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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종합 여전히 가난한 노인…빈곤율, OECD 1위 '불명예'


 

[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소득 하위 70% 노인들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기초연금'이 물가상승률에 따라 인상됐지만, 노인빈곤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특히 10억원 상당의 아파트와 고급 승용차를 가진 부유한 노부부도 일정 요건만 충족하면 매달 53만원의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불합리한 지급 기준부터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보건복지부는 9일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을 노인 단독가구 기준으로 33만4810원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해 32만3180원보다 1만1630원(3.6%) 늘어난 금액입니다.

노인 부부가구의 경우 51만7080원에서 53만5680원으로 늘어납니다.

기초연금법에 따라 기준연금액은 전국소비자물가변동률을 반영해 매년 금액이 조정됩니다.

올해는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3.6%가 반영됐습니다.

 

정부는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기초연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 기초연금제도로는 OECD 1위 수준인 노인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팽배합니다.

 

2008년부터 도입된 기초연금은 당시 국민연금 개편과 관련이 깊습니다.

국민연금기금 고갈 우려로 소득대체율을 60%에서 40%로 낮추는 과정에서 노후 소득보장 차원에서 시행된 제도가 기초연금입니다.

문제는 국민연금이 자리 잡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폭넓은 복지를 위해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지급하기로 정한 기준이 여태 조정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을 노인단독가구 기준 33만4810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9일 밝혔다.

사진은 무료급식소 찾은 노인 모습. (사진=뉴시스)

 

부작용은 기초연금 수급자 선정 기준에서도 나타납니다.

올해 기초연금 선정 기준액은 단독가구 213만원, 부부가구 340만8000원입니다.

이는 지난해보다 5.4% 오른 수준입니다.

노인 평균소득이 지난해보다 10.6% 상승된 영향으로 선정 기준액이 올랐다는 게 복지부 측의 설명입니다.

 

기초연금 선정 기준인 소득인정액은 물가상승률 외에도 소득재산 수준과 주택 공시가격 등을 통해 결정됩니다.

소득인정액은 소득평가액(근로소득, 연금소득)과 재산의 소득환산액을 합해 산출되는데, 재산의 소득환산액이 현실과 맞지 않은 점이 지적 대상입니다.

 

현행 소득인정액 산식으로 따져보면 공시가격 10억원 상당의 대도시 내 아파트를 소유한 노부부일지라도 근로소득이 없을 경우 매달 53만원 상당의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더욱이 차량가액 전액이 월 소득으로 산정되는 차량 배기량 기준도 폐지되면서 올해부터는 3000cc 이상의 고급 차량을 보유한 노인들도 소득인정액 기준 충족 시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배기량 기준이 감가상각되지 않고 전기차 등 배기량과 무관한 친환경 차량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는 게 복지부 측 해명입니다.

하지만 기초연금 수급 기준에 대한 불합리성만 더욱 키웠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최근 OECD가 공개한 '한눈에 보는 연금 2023(Pension at a glance 2023)'을 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66세 이상 노인의 소득빈곤율은 무려 40.4%에 달합니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인 14.2%보다 3배 가까이 높은 수준입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단순히 기초연금 제도만을 가지고 노인 빈곤을 해소하기는 어렵고, 현재 부작용이 있는 것 또한 맞다"며 "기초연금과 소득재분배의 역할이 겹치는 국민연금을 강화하는 것을 전제로 정말로 빈곤한 노인에게 지급될 수 있도록 기초연금 수급 소득기준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을 노인단독가구 기준 33만4810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9일 밝혔다.

사진은 폐지줍는 노인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newstomato.com | 이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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