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경 연말 콘서트 모바일 예매 화면 캡처.
최근 피케팅(피가 튀길 정도로 치열한 티케팅)에 연이어 실패했습니다.
하나는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서 심사위원으로 나선 안성재 셰프의 미식 행사였는데요. 반포 세빛섬에서 안성재 셰프와 '모수' 출신 셰프들이 선보이는 네 가지 파인다이닝 메뉴를 맛볼 수 있는 행사였죠. 오픈이 되자마자 들어갔지만 다시 시도하라는 메시지만 뜨고 예약 자체가 안되더군요. 예약이 오픈되자마자 45만명이 동시 접속했고, 티켓은 10초 만에 마감됐다고 하네요.
두 번째는 성시경 연말 콘서트였는데요. 지난 28일 티켓 예매 시작과 동시에 전 회차가 매진됐습니다.
인터파크에서 PC와 모바일 동시접속이 8월부터 제한됐다는 소식을 듣지 못한 터라 괜히 두 번 클릭했다가 처음 들어간 모바일에서 튕겨 순번이 3만 번대로 밀리면서 결국 좌석을 구매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연말에 명곡 퍼레이드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너무 아쉬웠죠.
아쉬운 마음에 여러 사이트를 뒤적이니 티켓베이, 당근마켓, 중고나라에서 정가보다 훨씬 웃돈을 얹어 표를 판매하겠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더라고요. 문체부가 개정 공연법 시행을 계기로 공연과 스포츠 분야에 암표 근절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게 엊그제 같은데 이게 맞나, 사도 되나 싶었죠. 게다가 티켓 거래 플랫폼은 판매자에게 10% 수수료를 차감해 티켓 가격은 점점 더 오르고 있다고 하네요.
처벌이 가능한 것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입장권 등의 부정판매만을 규율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합니다.
결국 플랫폼은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처벌 대상이 될 수 없고 매크로를 사용했다는 점을 입증하기도 쉽지 않다고 합니다.
소비자들이 암표를 사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고 하는데 막상 당사자가 되니 웃돈을 주고 사서라도 가볼까란 생각이 잠시 들더군요. 티켓 재판매는 공연 생태계를 교란하는 것은 분명하나 결국 소비자의 의지에 책임을 전가하기보다 현실을 반영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