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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종합 더 독한 '트럼프 노믹스'…수출·내수 '초비상'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경제가 기지개 켜고 있다'는 대국민담화와 달리 한국 경제 성장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주요 투자은행(IB)들이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내리고 있는 데다, '트럼프 귀환'에 따른 수출 악재까지 예고되면서 저성장 탈출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부도 범정부 차원의 대응플랜을 가동하고 있지만 보호 무역에 따른 관세, 첨단산업 등 한국 산업 전반의 영향은 불가피합니다.

그러나 더 큰 우려는 최대 수출국인 미국의 소비시장입니다.

 

 

지난 2008년 이후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평균 68%를 차지하는 소비 위주의 미국 경제에 부정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민유입에 빗장을 걸 경우 해외노동력 유입이 적어지는 등 소비여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관세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까지 예견하고 있습니다.

 

내수 부진으로 제조업 국내 공급이 '5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상황에서 해외 판매 돌파구도 트럼프발 인플레이션 압력과 현지 소비 둔화에 발이 묶일 가능성이 높아진 겁니다.

 

 

지난 6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선언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에 기댄 한국…성장 하락 불가피

 

10일 <뉴스토마토>가 주요 기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최근 3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줄줄이 내려갈 전망입니다.

바클리·골드만삭스·JP모건 등 주요 투자은행(IB) 8곳은 지난 9월 말 평균 2.5%에서 10월 말 평균 2.3%로 한 달 사이 0.2% 포인트 내려 잡았습니다.

 

문제는 내년 전망치도 밝지 않다는 점입니다.

트럼프 리스크로 지목된 정책 시나리오들이 실현될 경우 더 추락할 가능성이 커진 겁니다.

특히 한국의 대미 수출에 대한 부정적 우려는 트럼프 2.0 행정부의 관세정책과 이민정책으로 축약됩니다.

 

 

미국 경제는 팬데믹 이후 지속적인 고금리·고물가에도 강한 성장세를 보여 왔습니다.

팬데믹 직전인 2019년 4분기 이후 올해 1분기까지 미국 GDP는 다른 선진국보다 2배 이상의 규모인 8.6% 증가세입니다.

 

 

올해 미국의 3분기 GDP 증가율은 전년보다 2.8% 성장했습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년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후 9월 2.1%로 내려왔습니다.

 

지표만 보면 '나 홀로 호황'인 모습입니다.

LG경영연구원의 분석을 보면 과거 팬데믹 경제 위기에도 미국 호황의 배경은 막대한 초과저축, 견조한 순자산 증가 등이 꼽힙니다.

 

팬데믹 경제 위기라는 전례 없는 사태를 맞아 미국 정부는 2020년 4월~2021년 3월 사이 3차례에 걸쳐 총 3조300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부양책을 집행한 바 있습니다.

 

송준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팬데믹 이전 저축 증가 추세를 상회하는 누적액이 2021년 8월 기준 2조1000억 달러에 이르게 됐다"며 "이는 2021년 미국 GDP 23조6000억 달러의 9%에 달하는 규모로 이후 초과저축이 소비에 쓰이면서 미국 경제를 강하게 견인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주식시장 호황도 견조한 소비의 배경이 됐다.

이에 더해 저소득층의 임금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점도 주목할 만하다"며 "미 기업의 견조한 이익증가세도 호황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1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미 소비 둔화 우려…내수까지 '진퇴양난'

 

모두 GDP 증가에 기여한 겁니다.

그러나 내년 미국 시장은 먹구름이 예상됩니다.

 

송준 연구위원은 "미 경제 호황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던 2021년 8월 2조1000억 달러에 달했던 초과저축은 올해 3월 기준 전액 소진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향후 가계 소비는 자산 시장 성장세와 근로소득 증가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송 연구위원은 "가계 소비의 원천이 노동소득 증가로 한정돼 미국의 소비증가율은 내년 1% 초중반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노동력 유입 둔화로 소비가 추가적으로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국경통제 강화 등으로 해외노동력 유입에 차질을 빚는다면 고용증가세 둔화로 소비 둔화 폭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트럼프 정부의 관세 증가 또한 물가 상승 압력을 높여 가계 구매력에 부정적 영향을 줘 소비 둔화 폭을 키울 수 있다"며 "일부 업종의 일자리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나 경제 전체의 물가 부담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 미국 성장률은 1% 내외의 추가 하락이 예측되고 있습니다.

 

송준 연구위원은 "한국의 수출기업은 이러한 미국 경제 둔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생산·투자, 마케팅 등 경영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거시경제 전반의 성장세 둔화는 기업 매출과 이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내수 사정도 좋지 않아 '진퇴양난'에 빠진 형국입니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제조업의 국내 공급이 5개 분기 연속 퇴보했기 때문입니다.

 

8월 제조업 국내 공급동향을 보면 올해 3분기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103.1(2020년=100)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0.4%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3분기(-2.9%) 하락 전환 이후 감소세 흐름은 역대 최장입니다.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직장인들이 출근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newstomato.com | 이규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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