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1월 6일 18:0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두고 시작된 MBK파트너스와 최윤범 회장의 힘 겨루기가 장기전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경영권 다툼을 넘어 한국 경제에서 사모펀드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기점이 되었다.
이제 사모펀드는 자본시장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주변의 시선은 곱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IB토마토>는 국내 주요 사모펀드들의 최근 행보와 경영 전략을 살펴보고 그 미래를 가늠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사모펀드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는 기업의 지속적인 운영이 아닌 매각이 최종 목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국회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MBK파트너스에 대한 신뢰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기업의 정상화라는 가치를 내걸었지만 무리한 인력감축 등과 같은 잡음은 쉽사리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게 하고 있다.
MBK 성토장 된 정무위 국정감사
지난달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는 MBK파트너스와 영풍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MBK파트너스에 대한 불신이 주된 내용이었다.
이날 국감 증인으로는 김광일 MBK파터너스 부회장이 출석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위) 국감 증인으로 신청됐지만 모두 해외출장을 이유로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다.
장 고문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만 출석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10월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 출석했다.
(사진=뉴시스)
이날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K의 여러 가지 행태와 말을 보면 이 부분을 신뢰하기 어렵다"라며 "앞서 MBK는 기업 인수 당시에는 구조조정이 없다고 했지만 ING생명(현 신한라이프)을 인수하고 6개월 만에 임원 32명 중 18명이 나갔고 일반 직원의 30%에 달하는 감축 목표로 희망퇴직을 받은 사례도 있고, 홈플러스 경영권 인수 이후 지난해 기준으로 5000명가량이 줄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막대한 차액 앞에서는 했던 말들이 소용없는 것"이라며 "결국 이런 사례들을 볼 때 본인은 중국에 대한 매각 가능성이 없다고 얘기하지만 그 말을 신뢰하기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도 “MBK의 그동안 행태를 보면 전혀 신뢰가 가지 않는다"라며 "MBK는 고려아연(010130) 공개매수 명분을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정상화라고 했는데 고려아연은 연매출 10조원에 영업이익이 1조원 정도 되고, 금속 부분 세계 1위 회사지만 영풍은 지난 10년간 영업이익률이 1%에 불과하다“라고 꼬집었다.
저조한 수익률에 정상화 설득력 잃어
MBK파트너스는 기업 인수 이후 비용 절감을 통한 경영 효율화와 기업가치 증대를 기본 전략으로 삼아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 상승보다는 비용 부담이 커진 것이 사실이다.
실제 최근 MBK파트너스의 인수기업 현황을 살펴보면 '기업 정상화'에는 의문이 생긴다.
(사진=기업분석연구소)
5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국내 상위 5대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사모펀드 소유 28개 기업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소유한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인수 첫해 평균 7.0%에서 3년 후 4.8%로 2.2%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IMM인베스트먼트의 경우 평균 ROE는 인수 후 1년부터 3년 사이에 40.1%P 상승했다.
IMM프라이빗에쿼티와 한앤컴퍼니가 인수한 기업의 평균 ROE도 각각 7.5%p, 0.7%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예는 MBK파트너스가 지난 2019년 인수한 롯데카드다.
롯데카드는 상반기 실적에서 국내 카드사 중 유일하게 순이익이 급감했다.
롯데카드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305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628억원으로 79.5% 줄었다.
지난해 자회사 매각에 따른 일회성 처분이익 효과를 제외하더라도 순이익 감소율은 41.7%에 달한다.
MBK파트너스 인수 당시인 2019년 당기순이익은 571억원에서 2020년 1307억원으로 128.7% 성장한 데 이어 2021년에는 2413억원, 2022년은 2539억을 기록하며 꾸준히 성장해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발행한 과도한 채권들이 결국 수익성에 발목을 잡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카드가 2020년 3월부터 최근까지 발행한 채권 수는 약 230개다.
지난 7월 초 기준 채권 발행잔액은 12조 2550억원이다.
롯데카드의 총부채는 MBK파트너스 인수 초기인 2019년 말 10조 9073억원에서 올 1분기 19조 7696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자산은 73.5%, 자기자본은 38.5% 늘어나는 데 그쳤다.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인수 이후 대대적인 브랜드 개편과 함께 규모 확대를 통한 기업가치 증대를 꾀했다.
하지만 인수 이후 찾아온 고금리 시대와 너무 올라버린 매각가격, 수익성 하락 등이 겹치면서 MBK파트너스이 공언한 '정상화'는 요원해지고 있다.
신뢰성 하락에 투자업계 의문 제기
금융투자업계에선 MBK파트너스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이후 참여한 공제회 운용사 선정 과정에서 MBK파트너스가 제외됐다.
최근 과학기술공제회는 블라인드펀드 출자 사업에서 사모투자(PE) 대형 부문 위탁운용사에 프랙시스캐피탈·프리미어파트너스를 선정했다.
각각 500억원씩 총 1000억원 규모다.
앞서 PE 대형 부문 위탁운용사 숏리스트(적격후보)에 포함됐던 MBK파트너스는 최종 탈락했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6월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과 공무원연금공단의 출사사업의 운영사로 선정된 데 이어 7월엔 국민연금공단 사모투자에도 운영사로 선정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딜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대단위 포트폴리오가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엑시트(투자회수) 자체가 불투명해졌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미 7조원이 넘게 투입된 홈플러스도 엑시트가 요원한 상태"라면서 "이러한 가운데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으로 최소 조단위 자금이 추가 투입되면서 MBK파트너스의 운영에 대해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만약 MBK파트너스와 영풍(000670)이 최종 승리할 경우 비금속 제련업에 경험이 있는 영풍이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간 영풍 자체 사업도 어려운 상황에서 엑시트를 해야 하는 MBK파트너스의 직접 간섭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newstomato.com | 최윤석 기자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두고 시작된 MBK파트너스와 최윤범 회장의 힘 겨루기가 장기전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경영권 다툼을 넘어 한국 경제에서 사모펀드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기점이 되었다.
이제 사모펀드는 자본시장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주변의 시선은 곱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IB토마토>는 국내 주요 사모펀드들의 최근 행보와 경영 전략을 살펴보고 그 미래를 가늠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사모펀드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는 기업의 지속적인 운영이 아닌 매각이 최종 목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국회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MBK파트너스에 대한 신뢰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기업의 정상화라는 가치를 내걸었지만 무리한 인력감축 등과 같은 잡음은 쉽사리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게 하고 있다.
MBK 성토장 된 정무위 국정감사
지난달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는 MBK파트너스와 영풍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MBK파트너스에 대한 불신이 주된 내용이었다.
이날 국감 증인으로는 김광일 MBK파터너스 부회장이 출석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위) 국감 증인으로 신청됐지만 모두 해외출장을 이유로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다.
장 고문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만 출석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10월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 출석했다.
(사진=뉴시스)
이날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K의 여러 가지 행태와 말을 보면 이 부분을 신뢰하기 어렵다"라며 "앞서 MBK는 기업 인수 당시에는 구조조정이 없다고 했지만 ING생명(현 신한라이프)을 인수하고 6개월 만에 임원 32명 중 18명이 나갔고 일반 직원의 30%에 달하는 감축 목표로 희망퇴직을 받은 사례도 있고, 홈플러스 경영권 인수 이후 지난해 기준으로 5000명가량이 줄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막대한 차액 앞에서는 했던 말들이 소용없는 것"이라며 "결국 이런 사례들을 볼 때 본인은 중국에 대한 매각 가능성이 없다고 얘기하지만 그 말을 신뢰하기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도 “MBK의 그동안 행태를 보면 전혀 신뢰가 가지 않는다"라며 "MBK는 고려아연(010130) 공개매수 명분을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정상화라고 했는데 고려아연은 연매출 10조원에 영업이익이 1조원 정도 되고, 금속 부분 세계 1위 회사지만 영풍은 지난 10년간 영업이익률이 1%에 불과하다“라고 꼬집었다.
저조한 수익률에 정상화 설득력 잃어
MBK파트너스는 기업 인수 이후 비용 절감을 통한 경영 효율화와 기업가치 증대를 기본 전략으로 삼아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 상승보다는 비용 부담이 커진 것이 사실이다.
실제 최근 MBK파트너스의 인수기업 현황을 살펴보면 '기업 정상화'에는 의문이 생긴다.
(사진=기업분석연구소)
5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국내 상위 5대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사모펀드 소유 28개 기업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소유한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인수 첫해 평균 7.0%에서 3년 후 4.8%로 2.2%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IMM인베스트먼트의 경우 평균 ROE는 인수 후 1년부터 3년 사이에 40.1%P 상승했다.
IMM프라이빗에쿼티와 한앤컴퍼니가 인수한 기업의 평균 ROE도 각각 7.5%p, 0.7%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예는 MBK파트너스가 지난 2019년 인수한 롯데카드다.
롯데카드는 상반기 실적에서 국내 카드사 중 유일하게 순이익이 급감했다.
롯데카드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305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628억원으로 79.5% 줄었다.
지난해 자회사 매각에 따른 일회성 처분이익 효과를 제외하더라도 순이익 감소율은 41.7%에 달한다.
MBK파트너스 인수 당시인 2019년 당기순이익은 571억원에서 2020년 1307억원으로 128.7% 성장한 데 이어 2021년에는 2413억원, 2022년은 2539억을 기록하며 꾸준히 성장해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발행한 과도한 채권들이 결국 수익성에 발목을 잡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카드가 2020년 3월부터 최근까지 발행한 채권 수는 약 230개다.
지난 7월 초 기준 채권 발행잔액은 12조 2550억원이다.
롯데카드의 총부채는 MBK파트너스 인수 초기인 2019년 말 10조 9073억원에서 올 1분기 19조 7696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자산은 73.5%, 자기자본은 38.5% 늘어나는 데 그쳤다.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인수 이후 대대적인 브랜드 개편과 함께 규모 확대를 통한 기업가치 증대를 꾀했다.
하지만 인수 이후 찾아온 고금리 시대와 너무 올라버린 매각가격, 수익성 하락 등이 겹치면서 MBK파트너스이 공언한 '정상화'는 요원해지고 있다.
신뢰성 하락에 투자업계 의문 제기
금융투자업계에선 MBK파트너스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이후 참여한 공제회 운용사 선정 과정에서 MBK파트너스가 제외됐다.
최근 과학기술공제회는 블라인드펀드 출자 사업에서 사모투자(PE) 대형 부문 위탁운용사에 프랙시스캐피탈·프리미어파트너스를 선정했다.
각각 500억원씩 총 1000억원 규모다.
앞서 PE 대형 부문 위탁운용사 숏리스트(적격후보)에 포함됐던 MBK파트너스는 최종 탈락했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6월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과 공무원연금공단의 출사사업의 운영사로 선정된 데 이어 7월엔 국민연금공단 사모투자에도 운영사로 선정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딜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대단위 포트폴리오가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엑시트(투자회수) 자체가 불투명해졌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미 7조원이 넘게 투입된 홈플러스도 엑시트가 요원한 상태"라면서 "이러한 가운데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으로 최소 조단위 자금이 추가 투입되면서 MBK파트너스의 운영에 대해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만약 MBK파트너스와 영풍(000670)이 최종 승리할 경우 비금속 제련업에 경험이 있는 영풍이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간 영풍 자체 사업도 어려운 상황에서 엑시트를 해야 하는 MBK파트너스의 직접 간섭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