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K웹툰을 한국 콘텐츠 산업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산업 규모를 키우기 위한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신성장동력이라고 하기엔 K웹툰이 한국 시장에서 한계에 달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습니다.
해외 시장은 웹툰이 성장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문체부는 올해 초 첫 정책 발표로 만화·웹툰 분야를 선택해 웹툰 종주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을 강조했습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2027년까지 만화·웹툰 산업 규모를 4조원, 수출 규모를 2억5000만달러(3456억원)로 키운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2022년 기준 한국 만화·웹툰 산업 규모는 2조6000억원, 수출 규모 1억700만달러(1478억7400만원)입니다.
늘어나는 공급, 정체된 소비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주목 받는 만큼 국내 웹툰 유통 공급량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유통 웹툰 수는 2023년 2만139개로 전년 대비 64.1% 증가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국내 유통 웹툰 수는 9528개에 이릅니다.
작년 같은 기간(5350개) 대비 78%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국내 웹툰 유통 공급량은 늘어나고 있으나 웹툰 유료 소비는 감소하고 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만화산업백서에 따르면 2024년 웹툰 월평균 지출 비용 중 5000원 미만은 55.7%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46.4%보다 비중이 늘어났습니다.
웹툰엔터테인먼트.(사진=네이버 웹툰)
세부적으로 보면 1000~3000원 미만이 작년 18.1%에서 23%로 늘었습니다.
1000원 미만도 작년 9.1%에서 14.1%로 늘어났습니다.
반면 3000~5000원 미만은 작년 19.2%에서 18.6%로 감소했습니다.
국내외 많은 작품을 서비스하더라도 결국 유료 결제 이용자 비중이 늘지 않으면 실적 개선은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학계는 국내 웹툰 시장이 이미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시기와 달리 다양한 야외 활동이 다시 가능해지면서 웹툰 인기가 주춤하는 모습입니다.
반면 1년에 3000명이 넘는 작가 지망생이 쏟아져 나오는 등 관련 산업 종사자 수를 비롯한 산업 규모는 커지고 있습니다.
학계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웹툰 소비량이 2배 이상 늘어야 이같은 규모의 생태계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김정영 연성대 웹툰만화콘텐츠 교수는 "웹툰 산업이 20여 년 전에 시작됐는데 산업 규모나 파이가 계속 성장해왔다.
그런데 작년 말부터 올해까지 정체가 되고 있다"며 "산업이 무조건 위로만 올라갈 수 없기 때문에 계단식으로 구조조정 시기를 거치고 있다고 본다.
사실 웹툰은 이런 구조조정 기간을 거친 기억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산업구조가 임계점에 어느 정도 도달했다고 판단하고 있는데 이를 벗어나려면 다른 사업 아이템이나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네이버나 카카오 등 웹툰 서비스 회사에서도 이런 부분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쇄 만화 강세인 해외 시장
웹툰업계도 이같은 국내 시장 한계를 인식하고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 확장을 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 시장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해외도 인쇄 만화에서 디지털 만화로 전환되고 있는 추세이긴 하나 서구권은 여전히 인쇄 만화 시장이 강세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과 일본이 가장 큰 시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웹툰 산업 시장 동향과 지역 시사점에 따르면 미국 시장 규모는 12억2900만달러(1조6927억원)입니다.
다만 디지털 시장은 12.5%에 불과하고 인쇄 시장이 87.5%에 달합니다.
일본 시장 규모는 6759억엔(6조1179억원)으로 2019년 디지털 만화 시장이 인쇄 만화 시장 규모를 역전했습니다.
인쇄 39.1%, 디지털 60.9%입니다.
네이버웹툰의 현지 작가 사인회에 참여하기 위해 팬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사진=네이버웹툰)
이러한 특수한 시장성은 올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웹툰엔터테인먼트의 2분기 실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웹툰엔터테인먼트 2분기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억663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줄었습니다.
월간결제이용자수(MPU)도 780만명으로 0.4%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만 MAU는 1%, MPU는 15.5% 증가했습니다.
웹툰업계 관계자는 "한국 시장은 성장 고점이라고 보여지고 인쇄 만화 시장이 강세인 미국 시장은 아직 디지털 만화 시장 전환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나마 네이버웹툰이 버티는 건 일본 시장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웹툰업계 경쟁자가 숏폼이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 조사 결과 8월 숏폼 앱(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 1인당 월평균 사용시간은 52시간2분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OTT(넷플릭스·쿠팡플레이·티빙·웨이브·디즈니플러스) 1인당 월평균 사용시간 7시간17분보다 7배 이상 높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생각보다 실적이 좋지 않은 이유로 웹툰의 경쟁 상대가 숏츠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며 "영상에 익숙한 세대라 글을 안 보는 걸 넘어 웹툰도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불법 공유 단속 시급
시장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 속 웹툰업계는 우선 웹툰 콘텐츠 불법 사이트 단속이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행한 2023 웹툰 사업체 실태조사에 따르면 웹툰 불법 유통 시장 규모는 7215억원입니다.
웹툰 불법 복제 사이트의 합법 웹툰 시장 침해율은 39.45%입니다.
한국어가 아닌 타 언어로 서비스되는 불법 유통 사이트를 고려하면 침해 규모가 더 클 것으로 추정됩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21일 인도네시아·대만 웹툰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엔데믹 후 성장세가 둔화된 데다 콘텐츠 불법 유통 등 현지 시장 상황까지 겹치면서 수익성이 낮다는 판단 아래 사업을 종료한 겁니다.
인도네시아는 100여곳이 넘는 웹툰 콘텐츠 불법 공유 사이트가 운영되는 등 불법 유통 주요 국가 중 한 곳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현재 웹툰 불법 사이트 차단을 위한 전담 기구가 없습니다.
모니터링은 저작권보호원, 심의·차단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수사는 문체부와 경찰이 나눠 맡고 있습니다.
기관별 역할이 나눠져 문제 처리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불법 웹툰·웹소설 유통량(사진=강유정 의원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newstomato.com | 신상민 기자
하지만 신성장동력이라고 하기엔 K웹툰이 한국 시장에서 한계에 달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습니다.
해외 시장은 웹툰이 성장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문체부는 올해 초 첫 정책 발표로 만화·웹툰 분야를 선택해 웹툰 종주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을 강조했습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2027년까지 만화·웹툰 산업 규모를 4조원, 수출 규모를 2억5000만달러(3456억원)로 키운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2022년 기준 한국 만화·웹툰 산업 규모는 2조6000억원, 수출 규모 1억700만달러(1478억7400만원)입니다.
늘어나는 공급, 정체된 소비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주목 받는 만큼 국내 웹툰 유통 공급량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유통 웹툰 수는 2023년 2만139개로 전년 대비 64.1% 증가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국내 유통 웹툰 수는 9528개에 이릅니다.
작년 같은 기간(5350개) 대비 78%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국내 웹툰 유통 공급량은 늘어나고 있으나 웹툰 유료 소비는 감소하고 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만화산업백서에 따르면 2024년 웹툰 월평균 지출 비용 중 5000원 미만은 55.7%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46.4%보다 비중이 늘어났습니다.
웹툰엔터테인먼트.(사진=네이버 웹툰)
세부적으로 보면 1000~3000원 미만이 작년 18.1%에서 23%로 늘었습니다.
1000원 미만도 작년 9.1%에서 14.1%로 늘어났습니다.
반면 3000~5000원 미만은 작년 19.2%에서 18.6%로 감소했습니다.
국내외 많은 작품을 서비스하더라도 결국 유료 결제 이용자 비중이 늘지 않으면 실적 개선은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학계는 국내 웹툰 시장이 이미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시기와 달리 다양한 야외 활동이 다시 가능해지면서 웹툰 인기가 주춤하는 모습입니다.
반면 1년에 3000명이 넘는 작가 지망생이 쏟아져 나오는 등 관련 산업 종사자 수를 비롯한 산업 규모는 커지고 있습니다.
학계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웹툰 소비량이 2배 이상 늘어야 이같은 규모의 생태계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김정영 연성대 웹툰만화콘텐츠 교수는 "웹툰 산업이 20여 년 전에 시작됐는데 산업 규모나 파이가 계속 성장해왔다.
그런데 작년 말부터 올해까지 정체가 되고 있다"며 "산업이 무조건 위로만 올라갈 수 없기 때문에 계단식으로 구조조정 시기를 거치고 있다고 본다.
사실 웹툰은 이런 구조조정 기간을 거친 기억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산업구조가 임계점에 어느 정도 도달했다고 판단하고 있는데 이를 벗어나려면 다른 사업 아이템이나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네이버나 카카오 등 웹툰 서비스 회사에서도 이런 부분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쇄 만화 강세인 해외 시장
웹툰업계도 이같은 국내 시장 한계를 인식하고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 확장을 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 시장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해외도 인쇄 만화에서 디지털 만화로 전환되고 있는 추세이긴 하나 서구권은 여전히 인쇄 만화 시장이 강세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과 일본이 가장 큰 시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웹툰 산업 시장 동향과 지역 시사점에 따르면 미국 시장 규모는 12억2900만달러(1조6927억원)입니다.
다만 디지털 시장은 12.5%에 불과하고 인쇄 시장이 87.5%에 달합니다.
일본 시장 규모는 6759억엔(6조1179억원)으로 2019년 디지털 만화 시장이 인쇄 만화 시장 규모를 역전했습니다.
인쇄 39.1%, 디지털 60.9%입니다.
네이버웹툰의 현지 작가 사인회에 참여하기 위해 팬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사진=네이버웹툰)
이러한 특수한 시장성은 올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웹툰엔터테인먼트의 2분기 실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웹툰엔터테인먼트 2분기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억663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줄었습니다.
월간결제이용자수(MPU)도 780만명으로 0.4%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만 MAU는 1%, MPU는 15.5% 증가했습니다.
웹툰업계 관계자는 "한국 시장은 성장 고점이라고 보여지고 인쇄 만화 시장이 강세인 미국 시장은 아직 디지털 만화 시장 전환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나마 네이버웹툰이 버티는 건 일본 시장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웹툰업계 경쟁자가 숏폼이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 조사 결과 8월 숏폼 앱(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 1인당 월평균 사용시간은 52시간2분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OTT(넷플릭스·쿠팡플레이·티빙·웨이브·디즈니플러스) 1인당 월평균 사용시간 7시간17분보다 7배 이상 높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생각보다 실적이 좋지 않은 이유로 웹툰의 경쟁 상대가 숏츠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며 "영상에 익숙한 세대라 글을 안 보는 걸 넘어 웹툰도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불법 공유 단속 시급
시장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 속 웹툰업계는 우선 웹툰 콘텐츠 불법 사이트 단속이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행한 2023 웹툰 사업체 실태조사에 따르면 웹툰 불법 유통 시장 규모는 7215억원입니다.
웹툰 불법 복제 사이트의 합법 웹툰 시장 침해율은 39.45%입니다.
한국어가 아닌 타 언어로 서비스되는 불법 유통 사이트를 고려하면 침해 규모가 더 클 것으로 추정됩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21일 인도네시아·대만 웹툰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엔데믹 후 성장세가 둔화된 데다 콘텐츠 불법 유통 등 현지 시장 상황까지 겹치면서 수익성이 낮다는 판단 아래 사업을 종료한 겁니다.
인도네시아는 100여곳이 넘는 웹툰 콘텐츠 불법 공유 사이트가 운영되는 등 불법 유통 주요 국가 중 한 곳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현재 웹툰 불법 사이트 차단을 위한 전담 기구가 없습니다.
모니터링은 저작권보호원, 심의·차단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수사는 문체부와 경찰이 나눠 맡고 있습니다.
기관별 역할이 나눠져 문제 처리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불법 웹툰·웹소설 유통량(사진=강유정 의원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