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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경제 디지털보험사 적자 행진…장기보험으로 돌파구 모색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디지털보험사들이 적자 폭을 키우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보험사별로 활로를 찾기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보험료가 저렴한 소액단기보험(미니보험) 중심 영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디지털보험사가 신생 기업인 만큼 장기적인 시각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꾀하면서도 장기보험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는 곳도 있습니다.

 

미니보험 수익성 확보 난항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캐롯손해보험·카카오페이손해보험·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신한EZ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 등 디지털 보험사는 올 상반기 81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630억의 순손실보다 적자 규모가 30% 더 늘었습니다.

 

디지털보험사는 '통신판매전문보험회사'와 '종합보험회사'로 나뉩니다.

통신판매전문보험사는 전체 계약 건수 또는 수입보험료의 90% 이상을 전화, 우편, 온라인 등 비대면 채널로 모집해야 합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카카오페이손보·캐롯손보가 해당합니다.

신한EZ손보와 하나손보는 표면적으로는 종합보험회사지만 디지털 영업을 표방했기 때문에 디지털보험사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회사별로 보면 캐롯손보의 순손실이 308억원으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카카오페이손보 218억원 △하나손보 156억원 △교보라이프플래닛 75억원 △신한EZ손보 60억원 순인데요. 캐롯손보·카카오페이손보·신한EZ손보는 전년 동기 대비 적자 규모가 커졌습니다.

 

하반기 실적 전망도 좋지 않습니다.

먼저 실적을 발표한 신한EZ손보와 하나손보는 각각 올해 3분기 누적 손실이 140억과 259억에 달합니다.

신한EZ손보는 전년 동기 순손실 52억원 대비 적자규모가 88억원 늘었습니다.

일반적인 보험업권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됩니다.

올 상반기 국내 보험회사들의 순이익은 9조3663억원으로 전년 동기 9조1127억원 대비 2.8% 증가했습니다.

 

디지털보험사들은 저렴한 미니보험 위주로 판매해 소비자 보험 가입 문턱을 낮춰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영업 채널의 한계와 수익률이 낮은 미니보험 특성상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국내 보험업계는 디지털보험사가 경쟁에서 불리한 구조입니다.

대면 상담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보험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손보사들의 대면 채널 의존도는 72.4%, 생보사는 98.7%에 달합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보험시장 특성상 대면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고객이 많기 때문에 디지털보험사들이 같은 선상에서 경쟁하기 힘든 구조"라면서 "매년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만큼 디지털 전략의 전면적인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포트폴리오 다각화 노력

 

디지털 보험사는 적자 구조를 탈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장기보험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새 회계제도(IFRS17) 아래서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장기보험 계약을 늘리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장기보험 상품은 미래 수익으로 인식되는 계약서비스마진(CSM)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하나손보는 올해 들어 주력인 디지털 기반의 소액 단기보험 상품을 절반가량 판매 중단했습니다.

대신 장기 보장성 보험(장기보험) 수를 늘렸는데요. 지난 9월에는 주력 상품인 '뉴 건강하면 더 좋은 하나의 보험'을 개정 출시했습니다.

이 밖에도 '355 건강보험'과 '종합 건강보험' 등 다양한 장기보험 상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조직도 장기보험 판매 중심으로 바꿨습니다.

보험대리점 영업 조직 규모를 늘려 지난해 말 7개 사업단 17개 지점이었던 영업 조직은 10월 기준 8개 사업단 28개 지점에 달합니다.

하나손보 관계자는 "장기보험은 대부분 대면 영업이다 보니 형성된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맞다는 판단으로 대면 시장을 먼저 공략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지난 5월 첫 장기보험인 '영유아보험'을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8월에는 6~15세 초중학생 전용 보험 상품 '무배당 초중학생보험'을 선보였습니다.

장기보험 출시는 신규 가입자 유입으로 이어졌는데요. 수입보험료가 늘면서 손해율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상반기 카카오손보 손해율은 84.3%로 전년 동기 580.8% 대비 496.5%포인트나 줄었습니다.

 

카카오페이손보 관계자는 "영유아나 초중학생보험만 있는 게 아니고 지속해서 상품을 개발해 장기보험을 출시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디지털보험사의 업력이 아직 짧다보니 경영 노하우를 갖추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보험사의 수입보험료와 신규 고객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시스템 개발과 인프라투자가 적자의 주원인이었기 때문에 안정되는 대로 흑자 전환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보험사는 통신판매전문보험회사는 전체 계약 건수 또는 수입보험료의 90% 이상을 전화, 우편, 온라인 등 비대면 채널로 모집해야 한다.

사진은 보험사 상담원들이 텔레마케팅 중인 모습.(사진=연합뉴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newstomato.com | 이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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