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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사회 문재인·김건희 관통하는 '경제공동체'…'같은 혐의 다른 기준'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 딸과 사위를 뇌물죄로 엮자 김건희 여사 수사와의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직 대통령의 사위가 받은 급여는 뇌물이지만, 현직 대통령의 배우자가 받은 명품백은 뇌물이나 부정청탁이 아니라는 검찰의 논리 탓입니다.

두 사례를 관통하는 건 경제공동체 문제입니다.

동일한 유형입니다.

하지만 검찰이 '같은 혐의를 두고 다른 기준을 적용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 전 사위인 서모씨가 지난 2018년 7월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이 창업한 타이이스타젯 항공에 전무로 취업해 급여를 받았는데, 이게 이 전 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임명의 대가로 받은 뇌물이라고 주장합니다.

문 전 대통령이 딸 문다혜씨 부부에게 생활비를 대주고 있었기 때문에 사위가 받은 특혜와 급여는 문 전 대통령의 경제적 이득으로 이어진다는 겁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부부로서 경제적 공동체인 김건희 여사는 앞서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판단을 받은 바 있습니다.

당초 경제공동체 단어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최순실)씨 간 공동정범 성립을 위해 고안된 용어로, 이 논리를 만든 특검에는 윤 대통령이 자리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19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 광주 평화회의 '평화, 가야 할 그날' 행사에 참여해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일 법조계는 검찰의 문 전 대통령 뇌물죄 적용 가능성에 대해 혐의 입증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법원에서 받아들이기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해당 '경제공동체' 논리가 박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 이후 뇌물죄 관련 사건에서 받아들여진 적이 거의 없다는 이유입니다.

다시 말해 국정농단 사태 당시 '최씨가 실질적인 대통령 역할을 했다'는 국민적 공분이 쌓이며 받아들여진 특수한 케이스였다는 겁니다.

 

 

경제공동체라는 용어는 2014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부부 사이를 지칭하면서 처음 사용됐습니다.

이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며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이 재산을 공유하는 사이'라고 보면서 박 전 대통령이 뇌물죄로 기소되는 핵심 근거 논리가 됐습니다.

즉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삼성으로부터 지원받은 말 3필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이란 겁니다.

이 경제공동체 논리를 고안했던 건 당시 특검 수사팀장이었던 윤 대통령입니다.

 

 

검찰이 이 경제공동체 논리를 다시 가져온 것은 2018년 이상직 전 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되는 과정에 문 전 대통령이 관여했고, 그 대가로 항공업과 전혀 무관한 전 사위 서 모 씨가 타이이스타젯 고위직에 채용됐다는 혐의에서 입니다.

사위가 받은 급여가 곧 문 전 대통령을 향한 뇌물이 된다는 논리입니다.

앞서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한연규)는 지난달 30일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문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로 적시한 바 있습니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특수 상황이고, 국민적 공분이 거셌기 때문에 경제공동체 논리가 먹힌 것이지 일반적이고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논리는 아니다.

축적된 판례나 연구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라며 "뇌물죄는 뇌물을 받은 사람이 공무원이어야 하고, 제3자 뇌물죄여도 개입한 혐의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입증이 안되니까 고안한 게 경제공동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문 전 대통령 사위가 공무원이 아니고, 딸 부부와 문 전 대통령은 완벽한 경제공동체로 엮일 수도 없다.

그러니까 전주지검에서 2년 넘게 공력 들여 수사하고도 기소를 못했던 것 아니냐"라고 말했습니다.

 

한 변호사는 "이미 결혼해서 분가한 딸인데 경제공동체로 볼 수 있나"라며 "경제공동체라는 말이 법적 용어로도 없지만 굳이 꺼내 적용시킨다면 곽상도 전 의원의 경우, 아들과 경제공동체가 아니란 이유로 뇌물죄 무죄 판단을 받은 사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과 대조된다는 점도 지적됩니다.

뇌물죄 성립의 핵심 쟁점은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 여부입니다.

직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을 받고 직접적인 이익이 되는 금품 등을 수수하는 경우 죄가 성립되는 겁니다.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는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물론 제가 준 선물이 감사의 표시, 만나기 위한 수단이라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선물의 의미는 청탁의 의미가 섞여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저의 행위가 직무관련성이 없다고 하거나 청탁이 아니라는 식의 검찰 판단은 객관적 사실관계와 상식에 반하므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처음부터 통일 운동과 남북문제, 대북정책 등에 대한 자문을 위해 만나자고 했다"고 했습니다.

오히려 공무원인 대통령을 보고 김 여사에게 뇌물을 건넸다면, 부부 공동의 이익이 불려졌다는 점에서 경제공동체 논리가 들어맞습니다.

   

 

또다른 변호사는 "특히 부부로서 경제적 공동체인 김 여사는 명품백 수수로 부부 공동 재산을 불리고, 남편이 공무원으로서 연관이 있는데 왜 무혐의가 나왔겠는가. 논리가 일관되어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검찰 출신 변호사는 "부부가 경제생활을 공동으로 하고 가계를 꾸리는 것과 형법죄의 뇌물죄 신분법은 다르다"며 "경제를 같이 한다고 뇌물죄가 되는 것은 아니고, 뇌물죄의 엄연히 행위를 하는 사람은 공무원이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newstomato.com | 유근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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