유산업, 생산성 향상 지속…AI 활용도

 

1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석유협회, 에너지경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해 글로벌 환경변화와 석유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2024 석유컨퍼런스'에서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후 전 세계 에너지 기조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수석전문위원은 "트럼프 입장에서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달성하는 데 제일 중요한 것은 풍부한 에너지를 보유한 미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전력 요금을 갖는 나라로 만드는 것"이라며 "미국이 유럽을 제치고 수십 년간 최대 경제 성장을 할 수 있던 배경은 저렴한 에너지 가격"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원유시장은 공급과잉 상태인데요. 내년 석유 생산량은 1350만 배럴 달성이 예상됩니다.

미국이 생산량 증가를 계속하고 있어 내년에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보다 50%가량 더 생산할 것으로 관측되는데요. 미국이 석유수출국기구(OPEC) 하위 6개국 생산량을 추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공급과잉에 따라 올해 5월 중순 배럴당 86달러였던 WTI는 지속적으로 하락 중인데요. 내년에는 배럴당 70달러 중반으로 예측됩니다.

 

 

최준영 수석은 "미국은 과거 디지털 경제로 전환하면서 일본과의 경쟁에서 승리했듯 인공지능(AI)과 로봇 경쟁에서 중국에 승리하려 할 것"이라며 "패러다임 변화를 모색하는 가운데 AI가 요구하는 엄청난 에너지를 뒷받침할 수 있는 분야(화석연료)에 투자하고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석유산업 분야는 생산성 향상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단적인 예로 석유를 채굴하는 리그(생산설비) 수가 줄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즉 최소 장비로 최대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는 셈인데요. 최 수석은 "미국 석유산업에 AI가 결합하며 생산비용 감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G2인 중국은 녹색수소라는 새로운 에너지 공급 체계로 맞서고 있습니다.

중국 신차의 40%는 전기차인데요. 경기가 안 좋다보니 디젤 수요도 줄고 있습니다.

전 세계 석유시장에서는 수요처에 변화가 커지고 있는 겁니다.

 

 

 

 

트럼프 당선인과 트뤼도 캐나다 총리(사진=연합뉴스)

 

 

"국내 정유사, 원재료 싸게 들여와 공급 확대 가능성"

 

트럼프 당선이 에너지 시장에 불러일으킬 불확실성 큰 가운데 국내 석유산업에는 내년이 도전의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단순한 에너지 공급원으로서의 역할을 넘어 지속가능한 전략을 모색할 시점인데요. 트럼프 당선이 국내 정유업체에는 다소 '긍정적'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윤재선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오펙에서 감산을 완화해 공급이 늘면 유가가 50%까지 떨어질 거란 전망도 있지만 60%를 깨고 내려가긴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 4년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떨어질 때 미국 일부 지역에서 생산량을 줄인 전례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가 생산량을 늘리라고 해서 가파르게 늘릴 수는 없다는 설명인데요. 또 미국에선 셰일업체들의 합병이 진행 중으로 슈퍼 메이저를 중심으로 유가를 컨트롤 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무엇보다 미국은 현재 미국 내에서 쓸 휘발유도 모자라 수출을 당장 줄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 경우 글로벌 수급 밸런스가 타이트해질 수 있다는 분석인데요. 현재 수출 시장에서 미국의 글로벌 점유율은 18~20%, 중국은 19% 정도입니다.

G2국가의 수출량이 40%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우리나라 정유사들이 원재료를 싸게 들여와 조달해 공급할 가능성이 커지는 겁니다.

 

 

캐나다 원유가 아시아로 수출을 확대하는 흐름도 국내에 호재로 여겨지는데요. 윤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가 캐나다 제품에 관세를 매기겠다고 했는데 고유황중질유에 관세가 부과될 경우 캐나다 원유는 미국으로 덜 가고 타 국가로 빠져나갈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원재료 조달에 좀 더 유리한 국면을 점할 수도 있어 국내 업체들의 전반적 펀더멘털은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부는 국내외 에너지 수급 동향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최남호 산업부 2차관은 "제5차 석유비축계획 수립 시 석유 비축제도 활용도 높일 것"이라며 "유종을 다양화하고 트레이딩 등에서도 구체적 매뉴얼도 갖춰 대외 통상환경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최남호 산업부 2차관이 1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석유컨퍼런스'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newstomato.com | 윤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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