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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경제 조달 부담 줄어드나 했더니 여전채 안정 더뎌질수도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카드사들이 기준금리 인하로 자금 조달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질적으로 체감하기까지는 시간 더 걸릴 전망입니다.

카드사들은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요.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국내 국고채 금리까지 들썩이고 있어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여전채 금리 3% 초반대로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사가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자금조달에 숨통을 틔었습니다.

기준금리 인하가 여전채 금리 인하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한 지난달 11일 AA+등급 3년 만기 여전채 금리는 3.36%로, 지난해 10월 말 4.93%보다 1.57%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여전채 금리(3년물, AA+ 기준)는 지난 2020년 말 1.287%에 불과했습니다.

1년 뒤인 2021년 말엔 2.372%를 기록하는 등 천천히 오르기 시작하더니, 2022년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하면서 같은 해 11월엔 6.088%까지 급증했습니다.

2022년 말에도 5.536%로 예년 수준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조금씩 확산되면서 시장금리도 꺾여 지난해 말 3.821%에서 최근에는 3% 중반으로 떨어졌습니다.

 

금리가 하락세를 띠자 카드사들은 여전채 발행을 늘렸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신한·삼성·하나·현대·KB국민·우리·롯데·비씨카드 등 카드사 8곳의 여전채 발행 규모는 3조9600억원으로 9월 대비 66% 늘었습니다.

고금리 장기화로 소극적 조달을 이어왔던 카드사들이 이자 부담이 줄어들자 앞다퉈 조달에 나선 것입니다.

 

조달 비용 부담에 한시적으로 접었던 마케팅도 다시 재개했습니다.

무이자 6개월 할부 혜택이 2년여 만에 부활한 건데요. BC카드, 우리카드, NH농협카드는 최근 온라인, 백화점, 면세점 등 주요 업종에서 6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재개했습니다.

앞서 지난 8월 신한·롯데·KB국민·삼성카드(029780) 등은 온라인쇼핑몰을 비롯해 결제액 규모가 큰 업종에서 최장 3개월이었던 무이자 할부기간을 5개월까지 늘린 바 있습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가 내려가고 일부 여건이 개선되며 영업에 숨통이 트여 고객 확보를 위해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한 지난달 11일 AA+등급 3년 만기 여전채 금리는 3.36%로, 지난해 10월 말 4.93%보다 1.57%포인트 하락했다.

(사진=뉴스토마토)

 

미 대선 이후 국고채 금리 요동

 

여전채 금리 인하로 숨통이 트인 것도 잠시, 향후 카드사 자금조달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최근 국고채 금리가 요동치며 이에 영향을 받는 여전채 금리도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국내 채권시장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6일부터 상승세로 전환했습니다.

전 거래일 대비 4.2bp(1bp=0.01%포인트) 오른 연 2.960%에 마감했습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3.075%에서 3.137%로 6.2bp 올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차기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미국 채권시장이 요동친 영향입니다.

통상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는 미국 국채금리를 따라가는 현상을 보입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는 소식에 4.4770%까지 뛰며 최근 3개월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는 공약으로 법인세와 소득세 인하 등 대규모 감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 경우 국가 재정적자 부담이 커지는 한편, 국채 발행을 늘릴 경우 채권가격이 내려가고 금리가 오를 가능성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금융투자협회도 10월 장외채권시장동향을 통해 "월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월 대비 하락하며 출발했지만, 미국 대선 후 미 국채금리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예상에 국내 국고채 금리도 월 중반까지 전 구간에서 상승했다"고 진단했습니다.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 여전채 시장도 함께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은 주로 여전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확보합니다.

따라서 여전채 금리가 올라가면 조달비용이 상승해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여전채 금리가 떨어졌지만, 미국 대선 여파로 내년 초 이후에는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여전채 발행에 비용이 많이 들 텐데, 조달비용이 커지면 카드사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 당선 이후 미국 국채와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가 상승세를 탔다.

사진은 트럼프 후보 당선사 보도 화면을 보는 시민들.(사진=뉴시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newstomato.com | 이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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